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최순실 게이트]그들이 수의를 입지 않는 이유
[경향신문] ㆍ“몸에 맞는 수의 없다”는 최순실 등…본심은 ‘혐의 인정 않겠다’인 듯
지난달 31일 긴급체포돼 구치소에 수감된 ‘비선 실세’ 최순실씨(60)는 매번 사복을 입고 검찰에 출석해 조사받고 있다.
최씨는 자신의 체구에 맞는 수의가 없다는 등의 이유를 들었지만 자신에게 제기된 각종 혐의를 쉽게 인정하지 않겠다는 의미라는 분석도 있다.
지난 한 달간 사복을 입고 법무부 호송차에서 내려 검찰 조사를 받으러 가는 최씨의 모습이 카메라에 잡혔다. 최씨는 옅은 남색 상하의에 짙은 남색 코트를 입고 있었다. 형이 확정되지 않은 미결수인 최씨에게는 황토색 수의가 제공된다. 그러나 최씨는 ‘맞는 수의가 없다’는 이유로 입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법조계 관계자는 “최씨는 가장 작은 치수의 바지도 밑단이 끌리는 등 자신에게 맞는 사이즈의 수의가 없다며 수의 착용을 꺼리는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현행 ‘미결수용자 사복 착용에 관한 규칙’은 미결수가 재판 출석이나 검찰 조사, 국정조사 등으로 구치소 밖으로 외출하는 경우 수의나 개인 옷 가운데 선택해 입을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법조계에서는 최씨가 사복을 고집하는 이유는 혐의를 인정하지 않겠다는 ‘본심’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법조계 관계자는 “수의를 입은 모습이 죄인의 이미지로 비칠 수 있기에 사복을 입어 범죄 혐의를 부인하는 ‘상징적 표현’으로도 보인다”고 말했다. 실제로 유무죄 못지않게 이미지를 중시하는 구속된 정치인들도 양복 차림으로 법정에 나오는 경우가 많다.
청와대 기밀 문건 유출 혐의로 구속된 정호성 전 청와대 부속비서관(47)도 흰색 와이셔츠에 검은색 코트 등 사복 차림으로 검찰 조사에 임하고 있다. 지난 21일 구속된 최씨의 조카 장시호씨(37)도 자신의 검은색 패딩을 입고 검찰에 출석하고 있다. 반면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57), 문화계 비선 실세 차은택씨(47) 등 나머지 구속자들은 대체로 수의 차림으로 검찰 조사를 받고 있다.
<박광연 기자 lightyear@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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