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태지 '하여가' 바꿔 '하야가'..정유라 빗대 '말달리자' 떼창
친근한 록·힙합 등 대중가요 불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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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순실 국정 농단 촛불집회와 함께한 가요
“그대여 아무 걱정하지 말아요 우리 함께 노래 합시다.”
19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박근혜 퇴진 제4차 범국민행동’ 촛불집회에서 가장 크게 울려 퍼진 노래는 전인권 밴드의 ‘걱정말아요 그대’였다. 사전 문화제 무대에 오른 전인권이 나지막하게 가사를 읊조리자 수만 명이 ‘떼창’을 하며 대형 콘서트 못지않은 장관을 연출했다. 힘들지만 함께 노래하자고 서로 다독이는 듯한 가사가 절제를 잃지 않는 성숙한 시위대와 잘 어울렸다. ‘상록수’를 시작으로 ‘애국가’ ‘행진’ 등도 울려 퍼졌다. 특히 전인권의 포효하는 보컬에 실린 ‘애국가’ 때에는 울컥하는 표정을 짓는 사람이 많았다.
지난 7월 이화여대 총장 사퇴 촉구 시위에서 처음 등장한 소녀시대의 ‘다시 만난 세계’(다만세)는 이미 대학가에 새로운 ‘저항곡’으로 자리 잡았다. 2007년 소녀시대의 데뷔곡으로 유명한 곡이다. 당시 학생들은 “모두가 알고 함께 부를 수 있는 노래를 찾다 보니 그렇게 됐다”고 밝혔다. “이 세상 속에서 반복되는 슬픔 이젠 안녕/수많은 알 수 없는 길 속에서 희미한 빛을 난 쫓아가” 등 의미심장한 노랫말도 주효했다. 지난 12일 혜화역에서 모여 서울광장으로 행진하던 대학생들도 ‘다만세’와 빅뱅의 ‘뱅뱅뱅’을 불렀다.
서정민갑 음악평론가는 “과거 운동권 혹은 진보 진영 위주로 참석하던 시위 문화가 촛불집회·문화제 등으로 변모하면서 나타나는 현상”이라며 “주최 측에서도 운동 경험이 없는 10~20대의 문화적 특성을 고려해 전인권이 힙합 가수 가리온과 함께 공연하는 등 신구 세대가 공존하는 무대를 만들어가고 있다”고 분석했다. 강태규 음악평론가는 “평소 즐겨 듣는 노래를 함께 부르며 동질감을 형성하고, 획일화를 거부하며 개성을 표출하려는 욕구가 더해져 시위 현장에 다양한 노래들이 탄생하고 소비되고 있다”며 “시위 현장의 정서적 결집 효과로 노래만한 것이 없다”고 말했다.
민경원 기자 storym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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