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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주간 교육현장> 국정 역사교과서 공개, 사흘 앞으로…

이혜정 기자 | 2016. 11. 25 | 447 조회

[EBS 저녁뉴스]

국정교과서 관련 소식입니다. 이제, 마지막 기로에 선 국정교과서. 교육부는 일단 공식적으로는 월요일에 국정교과서 공개를 강행한다는 방침입니다. 그런데 그 내부기류가 심상치 않습니다. 취재기자 나와 있습니다. 이혜정 기자.


[스튜디오]


용경빈

오늘 교육부가 역사교과서의 국정화를 철회한다는 기사가 나왔습니다. 며칠 전에도 이런 보도가 나왔었죠. 처음은 아닌데요, 가능성 있다고 보시나요?


이혜정

일단 교육부는 해당기사는 사실이 아니라는 입장을 내놨습니다.


국정교과서는 예정대로 공개할 것이고, 국정화 철회나 국․검정체제를 혼용하는 방법 등에 대해서는 결정된 바 없다는 건데요.


들여다보면, 그렇지도 않습니다.


오늘 열린 국회 교문위 전체회의에서 이준식 부총리는 "국민의 의견을 청취한 후 적용 방안을 검토하겠다"라고 말했는데요.


일단 공개는 하되, 단일 교과서 채택 여부는 추후 논의할 수 있다는 뜻으로 해석됩니다.

그러면 교육부가 사실상 역사교과서 국정화를 철회할 수도 있다는 뜻입니다.


국정교과서를 밀어붙이던 청와대는 당혹스러운 모습이구요, 주말 사이에 이준식 부총리를 만들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오늘자 한국갤럽 조사를 보면요, 박근혜 대통령의 지지율 4%입니다.


최저치라던 5%마저 무너지면서, 역대 대통령 가운데, 가장 낮은 수칩니다.


내일은 광화문엔 촛불이 켜질 예정이어서, 사실상 국정교과서를 밀어붙일 동력도 없어 보입니다.


때문에 교육부와 청와대 사이에 정면충돌이 빚어질 수 있단 전망까지 있는데요.

최악의 경우엔 이 부총리가 사퇴라는 승부수를 띄울 수도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용경빈

반대여론이 심상치 않습니다. 역사학계는 말할 것도 없구요, 시도교육감들에다, 학부모들도 거센 반대행렬에 동참했습니다.


이혜정

네.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국정교과서 추진에 대한 국민 여론 조사결과를 내놨습니다.


전국 성인남녀 1004명에게 물었더니, 국정화 반대가 62.5%에 달했구요.


정부의 역사교과서 국정화 추진 과정을 신뢰하냐는 질문에는 응답자의 67.6%가 그렇지 않다고 답했습니다.


국정화 추진을 중단해야 한다고 보는지를 묻는 질문에 대해선 응답자의 59.5%가 그렇다고 답했습니다.


이런 반대여론은, 이준식 교육부장관의 퇴진 요구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전교조가 지난 21일부터 '국정 교과서 즉각 폐기와 이준식 교육부장관 퇴진'을 요구하는 범국민 서명을 받았는데요.


닷새만에 모두 9만 7천여명이 서명에 동참했습니다.


국정교과서를 둘러싼 정부의 거짓말도 하나씩 베일을 벗고 있는데요.


한 종합편성채널은요, 어제, 청와대가 국정교과서 확정을 발표하기 이미 1년 전부터, 국정화를 추진해왔다고 보도했습니다.


교육부는 확정 직전까지도 정해진 게 없다고 계속 부인해왔는데, 이 보도로 사실상 교육부의 거짓말 의혹이 확인된 셈입니다.


특히 해당 보도에 따르면, 청와대의 내부 문건에, "전교조 중심 좌파 역사관이 학생들에게 주입되는 상황을 막아야 한다"고 적혀 있고, 국정화 추진을 위해 학생과 학부모의 입시 불안을 활용하자는 계획까지 나와 있어, 논란은 더 거세지고 있습니다.


용경빈

국정화를 은밀히 추진해왔단 얘긴데, 좌파 역사관, 결국은 이게 문제였던 건가요?


이혜정

확실한건, 교과서가 공개돼 봐야 합니다.

교육부는 한 시간 전쯤 국정교과서 편찬기준을 공개했습니다.

하지만, 거듭 말씀드렸습니다만, 현재로선 누가, 무슨 내용을 썼는지 알 수가 없습니다.


가장 논란이 될 것으로 예상되는 건 역시 근현대사입니다.

현재 국정 역사교과서에는 ‘대한민국 수립’이란 말이 실린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건, 뉴라이트를 중심으로 한 보수진영이 계속 주장해오던 건데요.

건국시점이 1948년 8월 15일, 그러니까, 영토·국민·주권이라는 3요소를 다 갖춰졌을 때로 봐야 한다는 주장입니다.


박근혜 대통령도 지난 71주년 광복절 기념식에서 "오늘은 건국 68주년을 맞이하는 역사적인 날"이라고 하면서, 48년 건국설을 주장했습니다.


그런데 이런 주장은 헌법에 위배된다는 게 역사학자들의 지적입니다.


임시 정부의 헌법과 제헌헌법이, 3·1운동의 독립정신을 계승한다고 밝히고 있구요,

우리의 현행 헌법도, 3·1운동으로 건립된 대한민국임시정부의 법통을 계승한다고 명시하고 있어서, 1948년 아니라, 1919년 이란 겁니다.


이승만, 박정희, 두 전직 대통령에 대한 평가도 논란거립니다.


뉴라이트 진영은, 이승만 전 대통령을 건국의 아버지로, 또 박정희 전 대통령은 경제성장을 일궈낸 대통령으로 평가하고 있습니다.


박근혜 정부 들어 박정희 전 대통령을 미화하려는 시도는 꾸준했는데요.


최근에 박 전 대통령의 동상을 서울 광화문 광장에 세우려던 계획이 알려지면서, 한바탕 논란이 일기도 했습니다.


인터뷰: 김성보 교수 / 연세대 사학과

“큰 역사의 흐름 속에서 국가와 특정 지도자만이 이 역사를 이끌어간 것처럼 만들고 그 외에 기업인들, 특히 재벌들의 역할을 강조하는 식으로 그렇게 함으로써 시민들이 어떻게 역사의 주체로서 각각 활동해왔는지 그것을 보지 못하게 만드는, 그런 것이 가장 심각한 문제가 될 걸로 예상이 되고요”


용경빈

이런 가운데, 내일도 광화문 일대에서 촛불집회가 열리죠?


이혜정

5차 민중충궐기입니다.

적어도 백만, 많으면 2백만개의 촛불이 켜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국정교과서 공개를 이틀 앞둔 시점이어서, 국정교과서 폐기를 촉구하는 요구가 불거질 것으로 보입니다.


용경빈

ebs뉴스에서도 국정교과서 공개하느냐 마느냐 여러 가지 경우의 수에 따라, 이후 2017년 교육계의 혼란을 분석해드렸습니다만, 이제 딱 3일 남았네요. 이기자 수고하셨습니다.

이혜정 기자eduberry@ebs.co.kr / EBS 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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