"대통령 탄핵절차 중지될 수 있다"는 '정지론' 논란..진실은?

윤진희 기자 2016. 11. 29. 1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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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 "현행법 탄핵심판 정지될 여지 없다" 일축
"헌재 심리기간은 소추사유·증거조사 등이 변수로 작용"
야3당 원내수석부대표가 2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만나 대통령 탄핵안 등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왼쪽부터 정의당 이정미, 더불어민주당 박완주, 국민의당 김관영. 2016.11.28/뉴스1 © News1 허경 기자

(서울=뉴스1) 윤진희 기자 = 야당이 박근혜 대통령 탄핵을 당론으로 정하고 구체적인 탄핵소추안을 논의하고 있는 가운데 때 아닌 탄핵심판절차 정지 가능성이 거론되면서 논란이 일고있다.

"법조계 일각에서 헌재가 최순실 등의 형사소송 결과를 보기 위해 탄핵절차를 6~12개월 중지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는 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의 발언으로 논란은 가중됐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현행법에 따라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이 정지될 여지가 없다고 일축하고 있다. 탄핵심판절차 정지 가능성 주장은 헌법재판소법 규정에 대한 자의적 해석이라는 것이다.

일각에서 헌재의 심리기간에 대해 내놓은 다양한 추측들에 대해서도 전문가들은 회의적인 입장을 드러냈다.

◇ 박 대통령 탄핵심판 절차 정지 가능? … “대통령에게 적용될 여지없다”

검찰이 지난 20일 최순실씨 등의 범죄혐의에 대해 중간수사결과를 발표하면서 대통령이 공모관계에 있다는 사실을 밝히자 대통령 변호인과 청와대는 탄핵을 유도하는 듯한 발언을 했다.

이같은 청와대의 반응은 헌재법 51조 즉 심판절차가 중지 조항을 염두에 둔 것이 아니냐는 내용도 보도됐다. 정진석 원내대표도 법조계 의견을 인용하며 헌재가 탄핵절차를 중지할 가능성이 있다고 언급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논란이 되고 있는 헌법재판소법 51조는 대통령에게 적용될 여지가 없는 규정이라며 일축했다. 전문가들은 박 대통령에 대한 탄핵절차가 진행돼도 헌재법 51조가 박 대통령의 탄핵심판에 장애가 될 일은 없다고 설명했다.

헌법재판소법 51조는 “피청구인(탄핵대상)에 대한 탄핵심판 청구와 동일한 사유로 ‘형사소송’이 진행되고 있는 경우에는 재판부는 심판절차를 ‘정지할 수 있다'"고 정하고 있다.

하지만 현행 헌법상 대통령은 재직중에 '형사소송'의 피고인이 될수 없다. 헌법 84조는 "대통령은 내란·외환죄를 범한 경우를 제외하고 재직중 형사상의 소추를 받지 않는다"고 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검찰도 박 대통령의 범죄혐의에 대한 '수사'만 진행했을 뿐, 헌법 84조에 따라 형사소추(소의 제기와 진행)를 할 수 없다는 사실을 명확히 밝혔다.

헌법재판소가 2015년 펴낸 헌법재판소법 주석서도 "피청구인(탄핵대상)이 형사소송의 당사자 즉 피고인"일 경우에만 '동일한 형사소송이 진행되고 있는 경우'로 해석하고 있다.

결국 헌법과 현 상황에 따라 대통령에 대한 '형사소송' 자체가 존재할수 없기 때문에 박 대통령에 대한 탄핵절차가 정지될 일은 없다.

◇헌재 탄핵심판 기간 얼마나 되나? … “국회 탄핵소추안이 관건”

탄핵심판의 본질은 국회가 제출한 소추의결서에 기재된 ‘소추사유’를 심리해 '파면할만한 헌법 또는 법률위반'에 해당하는지를 따지는 것이다.

헌법재판소는 국회가 '소추사유'로 정해 심판을 청구한 범위를 넘어 직권으로 심판대상을 확장할 수 없다. 즉 헌재는 국회가 심판해달라고 요청한 부분에 대해서만 심리를 할수있다는 얘기다.

그렇기 때문에 헌재의 탄핵심판에 어느 정도 시간이 걸릴지는 국회가 '소추사유'를 어떻게 정리하는가에 따라 달라질수 밖에 없다. 국회가 탄핵을 관철시키기 위해 탄핵사유가 될 법한 많은 내용들을 ‘소추사유’로 담을 경우 자연히 그렇지 않을 경우에 비해 헌재의 심리기간은 길어질 수밖에 없다.

현재 박 대통령은 탄핵소추 요건인 '법률위반'과 '헌법위반' 모두를 저질렀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야당은 탄핵소추안에 ‘소추사유’로 법률과 헌법 위반 모두를 담을 것인지 아니면 헌재가 빠른 심리진행을 할수 있도록 헌법위반 사안을 중점적으로 골라담을지를 전략적으로 선택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야당 일각에서는 법률위반행위 입증에 다소 어려움을 겪을 수 있는 '제3자 뇌물수수' 혐의 등을 소추사유에서 떼내고 헌재가 비교적 판단하기 용이한 헌법위반을 집중공략하자는 제안도 나오고 있다. 국회가 '소추사유'에 입증자체가 어려운 제3자 뇌물수수 등의 법률위반행위를 집어넣을 경우 ‘탄핵시계’는 느리게 움직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결국 헌재 심리에 소요되는 기간은 국회가 최종적으로 헌재에 제출하는 ‘탄핵소추안’이 나와야 대략적인 추측이라도 가능할 전망이다.

헌재의 탄핵심판에 대한 종국결정 시기는 대선 구도 등 차기집권에 많은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 법에 따라 헌재가 탄핵심판 결과 대통령을 파면하면 60일 이내 차기 대통령 선거를 치러야 하기 때문이다.

이때문에 탄핵소추안이 나오면 국회가 대통령에 대한 탄핵절차를 빠르게 진행하려고 하는지 아니면 향후 정치구도를 고려하고 있는지에 대한 분석도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 '탄핵사유' 입증책임은 국회 … 헌재 '증거조사'도 변수

기본적으로 국회가 탄핵소추를 의결할 경우 '소추사유'(법위반 및 헌법위반)에 대한 입증책임은 국회에 있다. 즉 대통령이 헌법을 위배하거나 법률을 위배한 사실에 대한 증명을 국회가 해야한다는 얘기다.

하지만 헌재도 헌재법 31조에 따라 심리의 기초가 되는 사실관계를 확정하기 위해 '증거조사'를 할수 있다.

이에 따라 헌법재판소가 소추안에 담긴 내용들에 대한 '증거조사'를 어느정도 수준에서 진행하느냐에 따라 심리기간이 달라질수 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경우 '소추사유'가 됐던 '발언'등을 인정해 사실관계에 대한 다툼이 없었다. 반면 박 대통령은 검찰이 공범들에 대한 기소를 하면서 피의자로 입건한 범죄혐의 사실조차 전면부인하고 있어 헌재가 박 대통령의 범죄혐의가 사실인지를 다시 들여다보는 것이 불가피한 상황이 됐다.

이 때문에 헌재가 검찰의 수사기록과 국회의 국정조사 결과 등만을 심리의 근거자료로 활용하지 않고 직접 증거조사에 나설 가능성도 크다.

전문가들은 헌재의 증가조사권은 검찰의 수사권과 달리 제한적이기 때문에 헌재가 직접 증거조사에 나설 경우 심리 기간이 다소 지연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한다.[법조전문기자·법학박사]

jurist@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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