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따라 멋따라> 동해 탄생의 비밀..강릉 해안 비경 '바다부채길'

입력 2016. 11. 19. 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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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릉=연합뉴스) 유형재 기자 = 그동안 꼭꼭 숨겨뒀던 뛰어난 경관의 해안 비경 탐방로가 세상을 향해 문을 열었다.

국내 최고 일출명소인 강원 강릉시 강동면 정동진에서 심곡항을 연결하는 해안단구 탐방로가 세상과 만나 또 하나의 명물이 됐다.

2천300만 년 전 동해 탄생 비밀의 문이 열리면서 국내 최고의 해안탐방로로 주목받는다.

정동 심곡 바다부채길이 그곳이다.

강릉 출신 소설가 이순원이 이름을 지었다.

정동진의 부채 끝 지명과 탐방로가 있는 지형의 모양이 마치 동해(바다)를 향해 부채를 펼쳐 놓은 모양과 비슷하다 해서 이런 근사한 이름을 얻었다.

총 사업비 70억 원이 투자된 바다부채길은 총 길이 2.86km로 이뤄졌다.

이곳은 전국 최장거리 해안단구(천연기념물 제437호)라는 천혜의 환경자원을 이용한 힐링 트레킹 공간 제공을 위해 조성됐다.

건국 이래 단 한 번도 민간인에게 개방된 적 없는 곳이다.

그동안 해안경비를 위한 군(軍) 경계근무 정찰로로만 사용됐다

일반인에게는 단 한 번도 개방되지 않은 미지의 세계다.

그래서 더욱 가보고 싶은 곳이다.

이곳은 동해 탄생의 비밀을 간직한 2천300만 년 전 지각변동을 관찰할 수 있는 국내 유일의 해안단구 지역이다.

민간인 개방을 위해 국방부와 문화재청의 협의와 허가에만 2년간의 세월이 소요됐을 정도로 어렵게 세상에 공개됐다.

바다부채길 탐방은 산 위에 있는 거대한 크루즈형 리조트인 정동진 썬 크루즈 주차장과 아늑한 심곡항 어디를 시점과 종점으로 택하든 자유다.

정동진 썬 크루즈에서 시작하는 게 좀 더 수월하다.

500m가량의 경사지를 내려가면 심곡항까지 비교적 평탄한 코스다.

반대라면 급경사 계단을 올라야 해 힘이 몇 배나 더 든다.

탐방로에 접어들면 시원한 푸른 바다가 막힌 속을 뻥 뚫어 준다.

깎아지른 절벽이 한쪽을 차지하고 반대편에는 푸른 바다가 탐방객을 반긴다.

옥빛 바닷물에 곳곳의 기암괴석, 주상절리, 비탈에 아슬아슬하게 선 소나무와 향나무, 바위 절벽의 해국과 이름 모를 야생화 등 볼거리가 풍성해 힘들 겨를이 없다.

시원한 파도 소리에 지루할 틈도 없다.

곳곳에 있는 벤치에 앉아 밀려오는 파도에 세상의 시름도 실어 보낼 수 있다.

고려 시대 강감찬 장군이 발가락이 여섯 개인 육발호랑이를 백두산으로 쫓았다는 전설이 깃든 투구 바위, 어부의 애틋한 사랑이 담긴 부채 바위의 전설을 소개한 안내판이 탐방객을 불러 모은다.

다양한 모양과 크고 작은 바위가 조각공원처럼 펼쳐졌다.

탐방로 발아래로는 파도가 들이친다.

파도에는 정동진과 심곡의 자랑인 미역이 둥둥 떠다니고 시원한 바닷냄새를 선물한다.

여름에는 붉게 핀 해당화는 탐방로 주변을 지키고 갯메꽃과 하얀 찔레꽃도 곳곳에서 탐방로를 빛낸다.

이름 모를 꽃은 덤이다.

깎아지른 절벽 바위틈에서 다른 곳에서는 좀처럼 보기 힘든 해국이 초겨울인 요즘에도 질긴 생명력을 자랑한다.

향나무와 소나무도 바위틈에서 동해(바다)를 지킨다.

해안에는 파도를 묵묵히 맞는 주상절리가 장관이다.

자갈이라기보다는 큰 굵은 자갈로 된 해변은 동해안에서는 보기 힘든 모습이다.

자갈에 부서지는 파도 소리는 발걸음을 가볍게 한다.

하얀 포말은 마음마저 씻어주는 듯하다.

2천300만 년 전의 신비를 간직한 바위와 돌이 곳곳에서 신비감을 연출해 발길을 머물게 한다.

탐방로에는 해안 경계철조망이 그대로 남아 있고 절벽 곳곳에는 적의 침투를 막기 위한 시설 등이 아직 남아 있어 분단의 현실을 느낄 수 있다.

해안철책은 탐방로 안쪽으로 설치돼 있어 조망을 해치지 않는다.

그러나 절경을 자랑하는 곳이지만 깎아지른 절벽에 바다와 맞닿은 위험한 곳이다.

또 목재와 철재 데크, 해상 보도교로 탐방로가 이뤄져 등산화는 아니더라도 운동화는 필수다.

탐방로는 쉬엄쉬엄 걸어도 크게 힘들지 않고 1시간 10분(편도 기준)이면 충분하다.

그러나 이곳은 안보상 이유로 4~9월에는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 30분까지, 10~3월까지는 오전 9시부터 오후 4시 30분까지만 개방한다.

너울성 파도, 태풍, 강설, 강우, 강풍 등 기상악화 시 안전사고 예방을 위해 출입을 통제한다.

출발 전에 탐방로 개방 여부를 확인해야 낭패를 면할 수 있다.

40~50분 간격으로 순환셔틀버스를 운행해 불편을 덜었지만, 주차장이 아직 턱없이 부족하고 탐방로 중간에 화장실도 없어 약간의 불편함은 감수해야 한다.

바다부채길은 북쪽으로는 정동진 모래시계 공원과 정동진역, 남쪽으로는 국내 최고의 해안드라이브 코스인 헌화로와 접했다.

헌화로는 신라 성덕왕 때 순정공과 수로부인의 애틋한 설화가 남아 있는 곳이다.

탐방로 주변의 감자옹심이, 망치탕, 회덮밥 등 맛집에 들러 끼니를 해결하면 강릉의 멋과 맛을 모두 해결해 금상첨화다.

yoo2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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