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동욱 특검'은 왜 물 건너갔나

김회권 기자 2016. 11. 17. 1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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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동욱 특검의 찬성과 반대의 관점
채동욱 전 검찰총장 ⓒ 연합뉴스

본인의 의지도 강했다. 능력도 있다. 채동욱 전 검찰총장의 얘기다.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특검의 유력한 후보로 떠오르던 인물이었다. 국민적 호응도 높았다. 다른 후보군보다 채동욱 전 총장이 특검이 되느냐 안되느냐에 대한 주목도가 압도적이었다. 채 전 총장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맡겨만 준다면 최선을 다하겠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JTBC와의 인터뷰도 그랬고 CBS 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도 그랬다. 

최순실 특검이 도입된다면 역대 12번째 특별검사팀이 출범한다. 2012년 10월 이명박 전 대통령의 '내곡동 사저부지 매입 의혹' 특검 이후 약 4년 만의 일이다. 검찰에 대한 위험 수위의 불신이 결국 특검을 출범시켰지만 과거에 비춰봤을 때 특검의 한계는 분명했다. 이전 특검이 대부분 정치적 논란만 낳은 채 큰 성과가 없었던 기억 때문이다. 하지만 채 전 총장이 검찰총장에서 물러난 과정들을 반추해보면 과거보다 나은 성적이 나올 가능성이 크다는, 그런 국민적 기대가 담겨 있었다. 

11월17일 '최순실 특검법'은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하지만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원내대표는 야당 추천 몫의 특검 후보로 채 전 총장을 추천할 생각이 없다고 밝혔다. 우 원내대표는 "우리도 채 전 총장을 (추천)할 생각이 원래 없으며, 특검을 정할 때 민주당, 국민의당 몫을 따로 올리는 게 아니라 국민의당이 추천했더라도 우리가 비토할 수 있다"며 "자꾸 채 전 총장 이야기가 나오니 새누리당 의원들이 감정이 상한 모양"이라고 설명했다. 채동욱 특검이 무산될 가능성이 커진 셈이다. 채 전 총장은 특검에 어울리는 인물일까, 그렇지 않을까.

 

채동욱 특검이 돼야하는 이유 

확실한 동기부여

채 전 총장은 박근혜 정부와 악연이 있다. 박근혜 정부 초기 검찰총장으로 임명돼 대선 당시 국정원 댓글 여론조작 수사를 맡았다. 그리고 원세훈 전 국정원장을 기소했다. 하지만 갑자기 혼외자 의혹이 불거졌고 이런 일산상의 이유를 들어 3개월 만에 사임하며 불명예 퇴진했다. 당시 청와대가 국정원 댓글 수사를 막기 위해 외압을 행사했다는 풍문이 끊임없이 나돌았다.

매머드급 특검군단 장악력

이번 특검은 특별검사 1명과 특별검사보 4명, 파견검사 20명, 수사관 40명, 행정업무파견 40명 등 105명에 달한다. 과거보다 훨씬 큰 규모로 꾸려졌다는 점에서 리더십이 중요하다. 야권에서 전직 대법관급을 언급하는 것도 그래서다. 신망이 두터웠던 전직 검찰총장이라는 그의 경력만큼 강한 리더십은 없다.

특수통

채 전 총장은 권력형 비리를 주로 다루는 특수통 검사로 유명했다. 우병우 전 수석의 자리를 대신한 최재경 민정수석에 버금가는 특수통으로 통한다. 그의 별명 중 하나가 '재계의 저승사자'였다. 채 전 총장이 특검이 될 경우 상당한 수사 성과를 이뤄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채동욱 특검이 곤란한 이유

혼외자 논란

그는 최근 인터뷰에서 "제 일신상의 이유로 총장직을 물러났다"고 거듭 말한다. 혼외자 논란이다. 박근혜 정부 초대 검찰총장에서 불명예 퇴진했다는 건 동기부여가 될 수도 있지만 동시에 도덕성 논란도 가져올 수 있다. 특히 박근혜 정부와 대척점에 서 있다는 점은 반대로 말하면 수사 결과가 언제든 정쟁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걸 뜻한다. 

검사 출신보다 판사 출신

검사 출신은 수사 능력이 뛰어나다. 하지만 검찰의 조직 문화는 자기 친정 식구들에 대해 동질감이 강한 편이다. 검사 출신이 특검이 될 경우 내부까지 다 들여다보면서 검찰 수사의 미진한 부분을 파헤칠 수 있는 건 장점이지만, 친정 식구들을 힘들게 만들 정도의 결과물은 내놓기 어렵지 않겠냐는 우려가 있다. 

새누리당의 거센 반발

새누리당의 채동욱 특검에 대한 반감은 꽤 큰 편이다. 권성동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의 발언을 보자. "채동욱 전 총장은 자신의 잘못은 생각하지 못하고 이 정부에서 자신이 찍혀나갔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다. (특검이 되면) 당연히 보복수사에 나설 것이고, 무리한 기소를 하게 될 것이다." 새누리당 시점에서 그 누구보다 곤란한, 동시에 그 누구보다 거부하고 싶은 후보가 채 전 총장인 셈이다.​ 

김회권 기자 khg@sisapres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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