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김기춘, 송성각 靑으로 불러 콘텐츠진흥원장 자리 권유"

강준구 기자 2016. 11. 28. 1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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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순실 농단' 잇단 개입 정황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이 차은택씨의 ‘대부’ 격인 송성각(구속 기소) 전 한국콘텐츠진흥원장을 청와대에서 독대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김 전 실장이 송 전 원장에게 ‘충성 의사’를 물었다는 증언도 나왔다.

김 전 실장이 차씨에 이어 송씨와 만난 정황이 드러나면서 김 전 실장이 ‘차은택 사단’을 밀어주는 방식으로 ‘최순실 게이트’에 개입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증폭되고 있다.

28일 더불어민주당 이재정 의원에 따르면 2014년 11월 초 송 전 원장 휴대전화로 ‘발신번호 표시제한’ 번호가 두 차례 걸려왔다. 송 전 원장은 첫 전화는 받지 않았지만 다시 전화가 걸려오자 이를 받았다. 상대방은 “김기춘입니다. 청와대로 한번 오시죠”라고 말했고, 이후 송 전 원장은 청와대를 찾아갔다. 김 전 실장은 청와대에서 “박근혜정부의 성공을 위해 열심히 해주시겠습니까”라고 물었고, 송 전 원장은 “예”라고 답했다고 한다. 이 같은 내용은 송 전 원장이 측근에게 털어놓은 것을 이 의원실이 입수한 것이다.

당시는 홍상표 한국콘텐츠진흥원장이 임기를 4개월 남기고 갑자기 사표를 낸 직후다. 홍 전 원장은 문화체육관광부의 사퇴 압력에 못 이겨 그해 11월 3일 사표를 냈다. 복수의 문체부·한국콘텐츠진흥원(콘진원) 관계자에 따르면 문체부 직원들은 “BH(청와대를 뜻하는 은어)의 뜻이 너무 강해 우리도 어렵다”면서 홍 전 원장의 사퇴를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의원도 “송 전 원장이 지인들에게 ‘홍 전 원장 사퇴를 종용 중인데 버티고 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검찰도 지난 27일 사전뇌물수수 등 혐의로 구속 기소된 송 전 원장 공소장에 ‘(송 전 원장은) 원장 공모 절차가 개시되기 전인 2014년 11월 중순쯤 청와대 등의 인사검증 절차를 거쳐 이미 원장으로 내정됐다’고 적시했다. 따라서 김 전 실장 측이 ‘차은택 사단’을 자리에 앉히기 위해 홍 전 원장을 밀어낸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다. 홍 전 원장은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아니 땐 굴뚝에 연기 나겠느냐”면서도 “전 직장 일이라 자세히 말할 순 없다”고 말했다.

송 전 원장은 2014년 12월 23일 신임 원장에 임명됐다. 당시 유명회사 출신 인사 등 13명이 응모했지만 서류·면접 성적이 각각 2·3위였던 송 전 원장이 임명됐다고 이 의원은 밝혔다.

콘진원은 문화융성·창조경제 관련 사업 프로젝트를 일선에서 최종 집행하는 기관이다. 따라서 정책·사업을 구상한 창조경제추진단(단장 차은택), 이를 기획·입안한 문체부(장관 김종덕), 시행한 콘진원(원장 송성각)으로 이뤄지는 커넥션이 모두 ‘차은택 사단’으로 채워지게 된다. 콘진원 예산은 지난해 2157억원에서 올해 3007억원으로 39.4%나 급증했다. 이 의원은 “최순실의 국정농단에 김 전 실장도 부역한 것”이라며 “송성각-차은택-최순실-김기춘 커넥션을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김 전 실장은 청와대 독대 사실을 묻는 국민일보의 질문에 “그런 사실이 없다”고 부인했다.

강준구 기자 eyes@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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