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신 "韓정부 앞으로 몇달간 마비·대통령 정치적 책임져야"(종합)

(워싱턴·서울=연합뉴스) 김세진 특파원 김정은 기자 = '최순실 게이트'를 바라보는 외국 전문가 의견과 진단을 다룬 외신 보도가 이어지고 있다.

한반도 및 동아시아 전문가인 스콧 스나이더 미국외교협회(CFR) 선임연구원은 24일(현지시간) 시사주간 뉴스위크 기고문에서 한국 정부의 마비 상태가 앞으로 몇달 동안 이어질 수 있다며 "박 대통령이 즉각 사임할지와 무관하게 이런 현상이 생길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이번 스캔들이 박 대통령의 통치력을 고갈시켰다"며 "그러나 박 대통령을 대신할 사람이 등장하기까지 (시간이) 얼마나 걸릴지는 알 수 없다"고 내다봤다.

그는 조기 대선이 현실화될 경우 한국이 정치적 안정을 위해 달성해야 할 세 가지 과제로 합법적 정권교체 절차를 거치기 위한 일정 수립, 정치권력 진공상태 극복, 정당별 단기적 이익을 고려하지 않은 개헌 논의를 제시했다.

스나이더 선임연구원은 다만 "현재 박 대통령에게는 한국인들의 사임 요구에도 불구하고 권력을 고수해야 할 충분한 동기가 있다"며 박 대통령이 스스로 물러날 가능성을 낮게 봤다.

[EPA=연합뉴스]

뉴욕타임스(NYT)는 이날 사설에서 박 대통령이 신뢰회복을 바란다면 최순실의 비행을 모두 인정하고 모든 정치적 책임을 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NYT는 "박 대통령이 그가 사심이 없고, 진실하다는 국민의 과거 믿음을 일부라도 회복하고 싶다면 기존의 사과에서 더 나아가야 할 것"이라며 "거기에는 최순실의 비행을 전면 인정하고 그에 대한 모든 정치적 책임을 지는 것이 포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EPA=연합뉴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한국의 스캔들이 재벌에 대한 압수수색으로 확대됐다"며 "이번 스캔들은 한국이 부진한 경제 성장과 수출 하락, 북한의 핵 위협과 씨름하고 있는 어려운 시기에 발생했다"고 지적했다.

CNN방송은 청와대의 비아그라 구입 논란과 관련해 산악인들과 전문가들을 취재한 결과, 비아그라는 고산병을 피하려고 산악인들이 가끔 사용하기도 하지만 그 임상효과는 증명되지 않았다고 전하기도 했다.

BBC방송의 스티븐 에번스 특파원은 서울발 기사에서 주요 재벌 기업에 대한 압수수색 기사를 소개하면서 한국은 일상생활에서 보면 지구에서 가장 정직한 나라 중 하나인데 역대 대통령마다 임기말에 돈과 관련한 스캔들에 휘말리곤 했다고 꼬집었다.

이밖에 로이터, 교도, 블룸버그, 신화, dpa 등 통신사들은 25일 갤럽이 공개한 박 대통령의 지지율이 역대 최저인 4%로 떨어졌다고 일제히 전했다.

kj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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