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진호의시사전망대] "국정교과서, 박정희 미화 위인전 수준"

2016. 11. 29. 0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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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담 : 한상권 덕성여대 사학과 교수

- 국정교과서 교학사 교과서 개정판 수준
- 국정교과서 뉴라이트 역사관의 완결판
- 국정교과서 현대사 부분…우편향에 비전문성 드러나
- 새 교과서 역사학계로부터 사망 선고 받은 책
 
 
▷ 박진호/사회자:
 
다음에는 교육부의 입장에 이어서 이 밀실 집필과 깜깜이 교과서라는 비판을 계속 했던 역사학계의 입장 한 번 들어보겠습니다. 한상권 덕성여대 사학과 교수님이 전화로 연결돼 있습니다. 한 교수님 안녕하세요.
 
▶ 한상권 덕성여대 사학과 교수:
 
예. 안녕하세요.
 
▷ 박진호/사회자:
 
네. 어제 공개된 현장검토본. 교수님 보셨죠? 어떠셨습니까?
 
▶ 한상권 덕성여대 사학과 교수:
 
한 마디로 말하면 2013년에 교학사에서 교과서가 나오지 않았습니까. 뉴라이트 형식의 교과서죠. 그것이 그 당시에 시장에서 0%로 철퇴를 맞지 않았습니까? 그 교학사 교과서의 개정판이라고 볼 수 있겠고. 결국 뉴라이트 역사관의 완결판이다. 이렇게 볼 수 있겠습니다. 즉 2013년 교과서가 0%로 시장에서 배제되니까. 이것을 100%로 배포하기 위해서 국정교과서를 만들었다. 이렇게 볼 수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 박진호/사회자:
 
앞서 교육부 박성민 국장님 통화 내용 혹시 들으셨는지 모르겠는데.
 
▶ 한상권 덕성여대 사학과 교수:
 
예. 들었습니다.
 
▷ 박진호/사회자:
 
저희가 일관되게 여쭤본 것이 대한민국 수립 관련 표현인데요. 1948년 8월 15일. 여기에 대해서 박성민 국장님이 많은 설명 하셨어요. 어떻게 들으셨어요?
 
▶ 한상권 덕성여대 사학과 교수:
 
우선 사실을 그렇게 공공적인 방송에서 거짓말을 할 수 있는지 상당히 놀랍네요. 아까 얘기하신 게 대한민국 수립으로 돼 있다가 2001년에 정부를 끼워넣었다. 이렇게 방송하지 않았습니까? 그런데 대한민국 정부 수립이라고 쓴 것은 원래 그 이전부터 계속 있었어요. 예를 들면 ‘74년 인문계 고등학교도 그렇게 돼있고. ’82년은 아예 중학교, 고등학교가 대한민국 정부 수립으로 돼있고. ‘90년도도 중학교, 고등학교가 대한민국 정부 수립으로 돼있었어요. 그런데 무슨 2001년에 새롭게 끼워 넣었다는 것은 진짜 제대로 사실을 보고 얘기하시는 건지. 그 이전에 대한민국 수립하고 대한민국 정부 수립하고 혼용해서 썼어요. 그것은 왜 그러냐면 대한민국 수립이나 대한민국 정부 수립이나 같은 말이다. 이렇게 생각한 거죠. 많은 책에서는 아예 통일해서 대한민국 정부 수립만 썼다가 이번에 처음으로 대한민국 수립으로만 쓴 거죠. 대한민국 수립으로만 쓴 것은 그 이전에 한 번도 없었어요. 그러니까 그게 문제인 것인데. 새로 끼워넣은 것은 절대 아니고. 그것은 확인을 좀 하셨으면 좋겠네요.
 
▷ 박진호/사회자:
 
네. 알겠습니다. 우리가 우려했던 부분이 국사교과서의 국정화 추진이 무언가 정치적인 의도가 있는 게 아니냐. 특히 권력자의 개인적 의도가 있는 게 아니냐. 이런 부분을 많이 우려했던 것인데. 박정희 전 대통령에 대한 기술. 어떻게 보셨습니까?
 
▶ 한상권 덕성여대 사학과 교수:
 
그 부분을 제가 상당히 유의 깊게 봤는데요. 국편에서는 브리핑할 때 이렇게 얘기했어요. 박정희 정부의 유신은 국민의 자유와 권리를 제약한 독재 체제였음을 명확히 기술하였다. 이렇게 브리핑을 했거든요. 즉 다른 말로 하면 독재도 자세히 썼다. 이런 얘기로 들리는데. 한 마디로 말하면 이 교과서는 사실 대한민국 시민들이 읽어야 할 역사교과서가 아니라. 박정희 개인을 미화한 위인전이라고 볼 수밖에 없어요.
 
▷ 박진호/사회자:
 
그 정도로 평가하시는 거예요?
 
