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박 대통령, '여성 대통령' 예언 틀리자 연락 끊어"

양원보 2016. 11. 22. 1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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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박근혜 대통령에게 오래전부터 최순실 씨 등 '비선 문제'를 경고했다가 박 대통령과 사이가 멀어져 곁을 떠난 과거 측근들의 증언이 속속 공개되고 있습니다. 그런 증언들만 보더라도 최씨 일가에 대한 박 대통령의 의존도가 얼마나 컸는지를 잘 알 수 있을 것 같은데요. 오늘(22일) 국회 발제는 과거 측근들의 증언 내용을 중심으로 얘기해보겠습니다.

[기자]

네, 그렇습니다. 먼저 양해 말씀부터 드리고 시작을 해야 할 것 같습니다. 오늘도 과학적으로 설명하기 힘든 내용을 전해드려야 할 것 같습니다. 저희도 어쩔 수 없는 게, 이번 '최순실 국정개입 사건' 밑바닥에는 너무나 비과학적인 요소가 많이 깔려있기 때문입니다.

아무튼! 월간조선 12월호에 나온 내용입니다. 서울 종로구 구기동 쪽에 가면요, '자비정사'라고 있습니다. 여기 주지 스님이 '묘심화'라는 법명을 쓰시는 분인데 빙의 치료·퇴마 치료를 주로 하십니다. 예전에 심한 우울증에 시달리던 '일용엄니' 탤런트 김수미 씨를 퇴마 치료를 통해 낫게 해서 아주 유명세를 탔죠.

그런데 이 분, 박근혜 대통령의 과거 정신적 지주로도 유명했습니다. 2006년에 '대한민국과 결혼한 박근혜'라는 책을 써서 이미 10년 전에 대통령 당선을 예언했었던 겁니다.

두 사람 인연은 이렇습니다. 2002년 3월의 어느 날, 박 대통령이 눈발을 헤치고 자비정사를 찾았답니다. 박 대통령은 예전부터 이런 영적인 문제에 관심이 많았던 것 같긴 합니다.

스님이 "어쩐 일로 오셨냐?" 물었더니, "스님이 쓴 책 '빙의'를 읽고 왔습니다"고 하더라는 거죠. 빙의란, 남의 몸에 혼령이 들어가는 현상이죠. 영화 '사랑과 영혼' '고스트'의 우피 골드버그 보시면 쉽게 이해되실 겁니다.

아무튼 스님 눈에도 박 대통령이 예사롭게 보이지 않았나 봅니다. 보자마자 "하얀 연꽃 느낌과 함께 관세음보살의 기운이 느껴졌다"고 합니다. 이후 만날 때마다 박 대통령에게 "선덕여왕의 기운이 보인다" "최초의 여성 대통령이 될 것이다" 덕담을 해줬다는 겁니다.

스님은 박 대통령에게 특히 "여(女)미륵"이라고 했답니다. 최태민씨도 생전 스스로를 '미륵'이라고 했다죠. 아무튼 그랬더니 박 대통령이 기분 좋았는지 "스님이 여무학이 돼주십시오"고 화답했답니다.

태조 이성계의 정신적 스승이었던 '무학대사'처럼, 묘심화 스님에게 그런 존재가 돼달라 얘길 했다는 겁니다. 그래서 스님이 "아휴, 저는 청와대 가시면 근처에도 안 갈 겁니다" 했더니 "무학처럼 더 자주 오셔야죠"라고도 했답니다.

그래서 스님은 자신의 예언을 녹아낸 책, '대한민국과 결혼한 박근혜'를 대선 1년 전인 2006년에 출간합니다. 그리고 이듬해인 2007년 박근혜 의원은 한나라당 대선 경선에 출사표를 던졌죠. 하지만 결과는 아시다시피, 경쟁자인 이명박 후보의 승리였습니다.

스님은 월간조선 인터뷰에서 "박 대통령을 경선 탈락 후 딱 한 번 만났습니다. 화가 난 표정이었죠. 그러면서 박 대통령이 '요즘은 대체 독자들에게, 여기서 말하는 독자들이란, 대통령 당선을 예언했던 그 책의 독자들을 가리킵니다. 화가 난 표정으로 독자들에게 뭐라고 얘기하세요?'라고 따지듯 말하더군요. 제 예언이 틀렸다는 거죠. 그날 이후 단 한 번도 연락이 온 적이 없습니다"라고 말이죠.

정말 안타까운 내용인데요. 그나마 다행인 대목이 있다면 이겁니다. 누군가 스님에게 '아니, 퇴마사라면서 박 대통령한테 붙은 최태민 영이나 좀 떼어내지 뭐했냐'고 하더랍니다. 스님은 "그랬다면 내 눈에 보였을 텐데, 그렇진 않았다"고 하더군요.

이분 말씀에 따르면, 최소한 박 대통령이 '영적인 지배'를 받는 건 아니었다는 겁니다. 그나마 다행인 건데, 자세한 얘긴 들어가서 해드리겠고요.

오늘 국회 기사 제목은 < "박 대통령, '여성 대통령' 예언 틀리자 연락 끊어" > 이렇게 정해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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