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 촛불무대 서고 싶다" 가수들 요청 줄잇는다

박경은 기자 2016. 11. 28. 2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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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ㆍ전인권 등 주최 측 섭외·개런티 없이 자발 참여…선곡도 공들여
ㆍ안치환 ‘권력을 바라보는 두 가지 시선’ 시국 반영한 신곡 발표도

수많은 시민들의 촛불이 지난 5주간 서울 광화문광장을 밝혀왔다. 이 자리에서 서로를 하나로 묶어주며 연대감을 확인하게 하는 매개체는 노래다. 이를 위해 매주 토요일마다 여러 가수들이 무대에 오른다. 이름을 들으면 누구나 알 만한 유명 가수들의 출연과 섭외는 어떻게 이뤄지는 걸까.

집회를 주최하는 ‘박근혜정권 퇴진 비상국민행동’(이하 퇴진행동)에 따르면 출연 섭외나 개런티는 없다. 공연은 모두 가수들의 자발적인 참여로 이뤄지고 있다. 지난 26일 양희은, 안치환, 노브레인이 무대에 올랐으며, 19일에는 전인권, 힙합듀오 가리온이 공연했다. 이에 앞서 정태춘, 이승환, 크라잉넛, 조피디 등도 무대에 올랐다. 오는 12월3일에는 한영애, 10일에는 권진원의 공연이 각각 예정돼 있다.

퇴진행동에 따르면 촛불집회가 시작된 뒤 “촛불 무대에 서고 싶다”는 가수들의 요청이 쇄도하고 있다. 이 때문에 퇴진행동 측에선 가수들의 공연 날짜를 조정하고 배분하는 것이 중요한 업무의 하나가 됐다.

박진 퇴진행동 공동상황실장은 “많은 아티스트들이 자신이 가진 재능으로 국민적 움직임에 동참하겠다는 뜻을 다양한 경로를 통해 밝혀오고 있다”면서 “예상치 못했던 깜짝 카드로 무대에 선 양희은씨처럼 앞으로 더 많은 아티스트의 참여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선곡이나 세션 구성, 공연에 필요한 장비를 준비하는 것도 가수들이 직접 하고 있다. 특히 가수들은 적절한 선곡을 위해 깊은 고민을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무대에 올랐던 한 가수 측 관계자는 “집회의 의미를 되새기고 분위기도 띄울 수 있을 것, 유연하게 가사를 바꿀 수 있을 것 등 몇몇 원칙을 정해 공들여 선곡했다”면서 “역사의 현장에서 함께 부르는 노래인 만큼 여느 공연과는 다른 부담감이 있다”고 말했다.

전인권(19일)과 양희은(26일)이 선보였던 무대는 의미있는 선곡으로 많은 감동을 주며 화제가 되고 있다. ‘애국가’와 ‘행진’ 등을 불렀던 전인권의 공연 동영상은 현재 유튜브에서 140만건 이상의 조회수를 기록하고 있으며 ‘아침이슬’ 등을 선보인 양희은의 공연도 80만건을 넘겼다.

시국을 비판하는 새 노래도 꾸준히 나오고 있다. 안치환은 지난 17일 ‘권력을 바라보는 두 가지 시선’이라는 곡을 발표했으며 권진원도 시국을 진단하고 국민들에게 희망을 주는 새 노래를 내놓을 계획이다.

가요계의 한 관계자는 “감사하게도 많은 아티스트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하고 있지만 지방 공연 일정 때문에 무대에 오르지 못하거나 혹은 기획사 측이 달가워하지 않아 참여하지 못하는 아이돌 가수 등 안타까운 사례도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가요계 관계자는 “영광스러운 무대임에는 분명하나 가창력 때문에 벙어리 냉가슴 앓는 경우도 있다”면서 “100만명 이상 관객이 모여 있는 야외 무대에 서는 것은 웬만한 실력으로는 감당하기 힘들다”고 귀띔했다.

한편 여성혐오 논란에 휘말린 DJ DOC의 시국 비판곡 ‘수취인분명’은 25일 공개된 뒤 현재 유튜브에서 100만건 이상의 조회수를 기록하고 있다.

<박경은 기자 ki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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