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최순실, 애당초 '롯데 돈' 노렸다

오승주 기자 입력 2016. 11. 29. 04:30 수정 2016. 11. 29. 11:20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롯데," 75억 현금출연 대신 스포츠센터 건립" 제안..현금 노린 최순실측 단칼에 거절

[머니투데이 오승주 기자] [롯데," 75억 현금출연 대신 스포츠센터 건립" 제안…현금 노린 최순실측 단칼에 거절]

롯데그룹이 K스포츠재단의 추가 출연금 요구 당시 롯데건설을 통한 스포츠센터 건립을 제안했지만 거절당한 것으로 확인됐다. 비선실세 최순실씨가 주도한 K스포츠재단이 애초부터 스포츠센터 조성이 아니라 롯데로부터 거액을 뜯어내 '사욕'을 채우려 했다는 지적이다.

◇롯데 "스포츠센터 직접 지어주겠다"…K스포츠 'NO'=롯데그룹 고위 관계자는 28일 "지난 3월 K스포츠재단으로부터 75억원 출연을 요청받은 후 실무 협상에서 롯데건설이 하남 부지에 스포츠 시설을 직접 지어주겠다고 제의했지만 재단측 거부로 무산됐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 미르재단에 28억원, K재단에 17억원을 출연했는데 또다시 현금으로 75억원을 부담하는 것은 과도하다고 판단해 롯데건설을 통한 현물출연을 제안했지만 일언지하에 거절당했다"고 설명했다.

롯데에 따르면 3월14일 신동빈 회장과 박근혜 대통령이 독대한지 사흘 뒤인 3월17일 정현식 전 K스포츠재단 사무총장이 소공동 롯데그룹 정책본부를 찾아왔다.

이들은 소진세 정책본부 대외협력단장(사장)에게 대한체육회가 경기도 하남에 소유한 테니스장 부지를 불하받아 승마, 배드민턴 등 비인기 종목 시설을 신축할 계획이라며 건설비용으로 75억원을 요구했다.

롯데는 현물출연 요구가 거절당하자 K스포츠재단에 절반 수준인 35억원을 제시했다. 이후 2달에 걸친 협상끝에 70억원의 현금을 기부했다. 이 과정에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까지 개입한 것으로 드러났다.

롯데 관계자는 "K스포츠재단이 하남에만 스포츠센터를 건립하는 것이 아니라 5대그룹이 '5대 거점도시'에 관련 시설을 지을 것이라고 강조했다"며 "'다른 대기업도 하는데 재계 5위인 롯데만 빠지냐'고 압박해 70억원을 줄 수 밖에 없었다"고 털어놨다.

결국 롯데그룹은 5월 말 롯데케미칼 등 6개 계열사를 통해 70억원을 분담해 K스포츠재단에 송금했다. 하지만 집요하게 출연을 압박했던 K재단은 6월10일 검찰의 롯데그룹에 대한 대대적인 압수수색을 앞두고 70억원 전액을 돌려줬다.

◇"K스포츠재단 현물출연 거부, 처음부터 현금 노린 것"= 최씨가 주도한 K스포츠재단이 현물출연을 거절한 것과 관련, 처음부터 스포츠센터 건립에 뜻이 없었던 것 아니냐는 의혹이 짙다. 롯데가 현금과 맞먹는 금액을 들여 건설할 의향을 밝혔는데도 거절한 것은 최씨의 목적이 스포츠센터보다는 '돈'이라는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재단이 예정부지를 관할하는 대한체육회와 하남시에 개발 문의조차 하지 않았다고 밝힌 것도 이 같은 의혹에 무게를 싣는다. 실제로 부지를 소유한 대한체육회나 토지개발을 허가해야할 하남시는 스포츠센터 설립 계획이 진행되는지조차 전혀 몰랐다고 밝혔다.

70억원을 검찰 압수수색 직전에 급히 돌려준 대목도 문제다. 김병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따르면 K스포츠재단은 6월7일 임시이사회를 열어 반환을 결정하고 6월9일부터 13일까지 5일 동안 70억원 전액을 돌려줬다. 롯데에 돈을 돌려주기 위해 65억원짜리 정기예금까지 해지했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검찰이 롯데의 70억원 추가 출연을 '뇌물'로 보고 있지만 롯데로서는 버틸 만큼 버티다가 어쩔수 없이 강압에 의해 출연한 것"이라며 "롯데는 뇌물 제공자가 아니라 비선실세의 협박에 당한 피해자"고 주장했다.

오승주 기자 fair@mt.co.kr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머니투데이 & mt.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