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 '자비의 희년' 폐막..교황 "화해·용서의 문은 닫지말자"
바티칸 순례객 2천100만명..유럽 테러 여파로 기대 못 미쳐
레스보스섬 난민 방문·테레사 수녀 시성식 등 1년간 빈자·약자 위한 행사
바티칸 순례객 2천100만명…유럽 테러 여파로 기대 못 미쳐
(바티칸시티=연합뉴스) 현윤경 특파원 = 용서의 의미를 되새기고, 소외된 자들에게 관심을 기울이는 것을 목적으로 선포된 가톨릭 '자비의 희년'이 바티칸 성베드로 대성당의 성문(聖門)이 닫히는 것으로 약 1년 만에 마무리됐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20일 바티칸 성 베드로 광장에서 열린 폐막 미사에서 작년 12월8일 '자비의 희년' 개막 미사를 통해 열린 성베드로 대성당의 성문을 다시 닫으며 희년 폐막을 알렸다.
교황은 이날 폐막 미사 설교에서 "성문은 닫혔지만 화해와 용서의 문은 결코 닫아서는 안된다"며 "신이 우리를 무조건적으로 사랑하듯, 우리도 차이와 악을 뛰어넘어 타인에게 희망과 기회를 줄 수 있도록 하자"고 강조했다.
이날 미사에는 전임 교황 베네딕토 16세와 전날 서품 미사에서 새로 임명된 17명의 추기경을 포함한 교황청 관계자, 마테오 렌치 이탈리아 총리 부부 등 정치인과 외교사절, 전 세계에서 온 가톨릭 신자 등 약 7만명이 참석했다.
희년(禧年)은 가톨릭 교회에서 신자들에게 특별한 영적 은혜를 베푸는 성스러운 해를 뜻하며, 정기 희년은 1300년 처음 시작돼 25년마다 돌아온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예수의 자비의 참뜻을 되새기고, 주변부에 처한 사람들을 되돌아보자는 의미에서 즉위 3년째인 작년 12월 '자비의 희년'을 특별히 선포했다. 특별 희년이 선포된 것은 1300년 이래 역대 3번째이다.
1년 가까이 이어진 '자비의 희년'에 교황은 4월에는 그리스 레스보스 섬을 방문해 시리아 난민 가족을 바티칸으로 데려와 정착토록 하고, 9월에는 '빈자의 성녀'로 불리던 테레사 수녀의 시성식을 거행하는 등 가난한 사람, 난민 등 사회의 주변부에서 밀려난 사람들을 각별히 챙기는 행보를 보였다.
교황은 이 기간 성베드로 광장에 노숙자를 위한 임시 치료소를 설치하고, 병자, 장애인, 죄수, 난민, 성매매 종사자 등 사회적 약자들을 바티칸으로 초청해 이들의 말에 귀를 기울이고, 위로하기도 했다.
또, 지난 5월엔 이슬람 수니파 이맘(최고 지도자) 셰이크 아흐메드 알타예브와 바티칸에서 회동하고, 7월에 세계청년대회 참석차 찾은 폴란드에서 아우슈비츠를 전격 방문해 나치의 만행에 대한 용서를 구하는가 하면, 10월에는 루터교의 중심지 중 한 곳인 스웨덴에서 종교개혁 500주년 행사를 공동 진행하는 등 용서와 종교 간 화해의 메시지 전파에도 주력했다.
한편, '자비의 희년' 기간에 바티칸과 로마를 찾은 순례객은 총 2천100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 같은 수치는 2000년 가톨릭 희년에 로마를 찾은 공식 인원 약 2천500만명을 밑도는 것이라고 이탈리아 안사통신은 전했다.
이는 자비의 희년이 작년 11월 이슬람 극단주의 파리 테러 직후에 선포된 탓에 안전에 대한 우려로 초반 순례객들이 예상보다 적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또, 프란치스코 교황이 이번 특별 희년에는 세계 가톨릭 신자들이 자신의 나라에서 희년에 참여해 손쉽게 죄사함을 받을 수 있도록 로마뿐 아니라 세계 각지에 성문 1만 개를 설치하도록 한 것도 로마와 바티칸 방문객이 예상을 하회한 것에 영향을 미쳤다.
이 기간 가장 많은 순례객이 몰린 행사는 지난 9월4일 진행된 '빈자의 성녀' 테레사 수녀의 시성식으로 12만명이 운집했고, 예수의 몸에 새겨진 못 자국과 같은 상처인 성흔이 있던 것으로 유명한 피오 신부의 유해가 전시된 지난 2월에는 주간 순례객이 50만명에 이르렀다.
가톨릭의 다음 정기 희년은 2025년에 돌아온다.
ykhyun1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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