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문석의 무대VIEW] '오 캐롤' 주크박스×쇼 형식으로 흥겨운 추억 여행

김문석 기자 kmseok@kyunghyang.com 2016. 11. 27. 1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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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캐롤’ 사진 쇼미디어그룹 제공
‘오 캐롤’ 사진 쇼미디어그룹 제공

주크박스 뮤지컬의 미덕은 익히 알고 있는 노래를 이야기와 함께 듣는 데 있다. 개별적인 노래가 이야기에 녹아들면서 새로운 느낌으로 다가온다. 닐 세다카의 명곡으로 이뤄진 뮤지컬 <오! 캐롤> 역시 주크박스 뮤지컬의 공식을 따르고 있다. 여기에 더해 쇼 뮤지컬 느낌을 추가했다.

<오! 캐롤>의 원래 제목은 <Breaking Up is Hard To do>다. 한국 프러덕션이 한국인들에게 더 친숙한 노래인 ‘오 캐롤’로 제목을 바꿨다. <오!캐롤>은 1960년대 첫사랑과의 결혼식 당일 신랑에게 바람맞은 주인공 마지를 위로하기 위해 그의 절친이자 당찬 매력의 로이스가 마지의 신혼여행지였던 파라다이스 리조트로 함께 여행을 떠나면서 시작된다. 스타가 되기를 꿈꾸는 리조트 쇼의 바람둥이 가수 델, 소심하고 어수룩한 매력으로 작곡가를 꿈꾸는 게이브, 화려한 스타였으나 지금은 파라다이스 리조트의 사장 에스더, 그를 오랫동안 지켜보며 사랑했지만 고백 못한 간판 MC 허비 등 6명의 러브스토리를 담았다.

60~70년대를 풍미한 가수 닐 세다카의 노래는 한국인들에게도 친숙한 노래다. 닐 세다카의 감미로운 목소리로 사랑과 이별에 관한 가사와 중독성있는 멜로디가 극 전체를 수놓는다. 한국인이 사랑하는 팝송에도 빠지지 않는 ‘오 캐롤(Oh Carol)’을 비롯해 ‘유 민 에브리싱 투 미(You mean Everything to me)’, ‘스투피드 큐피드(Stupid Cupid)’, ‘원 웨이 티켓(One way ticket)’ 등 21곡의 넘버가 8인조 라이브 밴드의 음악과 함께 무대에 펼쳐진다.

<오! 캐롤>은 파라다이스 리조트의 공연이 이야기의 한 축이다. 공연 속 공연 형식으로 쇼 뮤지컬의 장점을 빌려왔다. 리조트의 가수 델(정상윤, 서경수)이 쇼적인 부문을 담당하는 캐릭터다. 델은 닐 세다카의 명곡을 자신만의 방식으로 부른다. 허세로 가득한 델은 미워할 수 없는 캐릭터다. 플로리다의 이름 없는 리조트 가수인 델은 자신만의 성공을 향해 달려가지만, 자칫 진지한 사랑이야기가 될 수 있는 이야기에 웃음을 전하며 활력을 불어넣는다. 이전까지 진지한 역할을 주로 맡은 정상윤은 델 그 자체다. 정상윤의 인생 캐릭터 가운데 또 하나의 캐릭터를 추가했다.

<오! 캐롤>은 중장년층의 향수를 자극하는 작품이다. 60~70년대 당시의 분위기를 느끼게 하는 의상과 음악이 추억에 젖게 한다. 리조트 쇼의 MC를 맡아 극을 끌어가는 허비(남경주, 서영주, 서범석), 에스더(전수경, 김선경, 임진아)가 극의 중심을 잡는다. 중년 배우들이 맡은 허비와 에스더가 무대에서 현실에서 벌어지고 있는 뉴스를 대사에 추가해 웃음을 유발한다. 중년의 감성을 아는 중년 배우들이 <오! 캐롤>를 더욱 흥겹게 한다. 남경주는 쇼뮤지컬에 강점을 가진 배우답게 허비에 최적화된 캐릭터다. 마지막 광란의 커튼콜도 놓치지 말아야 할 시간이다.

<김문석 기자 kmseo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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