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속의 이 한줄]셀프 서비스는 우리가 몰랐던 '무상 노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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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인터넷에서 책 한 권이 논란이 됐다. 하지만 회사가 보상을 해주지 않는 것에 대해 민감한 사람들이 매일 프랜차이즈 커피숍에서 ‘셀프 서비스’ 형태의 무상 노동을 거부감 없이 받아들인다. 하지만 카페가 수다 떠는 장소에 국한됐던 것과는 달리 프랜차이즈 커피숍이 공부도 하고 시간을 효율적으로 보낼 수 있는 공간으로 인식되면서 이런 반응은 자취를 감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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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 “그림자 노동에는 사람들이 돈을 받지 않고 회사나 조직을 위해 행하는 모든 일이 포함된다.” ―그림자 노동의 역습(크레이그 램버트·민음사·2016년)
최근 인터넷에서 책 한 권이 논란이 됐다. 저자가 신입사원을 뽑을 때마다 “당신은 회사에서 돈을 받지 않고 일할 자신이 있느냐”는 질문을 던진다는 내용을 소개한 것이 화근이 됐다. 신입사원을 뽑아 일을 제대로 하기까지 걸리는 시간과 그동안의 교육비용을 감안하면 오히려 회사가 돈을 받아야 한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었다.
한 누리꾼이 이 대목을 사진으로 찍어 인터넷에 올렸다. 다른 누리꾼은 이 게시물에 댓글로 분노를 표출했다. 회사에서 일을 하고도 대가를 제대로 받지 못한다는 걸 용납할 수 없는 사람이 많았기 때문이다. 크레이그 램버트가 말하는 ‘그림자노동’ 개념은 그만큼 폭발력이 있다.
하지만 회사가 보상을 해주지 않는 것에 대해 민감한 사람들이 매일 프랜차이즈 커피숍에서 ‘셀프 서비스’ 형태의 무상 노동을 거부감 없이 받아들인다. 진동 벨조차 주지 않는 스타벅스가 한국 시장에서 프랜차이즈 커피숍 매장 수 1위라는 것은 무엇을 말할까.
10여 년 전까지만 해도 고가의 프랜차이즈 커피숍이 초기 단계였을 때 ‘○○녀’ 시리즈가 유행하며 프랜차이즈 커피숍의 이용자에 대한 적대감을 드러내는 이가 많았다. 하지만 카페가 수다 떠는 장소에 국한됐던 것과는 달리 프랜차이즈 커피숍이 공부도 하고 시간을 효율적으로 보낼 수 있는 공간으로 인식되면서 이런 반응은 자취를 감췄다. “서비스 대신 다른 재화를 제공받거나 이용한다”는 생각이 가져온 변화다.
책을 다 읽고 나면 “혹시 내가 오늘 했던 일 중 어떤 것이 그림자 노동이었을까”라며 스스로에게 물어보게 된다. 우리는 우리가 한 일에서 정당한 대가를 늘 받는 것일까. 시나브로 내게 맡겨진 일은 없는 걸까. 그동안 보이지 않았던 문제에 대해 생각해볼 기회를 준다는 점에서 권할 만한 책이다.
황성호 기자 hsh033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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