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진웅 "AAA대상은 앞으로 있을 수많은 실패 이겨내는 힘"(인터뷰)

전형화 기자 2016. 11. 17.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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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뉴스 전형화 기자]
조진웅/사진제공=롯데엔터테인먼트
조진웅/사진제공=롯데엔터테인먼트
"제 1회 AAA 대상에 '힘 입어' 열심히 살겠다."

'힘 입어'를 강조했다. 조진웅에겐 제 1회 AAA 대상 수상자라는 무게가, 짐이라기 보다는 응원이었다. 그는 "1회, 처음이라는 말이 주는 무게가 있다. 하지만 이 상이 앞으로 있을 수많은 실패를 이겨내는 힘을 줄 것 같다. 많은 분들을 웃게 만드는 광대로서 열심히 살겠다"고 말했다.

조진웅이 16일 서울 경희대 평화의 전당에서 열린 2016 Asia Artist Awards(AAA)에서 드라마 부문 대상을 수상하는 영예를 안았다. AAA는 한국에서 처음 열린 K-POP, 드라마 통합 시상식. 조진웅은 올 초 화제를 모았던 tvN 드라마 '시그널'로 쟁쟁한 후보들을 제치고 대상을 거머쥐었다.

최초, 처음, 시작, 이란 말들은 설렘과 두려움을 동시에 안긴다. 조진웅에겐 '시그널'과 AAA는 처음과 시작이란 의미다. '시그널'로 TV드라마에서 첫 주연을 맡았던 그는, 준비된 배우로 기회를 잡았고, 그 결과는 AAA 대상으로 이어졌다. 이제 다시 시작이다.

"처음부터 ('시그널'로) 큰 사랑을 받을 생각은 전혀 못 했다. 너무 소재가 무겁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실제 사건이 바탕이기도 해서 조심스러웠다. 과거와 현재가 무전으로 교차된다는 설정에 이게, 뭐야, 뜬금없다고 생각하기도 했다. 그저 이 드라마에서 다뤘던 이야기들이 많은 분들에게 위안이 됐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잘 봐주셔서 그저 고마울 뿐이다."

고개를 숙였다. 조진웅은 "소품을 다루는 막내까지 현장에서 온 스태프가 같이 울고 웃었다. 이 수상은 온전히 그들 덕분"이라고 했다. "너무 모범 답안"이라고 물었다. 그는 한 가지 일화를 털어놨다.

극 중 영화 '개그맨'을 보는 장면인데 남들은 웃고, 자기는 우는 장면을 찍어야 했다. 남들과 다른 운명을 아니깐, 웃어야 되는데 울 수 밖에 없는 상황을 묘사하는 장면이었다. 그 장면을 위해 앞에서 연출부들이 엉터리 춤을 췄다. 보조 출연자들이 웃어야 했으니깐. 조진웅은 "스태프들이 감정이 격해져서 울면서 춤췄다. 그리고 촬영이 끝나고 내게 다가 와 '선배님, 죄송하다'고 하더라. '뭐가 죄송해. 최선을 다했는데'라며 등을 두드렸다. 내게 '시그널'은 그런 의미"라고 했다.

진심이 전해졌다. '힘 입어'란 말에 대한 진심도 새삼 느껴졌다. 사실 조진웅에게 2016년은 냉탕과 온탕을 오가는 한해기도 했다. 드라마 '시그널'로 큰 사랑을 받긴 했지만, 안성기와 호흡을 맞춘 영화 '사냥'은 흥행에 참패했다.

조진웅은 "사람에겐 늘 시기가 있고 때가 있다. 이 정도 되면 나도 잘 났다고 하고 다녀도 될 것 같은데, 그저 저는 작품을 계속 열심히 하는 게 정답인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안 되는 작품이 더 아쉽고 반성하게 된다. 동료들과 우린 뭔가를 잘 못 했을까 고민한다. 아무래도 아픈 자식이 더 눈에 들어온다"고 토로했다.

'시그널'로 사랑 받을 때 '사냥' 동료들이 "좋겠수"라고 하면 몸 둘 바를 몰랐다.

그래서일까, 조진웅은 한층 깊어졌다. 수많은 작업과 동료들과의 호흡으로 만들어진 결과물이다.

