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트럼프 안보라인 '우향우'..비주류 강경인사 대거진입

박영환 입력 2016. 11. 19. 19:35 수정 2016. 11. 19. 1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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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AP/뉴시스】제프 세션스 미국 상원의원이 14일 (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과 회의를 갖기 위해 뉴욕 트럼프 타워에 도착하고 있다. 세션스 의원은 트럼프 정부에서 국무장관 등 요직을 맡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23016.11.15

【서울=뉴시스】박영환 김혜경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안보 라인에 당내 비주류에 속하는 ‘강성 인물’들이 대거 발탁됐다. 이슬람을 ‘악성 암’에 비유한 꼬장꼬장한 군 출신부터, 흑인 인권단체를 ‘공산당에 고무된 조직’으로 비판한 공안검사 출신까지 민주당 인사들과는 '색깔'이 확연히 다른 인물들이 골고루 포진했다.

18일(현지시간) 미국의 뉴욕타임스(NYT), AP통신 등에 따르면 트럼프 당선인은 이날 제프 세션스(69·앨라배마) 상원의원을 법무장관에, 마이크 폼페오(52·캔자스) 하원의원을 중앙정보국(CIA) 국장에, 마이크 플린(58) 전 국가정보국(DIA) 국장을 국가안보(NSC) 보좌관에 각각 인선했다.

세션스 상원의원은 이번 대선 기간 중 트럼프 당선인을 초지일관 지지한 이른바 ‘트럼프 키드’다. 그는 지난 1997년 연방 상원에 진출한 검사 출신 극우파로 당선인의 불법 이민 규제 공약을 앞장서서 옹호해온 장본인이다. 평소 오바마 행정부의 포괄 이민 개혁법과 양형 완화 방침 등에 대해서도 강력히 반대해 왔다.

그는 정치권에 진출하기 전 앨라배마 연방 검사 신분으로 흑인 인권단체를 '비(非) 미국적 단체' '공산당에 고무된 단체'로 지칭해 논란을 촉발한 바 있다. 트럼프 당선인이 백악관 자리가 아닌 상원 인준이 요구되는 각료직을 제시한 것은 세션스 의원이 처음이다. 트럼프는 세션스를 “세계적 법률 전문가”로 평가했다.

폼페오 하원의원은 올해 3선으로 공화당에서도 보수색이 짙은 티파티 소속이다. 미 웨스트포인트 육군사관학교, 하버드대 로스쿨을 나왔다. 오바마 정부의 대표적 업적으로 평가받는 이란 핵 합의를 비롯해 군사와 외교 정책을 평소 강력히 비판해온 강경파다. 그는 지난 대선 과정에서 트럼프를 상대로 국가 방위정책과 관련해 조언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클린턴 민주당 대선후보의 저격수로도 널리 알려져 있다. 클린턴의 최대 약점으로 거론돼온 ‘벵가지 사태’를 집요하게 공략해왔다. 벵가지 사태는 클린턴이 오바마 1기 행정부에서 국무부 장관을 하던 2012년 리비아 벵가지에 있는 미국 영사관에서 발발한 테러사건이다. 당시 크리스토퍼 스티븐슨 미국 대사 등 미국인 4명이 목숨을 잃었다.

하원 벵가지 사태 진상규명 위원회는 당시 클린턴 국무장관의 혐의를 입증할 증거가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하지만 폼페오를 비롯해 이 위원회 소속의 공화당 의원들은 은폐(cover-up) 시도가 있던 것으로 보고, 48페이지 분량의 추가 보고서를 발표하는 등 이 문제를 끈질기게 파고들었다. 이번 대선에서도 벵가지 의혹은 클린턴 후보를 줄곧 따라다녔다.

군 출신인 플린은 지난 2012~2014년 DIA 국장을 지낸 '트럼프의 남자'다. 그는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에 강경대처할 것을 제안했으나, 이러한 제안이 수용되지 않자 오바마 정부를 노골적으로 비판하다 눈 밖에 나 대장으로 승진하지 못한 채 전역했다. 플린은 트럼프와 마찬가지로 러시아에 우호적인 인물로도 알려졌다.

그는 이슬람을 악성암으로 변이되는 정치 이데올로기로 규정해 논란을 촉발한 바 있다. 플린은 군 내부에서는 원칙에 충실한 군인으로 존경을 받았으나, 이러한 성향 때문에 오바마 행정부에서 고초를 겪었다. 플린은 급진 이슬람 세력을 적으로 규정하기 거부하는 워싱턴 정가의 민주당 엘리트들을 강력히 성토해왔다.

트럼프의 대외정책을 이끌 이들 3인방은 공화당 주류에서 한걸음 비켜선 인물들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세션스와 플린은 당선인이 대선기간 중 음담패설 등으로 코너에 몰렸을 때도 한결같은 지지를 보내며 신임을 샀다. 폼페오는 당내 경선에서 마르코 루비오 후보를 지지했으나, 트럼프의 당내 경선 승리가 확실해진 이후 말을 갈아탔다. 그는 마이크 펜스 부통령 당선인 겸 정권인수위원장과 돈독한 사이인 것으로 알려졌다.

뉴욕타임스는 트럼프 당선인이 이날 인선을 시작으로 차기 내각 구성 속도를 높여갈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19일에도 퇴역한 해병대 장성으로 중부사령부 사령관을 지낸 제임스 매티스를 예방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국방장관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매티스는 2004년 이라크 팔루자 공격을 지휘했다. 거친 입담으로 자주 구설에 오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NYT는 “트럼프 당선인은 집권 이후 중도 지향의 정책 의제(agenda)를 추구할 가능성을 내비친 바 있다”면서 “하지만 이번 인선에 비춰볼 때 그가 국가안보나 민권 등 주요 사안에 대해 기존의 강경한 입장을 누그러뜨릴 것이라는 증거는 여전히 없다”고 지적했다.

yunghp@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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