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권에 사업까지 '쥐락펴락'..CJ그룹이 만만했던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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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와 문화체육관광부가 CJ그룹 오너일가의 경영 퇴진 압박 뿐 아니라 CJ그룹의 주력사업을 이용해 최순실씨에게 예산 수억원을 몰아준 것으로 드러나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올 6월에는 한-불 수교 130주년을 맞아 프랑스 파리에서 CJ그룹의 대표 문화사업인 케이콘을 진행했는데 문체부는 이 행사의 한식체험전시를 최씨가 실소유한 것으로 알려진 광고대행사 플레이그라운드에 맡기라고 지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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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송지유 기자] [재계 "그룹 총수 2년6개월 실형선고, CJ그룹 선택여지 없었을 것" 해석…'최순실 회사'와 연관 사업 많아]
"VIP(박근혜 대통령) 뜻이다. 이미경 부회장을 경영 일선에서 퇴진시켜라." (조원동 전 청와대 경제수석)
"프랑스 '케이콘(KCON)'의 한식체험전시장 운영을 '플레이그라운드'에 맡겨라." (문화체육관광부)
청와대와 문화체육관광부가 CJ그룹 오너일가의 경영 퇴진 압박 뿐 아니라 CJ그룹의 주력사업을 이용해 최순실씨에게 예산 수억원을 몰아준 것으로 드러나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최순실 게이트'에 연루된 국내 주요 대기업들은 비선실세의 이권을 위해 적게는 수억원에서 많게는 수백억원대 자금을 지원하라는 요구를 받았지만 경영권이나 개별사업에 대한 간섭은 없었다.
청와대가 유독 CJ그룹에 무리한 압력을 행사한 것은 당시 이재현 회장이 구속 수감 중이었기 때문이라는 것이 재계 해석이다. 최씨가 주로 문화·체육 관련 사업에 손을 댄 것도 국내 대표 문화기업인 CJ그룹의 피해를 키웠다는 견해도 있다.
◇인사권부터 주력사업까지 '쥐락펴락'…납득 어려운 개입=청와대는 지난 2013년 12월 조원동 청와대 전 경제수석을 통해 이 회장의 누나인 이미경 CJ그룹 부회장의 경영 퇴진을 종용한 의혹을 받고 있다. 2013년 7월 이 회장 구속 직후 외삼촌 손경식 회장과 함께 비상경영위원회를 구성하고 경영 전면에 나섰던 이 부회장은 2014년 9월 신병 치료를 명분으로 돌연 미국으로 건너갔다.
올 6월에는 한-불 수교 130주년을 맞아 프랑스 파리에서 CJ그룹의 대표 문화사업인 케이콘을 진행했는데 문체부는 이 행사의 한식체험전시를 최씨가 실소유한 것으로 알려진 광고대행사 플레이그라운드에 맡기라고 지시했다. 문체부는 한-불 공식인증사업비 명목으로 CJ에 총 12억7000만원을 지원했는데 이 중 7억원이 플레이그라운드에 나머지는 대행업체에 지급됐다.
CJ그룹 관계자는 "문체부가 행사 운영업체 2곳을 이미 선정해 놨기 때문에 재고의 여지가 없었다"며 "정부로부터 지원받은 자금을 고스란히 행사비용으로 지급했다"고 말했다.
◇회장 볼모로 잡혔던 CJ그룹…가장 만만했나=CJ그룹은 미르재단(8억원)과 K-스포츠재단(5억원)에 총 13억원의 출연금을 냈다. CJ그룹은 재계 14위로 10대 그룹 밖이지만 출연금 요청 우선 대상에 포함됐다. 검찰 조사 등에 따르면 박근혜 대통령은 10대 그룹 중심으로 회장들과 단독 면담한 뒤 출연금 요청 기업을 추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CJ그룹은 또 정부 주도 사업에 적극 나섰다. 박근혜 정부의 대표사업인 창조경제혁신센터의 서울지역 전담기업을 맡았다. 또 10년간 표류하던 경기 고양시 한류월드 부지에 테마파크를 개발하는 'K-컬처밸리' 사업을 떠안고 1조4000억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한 재계 관계자는 "총수인 이재현 회장이 볼모로 잡혀 있으니 CJ그룹 입장에선 구명을 위해 정부의 요구를 수락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며 "이 회장의 건강이 좋지 않은데다 최종 파기환송심에서도 실형을 선고받았던 만큼 선택의 여지가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송지유 기자 cli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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