"어떤 선배님이 아침에 일어나서 창문을 열고 떨어져 죽으면 '오늘 찍을 그 장면을 찍지 않아도 되는데'라고 부담을 토로하는 걸 들은 적이 있다. 아니 저 정도 되는 사람도 그런데 나 같은 사람은 어떻게 해야 할까라 생각했다. 그런 고민을 이제야 하는 것 같다."
조진웅/사진제공=롯데엔터테인먼트
조진웅/사진제공=롯데엔터테인먼트
하나 하나 쌓여간다. 이성민과 같이 찍은 CF에서, 조진웅은 "형, 우리 잘 가고 있는 거지"라고 묻는다. 그는 분명 잘 가고 있다. 원래 그 CF는 친구끼리 나누는 콘셉트였지만, 조진웅의 제안으로 형으로 바뀌었다. 조진웅은 "이성민 선배와 10년 전 무명배우로 서로 만났다. 그랬던 우리가 CF를 같이 찍게 됐다. 얼마 전 영화 '보안관'도 주연으로 같이 했다. 그러니 그저 열심히 하는 것만이 답인 것 같다"고 말했다.

그저 찾아만 줘도 고마울 무명일 때와 달리 유명인이 된다는 건, 그만큼 인기가 커지고 시기와 질투도 커진다는 뜻이기도 하다. 이곳저곳에서 많이 찾게 되고, 그래서 거절할 수 밖에 없는 일들도 더 많아지기 마련이다.

조진웅은 "죄송할 일들이 많아져서 고민"이라고 했다. 그는 "아무래도 더 심사숙고하게 된다. 그러다보니 재는 부분도 많아지고. 다음 작품이 또 하나의 기준이 될 수 있으니깐"이라고 토로했다. 조진웅은 드라마 '앙투라지'와 영화 '보안관' 촬영이 초반 일부 겹쳤을 때, 그래서 진심으로 미안했다고 말했다.

"좋은 걸 다 한다고 다 되는 건 아니다. 나와 맞지도 않고. 여러 사람들에게 민폐만 끼칠 수 있다. 내가 쉬는 시간을 없애더라도 다른 사람들에게 폐를 끼치지 않은 게 제일이다."

조진웅은 현재 방영 중인 '앙투라지' 외에 내년 영화 '해빙' '보안관' 개봉을 앞두고 있고, 영화 '대장 김창수' 촬영에도 돌입했다. 쉴 틈 없는 나날이고, 미안한 날도 많지만, 그렇기에 더 최선을 다하는 것만이 답이라고 했다.

조진웅은 "상이라는 게 그래서 무겁지만 한편으론 자신감을 준다. 제 1회 AAA 대상은 '힘 입어'란 말이 맞다"며 웃었다.

"2016년은 정말 다사다난한 해였다. 쇄신하는 해였기도 했다. 사람이 뭔가를 겪으면 성장하는데 내가 할 수 있는 영역과 할 수 없는 영역이 구분되더라. '사냥'은 반성했고, '시그널'은 감사했다. 이 상에 힘 입어 또 많은 실패를 이겨내야 겠다."

조진웅은 "내년에는 정말 좋은 세상이 됐으면 진짜 좋겠다"고 했다. "그렇게 되도록, 광대로서 사람들을 좀 더 웃을 수 있게 노력하겠다"고도 했다.

조진웅은 최근 시상식에 노란 리본을 달고 등장한다. 세월호를 기억하자는 뜻이다. 그는 "왜 다냐"는 말에 "액션보다 내 마음"이라며 "잊지 말자"는 뜻이라고 했다.

조진웅의 최근 작품 행보를 보면 그 말에 진심이 묻는다. 그는 독립운동을 다룬 영화 '암살'을 찍었고, 과거와 현재가 대화하는 '시그널'을 했으며, 이제 '대장 김창수'를 찍는다. '대장 김창수'는 백범 김구 선생의 청년 시절 이야기다.

조진웅은 그렇게 다시 시작하고 있다. 그가 겪을 실패와 영광이 벌써부터 기대된다.

전형화 기자 aoi@mtstarnews.com<저작권자 ⓒ ‘리얼타임 연예스포츠 속보,스타의 모든 것’ 스타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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