▶ 한상권 덕성여대 사학과 교수:
 
예. 당연한 거죠. 왜 그러냐면요. 만일 박정희, 아까 지금 읽어드리지 않았습니까. 박정희 정부의 유신은 국민의 자유와 권리를 제약한 독재 체제가 아니라. 박정희 정부의 유신은 국민의 자유와 권리를 말살하고 유린한 거죠. 제약한 정도가 아니죠. 다른 말로 말하면, 이 책을 쭉 보시면 알겠지만. 박정희 정부의 독재가 70년 유신 체제부터 시작된 것처럼 돼있어요. 그 이전에는 그런 얘기를 안 썼고. 그런데 사실은 박정희 대통령은 이미 4.19 혁명을 짓밟으며 출범할 때부터 독재 체제였죠. 다만 60년대 독재와 70년대 독재가 좀 다릅니다. 60년대 독재는 반공을 명분으로 한 독재여서 우리가 반공 독재라고 하고요. 70년대 독재는 그러한 것이 안 먹히니까 영구 집권을 꾀하기 위해서 헌법을 갖다 유린합니다. 그래서 그것을 우리가 영구 집권 독재 체제라고 하는데. 영구 집권을 위해서 세 가지 중요한 조치를 취합니다. 하나는 대통령 연임 제한 규정을 철폐해 버리죠. 두 번째는 체육관 선거를 합니다. 통일주체국민회의라는 것을 통해서, 다른 말로는 국민 주권을 침해하는 거죠. 지금 우리가 대통령을 직선제로 하지 않습니까? 이른바 간선제로 함으로 인해서 국민 주권을 침해했죠. 세 번째는 국회의원 1/3을 통일주체국민회의가 대통령 어용기구 아닙니까? 99% 대통령이 당선됐으니까. 국회의원 1/3을 통일주체국민회의에서 추천을 해요. 지금 우리가 예를 들면 박근혜 대통령 탄핵을 하려고 국회의원 2/3가 찬성해야 하는 것 아닙니까. 그런데 1/3을 대통령이 추천하면 대통령을 탄핵할 수 없죠. 정족수 안 되지 않습니까. 그러니까 이게 그야말로 영구 집권을 꾀하기 위한 독재였고. 그 이전에는 반공을 통한 독재였고. 그렇게 따지면 이승만도 독재였죠. 그 독재의 차이가 무엇이냐면 이승만은 문민 독재라고 우리가 불러요. 그런데 박정희 대통령은 위수령과 계엄령을 통해서 끊임없이 독재를 하는 군부 독재죠. 그런 식으로 서술해야 그 독재 체제가 제대로 드러나는 것이지. 여기서 말하는 것처럼 유신은 국민의 자유와 권리를 제약한 독재 체제였다. 이게 무슨 독재입니까.
 
▷ 박진호/사회자:
 
알겠습니다. 한 교수님. 제가 이 부분을 한 번 짚어봐야 될 부분인데. 한 교수님이 지금 진보 성향 역사학자이신가요? 지금 말씀하신 내용이 학계의 중립적, 객관적 시각입니까?
 
▶ 한상권 덕성여대 사학과 교수:
 
사실이죠. 이게 무슨 제가 역사학자로서 크게 새로운 이야기도 아니고. 다 역사학계에 통용된 얘기이고 다 알려진 이야기입니다.
 
▷ 박진호/사회자:
 
예. 시간이 얼마 안 남았는데 이 질문을 꼭 드리고 싶은 게. 집필진 가운데 현대사 부분. 역사학자가 실질적으로 한 명도 없다는 지적에 대해서 아까 박 국장님은 현대사 전공한 분들이 물리적으로 많지 않고. 또 진보 성향의 학자 분들이 집필 참여를 완전히 거부하셨기 때문에 어려움이 있었다. 이런 말씀도 하셨습니다. 집필진 구성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세요?
 
▶ 한상권 덕성여대 사학과 교수:
 
지금 기본적으로 이 책을 쓸 때 균형성과 전문성 이 두 가지를 강조하지 않습니까? 그런데 이 책이 현대사 부분에서 그것이 완전히 허구라는 게 드러나는데. 하나는 지나치게 우편향적이고, 하나는 지나치게 비전문적이라는 게 바로 전문가가 쓰지 않은 데에서 드러나는 거죠. 그 분들 얘기로는 각 분야에서 다 쓰면 역사책이 되지 않느냐고 하는데. 역사책은 그렇게 각 분야별로 쓰는 책이 아닙니다. 교과서는. 전체적으로 통합하는 학문이기 때문에. 경제사 하는 분이 쓸 수 있는 책도 아니고. 그러려면 이것을 역사학자들이 현대사를 써야 하고, 현대사 학자가 무수히 많습니다. 만일 그 분들을 섭외 못했다면 이 교과서 자체가 역사학계로부터 사망 선고를 받은 책이죠. 그것을 갖다 놓고 그렇게 얘기하지 않고 다른 사람도 쓸 수 있다는데. 그러면 전문가라는 게 역사학자가 안 쓴 교과서가 어떻게 역사교과서입니까? 그것은 경제사지.
 
▷ 박진호/사회자:
 
알겠습니다. 오늘 말씀 정말 감사드립니다.
 
▶ 한상권 덕성여대 사학과 교수:
 
예.
 
▷ 박진호/사회자:
 
지금까지 덕성여대 사학과 한상권 교수님과 얘기 나눠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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