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안봉근, 사회안전비서관 인사에 개입..뜻대로 안되자 보복
경찰청장으로 가는 자리인 청와대 사회안전비서관(현 치안비서관)에 특정 인사를 앉히려다 끝내 실패하자 인사보복도 서슴지 않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안봉근 전 비서관에 줄을 댄 해당 인사는 이후 승승장구해 14만명 경찰 조직 중 6자리 밖에 안되는 치안정감까지 꿰찼다.
박근혜 정부 들어 경무관급 이상 경찰인사는 안봉근 전 비서관이 깊숙히 개입한다는 소문이 끊임없이 돌았다.
실제로 지난 2014년 치안감 승진 인사 대상자였던 A경무관은 청와대 파견 총경으로부터 "안봉근을 연결해드릴까요?"라는 제안을 받기도 했고, 안 전 비서관은 현기환 당시 정무수석에게 승진 줄을 댄 모 치안감에 대해 "신경쓰지 말라"고 현 전 수석에게 말하는 등 사실상 실세로 군림했다.(17일자 CBS노컷뉴스 [단독] "안봉근 연결해 드릴까요?"…경찰인사 주무른 문고리)
이런 가운데 지난 2013년 10월쯤 청와대 정무수석실 산하 사회안전비서관을 지망한 경찰 인사를 안봉근 전 비서관이 밀어주다 실패하자 보복에까지 나섰다는 증언이 나왔다.
해당 경찰은 사회안전비서관 진입에는 실패했지만 이후 승승장구해 통상 차기 경찰청장 잠룡군으로 분류되는 세 곳의 지방청 가운데 한 곳으로 승진한 허영범 현 부산지방경찰청장이다.
청와대 민정수석실 출신 B씨는 CBS노컷뉴스 취재진과의 인터뷰에서 "허영범 당시 경무관에 대한 구체적인 제보가 들어와 경찰청에 감찰 기록까지 요구하고 강도높게 검증했다"고 말했다.
B씨는 "당시 민정에서 허 청장의 사회안전비서관 임명을 반대하자 이후 김기춘 비서실장 등 윗선을 통해 청와대에 파견된 경찰관들의 원대복귀 명령이 내려왔다"고 설명했다.
◇ 조응천 "비위 전력 경찰 인사검증 강도 높게 했다"
앞서 조응천 전 공직기강비서관(현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정윤회 비선실세 문건파동'이 터진 지난 2014년 말 "청와대에 들어올 경찰관 검증에서 '부담스럽다'는 판정을 내리자 청와대에 이미 파견된 경찰관 10여명에 대한 원대복귀 명령이 떨어졌다"며 사실상 안봉근 배후설을 제기하기도 했다.
당시 안 전 비서관은 대통령 해외순방에 동행중이었음에도 한국시간으로 새벽녁에 조 전 비서관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허영범 경무관의 부적격 검증을 책임질 수 있느냐"고 따진 것으로 전해졌다.
박근혜 정부 초부터 경찰 내 고위직 승진인사는 물론 청와대 민정·공직기강비서관실, 국무총리실 공직복무관리관실 등 일명 '힘깨나 쓰는' 부서의 경찰관 파견인사에까지 안 전 비서관이 깊숙이 개입했다는 문제제기는 꾸준했다.
경찰 인사검증을 담당한 민정수석실이 파견 경찰관들에 대해 일일이 제동을 걸었고 특히 박관천 전 경정이 경찰 검증과 관련해 많은 일을 하다 결국 안 전 비서관으로부터 미운털이 박혔다고 한다.
조 전 비서관은 최근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 정권에서 청와대에 근무했던 그 누구라도 붙잡고 물어보면 문고리 2/3인방인 이재만·안봉근 전 비서관이 과연 어떤 존재였는지, 얼마나 위세를 부렸는지 너무나 잘 알 수 있다"고 적었다.
또 "검찰이 이재만 안봉근 전 비서관을 상대로 문건유출에 가담하였는지만 조사하고 '다른 혐의는 없으니 안녕히 가세요'라며 집에 보내준 게 '한점 의혹 없이 철저히 수사하라'는 장관과 (검찰) 총장의 지시를 잘 따른 건지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고 꼬집었다.
강신명 전 경찰청장과 구은수 전 서울청장, 이철성 현 경찰청장도 박근혜 정부에서 사회안전비서관을 지낸 후 각각 경찰 수장 자리에 올랐다.
허영범 부산청장은 CBS노컷뉴스 취재진의 수차례 전화통화와 문자메시지에도 일절 응하지 않았다.
[CBS노컷뉴스 박지환·조성진 기자] violet199575@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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