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여성의류쇼핑몰 신화, 내스티 갤 위기 맞은 까닭
[비즈니스 인사이트-114] 지난 6월 '영화 인턴에서 앤 해서웨이가 모델로 삼았던 그 CEO'라는 제목으로 '내스티 갤'이라는 여성 의류 쇼핑몰 회사와 창업자 소피아 아모루소(33)를 소개했다. 당시에도 회사가 직원 10%를 구조조정했다는 소식을 전했는데 이 회사가 11월 초 파산보호 신청을 했다. 우리나라로 따지면 법정관리에 들어간 셈이다.
그런데 이 같은 대외활동이 오히려 회사에 피해를 끼쳤다는 분석이다. '내스티 갤'보다는 '걸보스'가 그녀를 상징하는 단어가 됐고 대외활동이 내스티 갤의 판매 확대로 이어지지 않았다는 것이 언론들의 설명이다. 영화 '인턴'에서와 달리 창업자가 경영에서 물러난 것이 오히려 회사의 독이 되었던 것이다.
두 번째는 경영상의 실책이다. 지난해 내스티 갤은 디자인을 표절했다는 이유로 파멜라 러브라는 주얼리 브랜드로부터 소송을 당했다. 또한 샤넬, 셀린, 지방시의 디자인을 베꼈다는 비판도 받았다. 사실 디자인 표절은 패션계에서는 흔한 일이지만 대부분 소규모 업체들에 의한 것이어서 크게 문제가 되지는 않았다. 하지만 내스티 갤은 규모가 커지고 유명세를 타면서 외부로부터 집중적인 공격을 받게 됐다.
회사가 커지면서 내스티 갤이 가지고 있던 '쿨'함도 사라졌다는 설명이 나온다. 한 내스티 갤 임원은 "내스티 갤을 키운 것은 다른 사람들이 이 브랜드를 잘 모른다는 차별점이었다. 하지만 회사의 규모가 커지면서 그런 쿨함과 반항적인 문화를 유지하기 어려워졌다"고 설명했다.
이 밖에 켄터키주에 있는 물류창고에 투자한 것, 고객을 유치하는데 지나치게 많은 비용을 쏟은 점을 꼽은 언론도 있다. 또한 다른 패션의류 기업들과 달리 'Made in USA'를 고집하고 있다는 점도 원인으로 꼽혔다.
패션의류 산업의 근본적인 한계를 지적하는 목소리도 있다. 내스티 갤은 실리콘밸리의 투자를 받으면서 단시간에 빠르게 성장했다. 하지만 실리콘밸리의 기술기반 스타트업과 달리 패션산업은 초고속 성장이 불가능하다. 좋은 기술만으로 시장의 판도를 뒤흔들 수 있는 테크 시장과 달리 패션산업에서는 브랜드 가치가 중요하다. 또한 복잡한 유통망과 함께 계속 최신 유행을 좇아가야 한다는 점도 신규 사업자들의 성장을 가로막는 장애물이다. 이 같은 성장의 한계가 내스티 갤의 발목을 잡았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내스티 갤이 아직 완전히 실패했다고 말하기는 이르다. 하지만 많은 여성의류 쇼핑몰(전자상거래) 성공 신화를 배출했고 이를 꿈꾸는 사람이 많은 한국에서라면 한 번쯤 관심을 가져볼 만하다.
[이덕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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