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건설 중동 리스크 '빨간불'..미청구공사 80.6% 집중

최동순 기자 2016. 11. 23.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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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프로젝트, 준공 연기 이어져..수주액比 30%나 미청구
대우건설, 미청구 95.4% 중동에 집중..GS건설, 미수금 8700억
© News1 이은주 디자이너

(서울=뉴스1) 최동순 기자 = 저가 수주로 홍역을 치렀던 중동지역 건설사업 리스크가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형 건설사들이 보유한 대규모 프로젝트의 미청구공사가 대부분 중동 현장에 집중돼 있어서다.

대부분이 산유국인 중동 지역은 저유가로 재정 여건과 사업 환경이 악화된 상태다. 사업주가 공사비 지급에 소극적으로 나설 경우, 실적 악화의 뇌관이 될 수 있다는 우려다.

특히 일부 프로젝트는 준공이 지속적으로 지연되면서 미청구공사액만 증가했고, 미청구공사액이 공사 계약금액의 30%를 웃도는 곳도 있었다. 공사대금을 떼일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2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올라온 3분기보고서에 따르면 현대건설, 삼성물산, 포스코건설, 대우건설, 대림산업, GS건설 등 시공능력평가 6위권 건설사의 미청구공사 금액(연결기준·전년 매출액의 5% 이상)은 총 3조5351억원을 기록했다.

중동지역에서 발생한 미청구공사 금액은 2조8510억원으로 전체의 80.64%가 집중돼 있었다.

미청구공사는 이미 공사를 진행했음에도 발주처에 대금을 청구하지 못한 미수채권을 말한다. 발주처가 건설업체의 공정률이나 사업비용을 인정하지 않을 때 발생한다. 사업주와의 협의를 통해 당초 계약금액 이상을 받아내야 하기때문에 손실로 이어질 수 있다.

대우건설은 중동 지역 미청구공사액은 금액과 비중 면에서 다른 건설사를 웃돌았다. 중동 프로젝트에서 발생한 미청구공사액은 9676억원으로 전체 1조146억원의 95.37%에 달했다.

사우디 자잔 리파이너리 앤드 터미널 프로젝트(공정률 85.9%)의 미청구 공사액은 총 수주금액의 30.28%에 달했다. 수주총액이 5909억원인데 미청구공사액은 1789억원에 달했다. 해당 프로젝트는 준공예정일 올해 3월을 이미 넘긴 상태로, 미청구공사액도 3월말 대비 710억원 증가했다.

모로코 SAFI IPP 석탄화력발전소(공정률 57.3%)의 미청구공사액은 2905억원으로 이 회사의 프로젝트 가운데 가장 많았다. 수주총액 1조9388억원의 14.99%에 해당하는 금액이 미청구공사로 잡혔고, 미수금도 584억에 달했다.

알제리 비료공장 프로젝트는 당초 납기일이 2012년이었으나 아직까지 준공이 되지 못한 상태다. 미청구공사액과 공사미수금은 각각 875억원, 147억원이다.

GS건설도 중동 프로젝트에서 8002억원의 미청구공사를 기록했다. 전체 미청구공사액의 89.44%가 중동지역에서 발생했다. 중동지역 공사미수금도 8700억원에 달해 주요 건설사 가운데 가장 많았다.

이집트 ERC 프로젝트의 미청구공사액은 1952억원으로 가장 높았다. 이 프로젝트의 공정률은 81.82%로 내년 2월 준공을 앞두고 있다.

사우디 PP-12 복합화력발전소건설공사의 미청구공사액은 수주총액의 19.28%에 달했다. SEC(사우디 전력청)가 발주한 이 공사는 당초 올 6월 마무리될 예정이었으나 12월까지로 공사기한을 연장했다. 미청구공사액도 1317억원으로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준공이 지연되고 있는 UAE 타크리어 파이프라인 프로젝트는 1분기 300억원에 달하던 미청구공사액이 공사미수금으로 옮겨갔다. 9월 현재 이 프로젝트의 공사미수금은 930억원이다. 마찬가지로 준공이 지연된 루와이스 정제소 확장 프로젝트는 아직 미청구공사액 768억원과 공사미수금 1974억원이 남아있는 상태다.

현대건설은 총 7267억원의 미청구공사액이 중동에서 발생했다. 한국전력공사가 발주한 UAE 원전 건설공사(공정률 74%)의 미청구공사액은 2658억원으로 여전히 높았다.

UAE 사브 해상원유 및 가스처리시설 프로젝트(공정률 79%)의 미청구공사액(1282억원)은 올해들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이밖에 쿠웨이트 쉐이크 자베르 코즈웨이, 카타르 루사일 고속도로 등도 각각 1739억원, 1305억원의 미청구공사액을 기록했다.

삼성물산의 중동지역 미청구공사액은 2724억원으로 1분기 5832억원과 비교해 크게 감소했다. 브라질 현장에서 실적 악화를 겪고 있는 포스코건설의 중동 미청구공사액은 344억원에 그쳤다.

미청구공사는 공정률에 따라 기성금을 수령하는 건설사업의 특성상 어쩔 수 없이 발생한다. 하지만 준공이 계속해서 지연되거나 미청구공사액 비중이 높은 중동지역 사업장의 경우 실적악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더 높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간접비 등 계획하지 않았던 추가 사업비용이 발생하는 경우에는 사업주와 협의를 통해 받아내야 하는데, 중동지역은 저유가 등 사업환경 악화로 협상이 어려운 실정"이라며 "경우에 따라서는 대규모 실적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들 건설사의 3분기 총 미청구공사액(연결기준·매출 대비 5% 이하 프로젝트 포함)은 총 11조4420억원으로 Δ현대건설 3조6089억원 ΔGS건설 2조1918억원 Δ대우건설 2조158억원 Δ삼성물산 1조4820억원 Δ대림산업 1조2518억원 Δ포스코건설 8817억원 등을 기록했다. 중동 미청구공사액은 해외건설협회 기준에 따라 이집트, 알제리, 리비아 등 북아프리카를 포함해 집계했다.

dosoo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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