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 조정석, 공감을 무기로 행복을 찾는 배우 [인터뷰]

황서연 기자 2016. 11. 20. 1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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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 조정석

[티브이데일리 황서연 기자] '질투의 화신'의 마초 기자가 대책 없는 막장 인생을 사는 사기꾼이 됐다. 배우 조정석의 신작 영화 '형'의 이야기다. 드라마 종영을 기뻐할 새도 없이 영화 홍보에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는 조정석을 만났다.

오는 24일 개봉을 앞둔 '형'(감독 권수경·제작 초이스컷픽쳐스)은 사기전과 10범 형 두식(조정석)과 잘 나가던 유도 국가대표 동생 두영, 남보다 못한 두 형제의 한 치 앞도 볼 수 없는 기막힌 동거 스토리를 그린 코미디 영화다. 조정석은 형 두식 역을 맡았다.

두식은 집을 나가 거리를 전전하며 살아온 소위 '양아치'다. 사기 죄목으로 교도소에 수감돼 있던 중 동생 두영의 실명 소식을 뉴스로 통해 접한 그는 몇 년 간 서로 만난 적도 없던 동생을 돌보겠다는 핑계로 가석방을 받고, 감옥 밖에서도 사고를 치고 다니는 인물이다. 조정석은 이런 두영의 면모를 건들거리는 걸음걸이, 화려한 욕설 등으로 살려냈다.

조정석은 이 영화를 선택한 이유로 시나리오를 꼽았다. "시나리오를 보고 눈물을 흘리고 감동을 받았다"는 그는 "이야기가 재미있어야 나도 재밌게 촬영을 할 수 있다. '형'의 경우에는 두식 두영의 형제애에 감동을 받아 출연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실제로 4남매 중 막내로 자라 두 형님이 있기에 더욱 영화 속 상황에 몰입할 수 있었다는 그다.

"시나리오가 재밌으면 머릿속에서 자연스레 장면에 대한 그림이 그려진다"는 조정석은 "본능적으로 그림이 그려지고 나면 그 장면을 최대한 잘 끌어올리려고 거기에만 집중해 연기를 펼친다"고 말했다. 최근 종영한 '질투의 화신'의 마초 기자 이화신을 비롯해 '오 나의 귀신님'의 강선우 셰프, 그리고 '형'의 고두영까지, 여러 캐릭터를 거치며 보여준 자신만의 생활연기의 비법 역시 여기에 있다고.

연기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자 그의 설명이 더욱 자세해졌다. "장면 하나에만 집중해 그림을 그려가다 보면, 퍼즐 조각처럼 장면들이 쌓여서 나름대로 '좋은 연기'라는 평가를 받는 것 같다"고 말한 조정석은 "항상 '공감'을 생각하며 연기를 하려 한다"고 말했다. "연기에 대해 늘 고민하고 그 답 또한 늘 바뀌지만, 지금의 내게는 많은 이들이 공감하고 리얼리티가 존재하는 연기가 좋은 연기가 아닐까 싶다"라는 자신만의 연기 철학도 더해졌다.

또한 모든 대사를 계산하며 말하는 것보다는 '공감 가는 연기'에 초점을 맞추고 연기를 한다는 설명도 이어졌다. 조정석은 "어떻게 보면 '감'이라고 말할 수도 있는 건데, 한 인물에 대해 계속 생각하고 몰입하는 방식으로 캐릭터를 분석하는 편이다. 역할놀이를 하는 것처럼 그 캐릭터의 음색이나 말하는 방식을 찾아가고, 그러다 보면 호흡이 조금씩 달라지는 것 같다"며 연기 노하우를 설명했다.

'형'의 고두영 캐릭터 역시 이러한 노력으로 빚어진 새로운 캐릭터라고. 하지만 고두영의 코믹한 모습과 화려한 언변은 그의 영화 데뷔작인 '건축학개론'의 납뜩이를 연상케 한다. 그간 코미디 연기에 도전할 때마다 '납뜩이의 연장선'이라는 평을 들어왔던 그에게는 세간의 평가가 부담스러울 수도 있는 상황. 하지만 조정석은 그렇다고 해서 코미디 연기를 배제하지는 않겠다고 말했다.

"저를 보시는 분들이 납뜩이를 떠올린다면 그건 어쩔 수 없는 일이라고 생각해요. 그렇다고 해서 코믹한 연기들을 다 지양하고, 빼버려야 한다는 생각은 안 들어요. 제 코미디 연기를 통해 관객들이 즐거웠다면 그건 분명히 제가 가지고 있는 장점 중 하나잖아요? 제 장점을 마음대로 배제해 버리는 건 멍청한 짓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조정석은 이번 영화에서 또 한 번 극을 이끌어 나가는 주연 배우가 됐다. '특종:량첸살인기'를 시작으로 '시간이탈자'에 이은 세 번째 주연 영화지만, 그는 매번 영화를 끌고 나가야 한다는 부담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배역의 크기를 떠나서, 내 작품을 기대해 주시는 분들이 계속 많아지고 있다. 내가 서있는 위치가 조금씩 달라진다고 느끼니 부담감이 생기더라"며 "책임져야 할 것들이 많아질수록 내 그릇을 넓히고, 변화를 받아들여야겠다는 마음으로 살고 있다"는 그다.

그렇다고 해서 꼭 원대한 목표를 세우거나 주연 배우의 자리를 지키기 위해 기를 쓰려는 것은 아니라고. 조정석은 "내 목표가 뭔지 모르겠다. 그저 매 작품에 감사하고 열심히 하다 보니 여기까지 오게 됐다"며 "목표를 세우고 그것을 이루는 것도 분명 행복한 일이지만, 많은 분들에게 내 일을 인정받고 그로 인한 만족을 느끼는 것이 더욱 행복하다. 행복하기 위해 항상 무엇이 필요한지, 어떤 연기를 해야 할지를 생각하며 살고 있다"는 답을 내놨다.

올 한 해 드라마, 영화뿐만 아니라 '꽃보다 청춘' 등 예능 프로그램을 통해서도 활발한 활동을 펼친 조정석은 올해를 "세상에 이렇게 좋을 수 있을까 싶은 그런 한 해였다"고 회상했다. "꾸준히 좋은 작품을 통해 인사를 드리는 것이 가장 행복한 일"이라는 그의 말처럼 꾸준하게 새로운 모습을 선보일 조정석의 다음 행보를 기대한다.

­[티브이데일리 황서연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제공=CJ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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