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맹경환 특파원의 차이나스토리] 강제 철거에 분노한 청년의 신속한 사형 집행, 법치주의의 승리일까?

베이징=맹경환 특파원 2016. 11. 17.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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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2월 19일 오전 9시 허베이성 스자좡시 베이가오잉신촌에서는 음력 1월 1일 춘제를 맞아 단배식이 열리고 있었습니다. 허 서기는 죽었고 스좌장 중급인민법원과 허베이성 고급인민법원은 1심과 2심 모두 고의살인죄를 적용해 사형을 확정했습니다. 베이징대 법학과 교수를 비롯해 10여명의 법조인들은 지난 13일 저우창 중국 최고인민법원장에게 공개서한을 보내 자징룽의 사형을 연기해달라고 요청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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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5일 고의 살인 혐의로 사형 집행을 당한 자징룽의 생전 모습. 봉황망


지난해 2월 19일 오전 9시 허베이성 스자좡시 베이가오잉신촌에서는 음력 1월 1일 춘제를 맞아 단배식이 열리고 있었습니다. 갑자기 나타난 당시 28세의 자징룽은 못 박는 데 쓰는 타정총을 당 촌서기 허젠화의 머리에 발사했습니다. 허 서기는 죽었고 스좌장 중급인민법원과 허베이성 고급인민법원은 1심과 2심 모두 고의살인죄를 적용해 사형을 확정했습니다. 그리고 지난 15일 각계의 선처 호소에도 불구하고 사형은 집행됐습니다.
 
 자징룽의 사형 집행은 중국에서 많은 논란을 남겼습니다. 베이징대 법학과 교수를 비롯해 10여명의 법조인들은 지난 13일 저우창 중국 최고인민법원장에게 공개서한을 보내 자징룽의 사형을 연기해달라고 요청했습니다.

 논점은 크게 두 가지입니다. 우선 자징룽은 국가 폭력의 희생자여서 선처가 필요하다는 주장입니다. 자징룽은 2013년 자신의 집이 강제 철거된 것이 억울했습니다. 철거 과정에서 가족의 연금 중단 등 협박이 있었다는 증언도 재판 과정에서 나왔습니다. 폭력배를 앞세운 촌 정부의 강제 철거는 자징룽의 생일이자 결혼식을 18일 앞두고 일어납니다. 자징룽은 법정에서 “살 길이 있었다면 이렇게 죽음의 길을 선택하지 않았을 것”이라면서 “나는 인민의 적을 제거했다”고 항변했습니다.

 또 하나는 형평성입니다. 보시라이 전 충칭시 서기 부인인 구카이라이는 영국인 파트너 사업가를 독살했지만 형량은 사형집행 유예였습니다. 사회적 약자도 자신의 재산을 보호하고 법의 보호를 받을 평등한 권리가 있다는 겁니다.

 각계의 요구에도 불구하고 법원과 정부는 사형을 집행했습니다. 최고법원은 사형 집행은 정당하다고 강변했습니다. 사형 집행 후 웨이보에 발표한 성명에서 “자징룽은 살인을 저질렀다”면서 “행위는 잔인하고 사회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쳤다”고 설명했습니다. 특히 2년 여 동안 살인을 준비한 정황이 보이고 사건 당일에도 도주하다 붙잡혔다는 점에서 다분히 고의성이 엿보인다는 이유도 들었습니다.

 관영 매체들도 거들었습니다. 환구시보는 논평에서 “대중은 각자 의견을 내놓을 수 있지만 법을 준수해야 한다”면서 이번 사형집행은 ‘법치주의의 승리’라고 선언했습니다. 특히 “인터넷 여론이 주도하는 ‘도덕법정’은 중국의 최고법원이 아니다”고 강조했습니다.

 살인은 중죄입니다. 하지만 때로는 법의 관용이 필요할 때도 있습니다. 그럴듯한 논리를 대지만 이번 사형 집행은 공산당과 국가에 대한 정면 도전의 말로를 보여주겠다는 의지가 엿보입니다.

베이징=맹경환 특파원 khmae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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