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아그라'는 고산병 치료제가 맞을까?

2016. 11. 23. 11:53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아프리카 최고봉인 킬리만자로, 해발고도가 5895m에 이른다. 다만 박 대통령이 갔던 곳은...

[HOOC=이정아 기자] 청와대는 23일 청와대 약품 구매목록에 발기부전 치료제인 ‘비아그라’가 포함돼있다는 경향신문 보도에 대해 “아프리카 순방시 고산병 치료를 위해 준비했는데 한 번도 안 써 그대로 있다”고 해명했습니다. “비아그라는 발기부전 치료제이기도 하지만, 고산병 치료제이기도 하다”는 건데요.

그렇다면 실제로 비아그라가 고산병 치료에 효과가 있는걸까요? 

그것이 궁금하다, 두둥!

애초 심혈관치료제로 개발된 비아그라는 혈관을 확장시키는 기능이 있습니다. 심장에서 멀리 떨어져 있는 팔과 다리 등 몸의 말단에서 혈액을 운반하는 말초혈관에서 혈액이 빠져나가는 것을 막아 발기를 지속시키는 작용을 하는 건데요.

실제로 고산병은 폐로 가는 동맥의 혈압이 높아지면서 호흡이 가빠지는 증상인데, 이때 비아그라가 폐 말초기관에 충분한 피를 공급하면서 혈압을 낮춰줄 수 있기 때문에, 비아그라는 고산병으로 고생하는 등반객에게 즉효약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비아그라를 만드는 화이자 제약은 비아그라를 폐 고혈압증 치료제로 허가받아 ‘레바티오’라는 이름으로 판매하기도 하고요.

내가 산악인들의 필수품인 건 맞단다.

김유영 서울의대 내과의사는 대한의사협회지에 기고한 칼럼을 통해 ‘고산병 예방으로 비아그라 25mg을 하루 2번씩 다이아목스와 함께 사용하면 다이아목스만 먹었던 경우보다 훨씬 예방효과가 좋다’고 전하기도 했습니다.

다만, 한 가지 짚어볼 점이 있는데요. 이는 해발고도가 5000m를 넘는 아프리카 최고봉인 킬리만자로(5895m), 또는 네팔의 칼라파타르(5545m) 등 고산지대에서 고산병 증세가 나타났을 때 비아그라를 복용한 경우라는 점입니다. 

한 마디로, 해발고도 5000m가 넘는 지대는 산소가 평지의 50% 정도이기 때문에 해당 지역에서 고산병 증세가 매우 악화됐을 때 제한적으로 먹는 약이 비아그라라는 것이죠. 무분별하게 비아그라를 섭취하면 안면홍조, 두통, 어지럼증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비뇨기과 의료계 관계자 A 씨는 “비아그라가 고산병 증세를 약화시킬 수는 있지만, 고산병 치료약으로 대표되는 약은 아니다”라고 덧붙였습니다.

대한산악연맹 소속 산악인 박 씨(39)도 “비아그라는 산악인들이 즐겨 찾는 고산병 치료제 중 하나이긴 하지만 고산병으로 고생할 때 비아그라보다 이와 효능이 비슷한 다이어목스를 먹는 경우가 많다”며 “비아그라는 해발고도가 5000m가 넘는 지역 등에서 급성 고산병으로 상태가 악화될 경우, 하산을 할 수도 없는 최악의 상황에서, 최후의 보루로 먹는 약”이라고 전했습니다. 

지난 5월 박근혜 대통령이 순방한 아프리카 지역은 에티오피아, 우간다, 케냐 등 아프리카 3개국입니다. 그런데 이들 나라의 수도는 해발고도 1000~2500m 고원에 위치해 있습니다. 박 씨는 “최악의 사태를 대비해 비아그라를 준비할 수는 있지만, 보통 이 정도의 해발고원에서는 저지대로 내려가거나 아스피린 처방으로 고통을 극복하는 경우가 많다”고 전했습니다. 

한편 청와대가 지난해 12월 구입한 것으로 알려진 비아그라는 한국 화이자제약의 비아그라 60정(37만5000원)과 같은 시기에 구입한 비아그라 복제약인 한미약품 팔팔정 50mg 304개(45만6000원)입니다. 비아그라의 시중 가격은 정당 50mg 8,000원~1만원선입니다.

dsun@heraldcorp.com
- Copyrights ⓒ 헤럴드경제 & heraldbiz.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Copyright © 헤럴드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