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를 장악했다, 트와이스·여자친구·마마무·블랙핑크

2016. 11. 20. 2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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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100도씨 3세대 걸그룹의 세대교체 선언

블랙핑크

지난 7월 ‘미래라이프대학 설립 계획’에 반대하며 시위를 벌이던 이화여대생들은 진압하는 경찰 앞에서 소녀시대의 ‘다시 만난 세계’(2007년)를 불렀다. 아이돌의 노래는 이제 세대를 대표하는 노래가 되었다. 올해 중·고등학교 시절을 보낸 이들은 훗날 그들의 세대송으로 무엇을 삼게 될까. 아마 신인 걸그룹의 노래일 것이다. ‘시간을 달려서’ ‘치어업’ ‘휘파람’ ‘와이 소 론리’ ‘픽미업’ 등이 강력한 후보다.

트와이스

음원 사이트 멜론도 2016년의 키워드로 ‘걸그룹 강세’를 꼽았다. “각자의 매력을 어필하며 남성 팬과 여심을 모두 공략해 성별에 관계없이 큰 사랑을 받는 양상을 보였다”고 분석했다. 무엇보다 2016년은 신생 걸그룹들의 활동이 어느 때보다 활발했다. 소녀시대·원더걸스·카라로 대변되는 2세대 걸그룹에서 원더걸스가 건재를 과시했지만, 올해 7년 이상 된 대부분의 걸그룹들은 해체(레인보우, 포미닛) 혹은 멤버 탈퇴(투애니원의 공민지, 미쓰에이 지아)를 겪었다. 제3세대 걸그룹이 확실한 세대교체를 선언한 것이다. “지난해에 데뷔한 팀의 색깔이 분명해졌다. 그걸 바탕으로 자기주장을 하고 있다.”(김윤하 음악평론가)

‘4강 걸그룹’ 올해 음원 사이트 장악

‘순수’ 소녀시대 등 2세대와 다르게
파워청순·스포티걸 등 센 콘셉트로
남성·여성 팬심 동시 공략에 성공

러블리즈·구구단 등 유사그룹 많아
당분간은 인기 이어질 것으로 예상

음원 차트를 기준으로 제3세대 ‘4강 걸그룹’을 꼽아봤다. 올해 내내 ‘샤샤샤’를 전국에 울려 퍼지게 한 트와이스, 8월 혜성같이 등장하여 음악 프로그램 이외에 방송활동을 하지 않음에도 음원 정상을 차지한 블랙핑크, ‘학교 시리즈’를 통해 ‘파워 청순’이라는 콘셉트로 활동한 ‘역주행’의 아이콘 여자친구, 음을 쌓아가며 노래를 부르는 ‘소울’과 ‘비글미’(강아지 비글에 빗댄 매력을 뜻하는 신조어) 충만한 마마무다. 올해 초 걸그룹 ‘입덕’ 관문 구실을 톡톡히 한 엠넷 서바이벌 프로그램 <프로듀스101>으로 결성된 아이오아이는 음원 순위가 낮았고, 내년 해체를 앞두고 있어 빠졌다.

마마무

3세대 걸그룹은 ‘씩씩하고 건강하고 명랑’하다. 여자친구는 ‘파워 청순’이고, 트와이스는 ‘스포티 걸’이다. 마마무는 ‘비글돌’이고 블랙핑크 이름의 뜻은 ‘예쁘게만 보지 마라. 보이는 게 다가 아니다’이다. 아이오아이, 러블리즈, 오마이걸, 레드벨벳의 콘셉트도 비슷하다. 이들은 남자가 등장하지 않는 뮤직비디오를 보여주고 노랫말은 ‘첫사랑의 설렘’을 주제로 삼는다. 아예 남자 없는 여자들의 우정을 보여주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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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녀시대가 순수함을 전면에 내세우고 명랑함을 부분적으로 가져갔다면, 3세대 걸그룹에서는 역전되었다”고 아이돌 웹진 <아이돌로지> 편집장 미묘는 요약한다. “전체적으로 센 이미지를 내세우면서 구석구석에 순종적인 것을 넣는다. 이 순종적인 이미지를 센 이미지가 덮는다.” ‘걸크러시’가 미친 영향이다. 이 걸그룹의 ‘명랑함’은 걸그룹 삼촌 팬들의 ‘도덕적 가책감’도 무마한다.

여자친구

4대 걸그룹의 강세에는 큰 기획사와 작은 기획사의 차이가 없다. 서정민갑 음악평론가는 “걸그룹 세대교체도 이루어졌지만 기획사 세대교체도 보인다”고 말한다. 김윤하 평론가는 “지난해 강세를 보인 콘셉트를 계속 밀고 나간 것으로, 좋은 기획을 가지고 심화시키면 된다는 교훈을 준 것 같다”고 말한다.

2~3년간 유행한 ‘걸팝’(걸그룹이 부르는 팝)은 2017년에도 유행할 것이다. 이러한 콘셉트를 지향하는 걸그룹의 풀이 넓기 때문이다. 러블리즈, 오마이걸, 우주소녀, 구구단 등 신생 걸그룹은 비슷한 콘셉트다. 그러나 ‘4강 걸그룹’이 같은 콘셉트로 인기를 계속 누릴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올해 여자친구는 ‘학교 시리즈’를 끝내고 내놓은 정규앨범이 전작에 비해서 힘을 얻지 못했다. “졸업하고 나서 할 일이 없어졌다.”(서정민갑) 마마무는 <메모리> 앨범에서 더 많은 팬층을 노리면서 시도한 ‘씩씩 섹시’가 팬들의 반발을 일으키기도 했다. 트와이스의 ‘티티’(TT)도 과도기에 있다. “노래 곳곳에 ‘애교’ 부분을 과도하게 삽입하여 노래가 산만하게 들린다.”(미묘)

걸그룹의 ‘코어 화력’이라고 표현되는 여성 비율을 간접적으로 살펴보았다. 4개 걸그룹의 히트곡 2곡의 스트리밍 성별·연령별 비율(케이티뮤직 제공)에서 트와이스는 10대와 20대에서 여성 비율이 남성을 웃돌았고, 블랙핑크·마마무는 10대에서 여성 비율이 높았다. 여자친구는 모든 연령층에서 남성 비율이 더 높았다.

구둘래 기자 anyon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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