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정석 "비슷한 역할? 즐거움 줄 수 있다면 피할 생각 없다"(인터뷰)

전형화 기자 2016. 11. 16. 1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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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뉴스 전형화 기자]
조정석/사진제공=CJ엔터테인먼트
조정석/사진제공=CJ엔터테인먼트

조정석은 밝다. 진짜 모습은 어떻든, 대중에게 전해지는 그의 모습은 밝다. 혜성처럼 등장했던 '납뜩이'부터, 대중은 조정석에게 밝은 모습을 찾았다. 최근 종영한 드라마 '질투의 화신'에서도 마찬가지. 그가 유방암을 앓고, 브래지어를 착용해도, 조정석이라면 납득을 한다. 그는 그렇게 대중을 무장해제시킨다.

어쩌면 양날의 검이다. 한 면만을 보고 싶어 하는 사람들에게, 그 한 면을 아주 잘 보여준다는 것은, 뒤집으면 다른 모습을 보여주면 선뜻 받아들이지 못한다는 뜻이기도 하다.

조정석은 개의치 않았다. "비슷한 역할을 피하고 싶진 않다"고 했다. "내게 기대하는 모습이 있고, 나를 통해 즐거움을 얻을 수 있다면 애써 피할 생각은 없다"고 했다.

24일 개봉하는 '형'(감독 권수경)은 그런 조정석의 지금을 볼 수 있는 영화다. '형'은 전과 10범인 사기꾼 형이, 유도 국가대표 선수였다가 사고로 실의에 빠진 동생을 팔아 가석방된 뒤 원하지 않은 동거를 하게 되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린다. 웃고 울린다. 조정석에게 기대되는, 조정석이 잘 할 수 있는, 웃음이 터지고 눈물이 흐른다.

뻔할 수 있는, 그래도 피하지 않는, 오히려 즐기는, 그를 만났다.

-'형'은 왜 했나.

▶시나리오를 재밌게 읽었다. 내게 감정의 변화를 줬다. 감동을 받았다. 재밌고 슬펐다. '오 나의 귀신님' 촬영장에 가는 차에서 시나리오를 읽었는데 펑펑 울었다. 나만 그런가 싶어서 같이 일하는 스태프에게도 읽어달라고 부탁했었다.

-뮤지컬과 달리 TV드라마나 영화에선 비슷한 캐릭터를 계속 맡는 것 같은데.

▶비슷한 역할을 피하고 싶진 않다. 내게 사람들이 기대하는 모습이 있다면, 그걸 지양하고 싶지는 않다. 겹치고 소비되는 느낌이 있다고 하더라도, 나를 통해 즐거움을 얻는다면 피할 생각은 없다. 그렇다고 그걸 지향하지도 않지만.

-비슷한 캐릭터를 맡는다기 보단 반 박자 빠르거나 반 박자 느린 특유의 호흡 때문에 그렇게 보이기도 하는 것 같은데.

▶늘 새로운 호흡을 찾으려 노력한다. 그런 노력에 조정석이란 사람의 말투도 얹히다보니 그런 것 같다. 내 연기 스타일이라 계속 고민하고 노력한다.

-'건축학개론'에서 납뜩이로 등장한 이래 점점 코미디가 진화되는 느낌인데.

▶진화? 글쎄, 진화했다기 보다는 날 늘 이랬다. 원래부터 그랬는데 내가 참여하는 매체들이 바뀐 것이다. 그리고 매체에 대한 내 이해도가 점점 늘고 있어서 그렇게 보이는 게 아닌가 싶다. 내 코미디는 이렇다고 이야기는 못한다. 그때 그때 상황에 맞게 행동하는 것 뿐.

-'형'에서 여자를 꼬시는 방법을 설명할 때 얼핏 납뜩이 모습이 보이기도 하는데.

▶나도 연기를 하면서 납뜩이 생각을 많이 했다. 일부러 오마주를 의도하기도 했다. 내 캐릭터를 내가 오마주한 셈이다.

-실제 여자를 꼬시는 무기가 있나.

▶그냥 자연스러운 게 가장 좋은 것 같다. 편안하게 대화를 하다 보면 서로를 자연스럽게 알게 되고 그렇게 만남을 갖는 게 아닐까. 내 입으로 이야기하자니 그렇지만 그게 내 무기인 것 같다.
조정석/사진제공=CJ엔터테인먼트
조정석/사진제공=CJ엔터테인먼트
-'형'은 웃고 울린다. 신파 느낌도 강한데.

▶처음 시나리오를 읽었을 때는 그런 느낌이 별로 안 나서 좋았다. 결과물은 내 생각과 좀 다르게 받아들이시는 것 같지만. 원래는 좀 더 까칠까칠한 느낌이었다. 욕들의 향연이 더 거칠었고. 찍으면서 감독님을 비롯해 많은 분들과 이야기를 하면서 지금의 톤앤매너가 잡혔다. 그게 이상하다는 건 전혀 아니다. 영화란 건 결국 그렇게 맞춰가는 작업이니깐.

감독님이 선장이라고 생각한다. 감독이 원하는 걸 먼저 캐치하고 거기에 조정석을 얹혀서 연기한다. 물론 내 생각과 180도 다르면 심하게 대립해 내 의견을 관철할 때도 있다. 결국 설득하거나 설득 당하거나다. '형'은 시나리오의 힘을 믿고 갔기에 큰 이견들은 없었다.

-시국이 시국인지라 코미디영화인 '형'이 지금 선보이는 게 더 좋다고 생각하나.

▶적절한 시기인지는 배급팀이 결정하는 것이니 그건 잘 모르겠다. 다만 늘 언제나 자신있다. 외모에 대한 자신은 별로 없지만 무엇을 맡아 할 때는 늘 자신감이 있었다. 마음가짐이랄까. 자신감이 없으면 배우를 하지 말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어야 어떤 역이든 도전할 수 있다.

-'나의 사랑 나의 신부'로 첫 주연을 맡았을 때는 굉장한 부담을 느꼈다고 했는데.

▶부담은 언제나 있다. '특종' 때는 더 심했다. 그래도 부담은 있지만 자신감은 늘 있다.

-동생 역으로 아이돌그룹 엑소의 멤버 도경수와 호흡을 맞췄는데.

▶신선한 조합이라고 생각했다. 서로 닮았는데 닮지 않은 것 같아서 좋았다. 내가 아는 도경수는 남자답고 수컷 냄새가 물씬 풍기는 친구다. 오히려 좋은 선입견이 있었다. 도경수가 출연한 '카트'를 워낙 좋게 봤다. 그래서 도경수가 '형'을 한다고 했을 때 만나보고 싶다고도 했다. 경수가 출연한 웹드라마도 6화까지 봤고. 집중력이 무척 좋다. 감정을 표현하는 것보다 앵글에 덜 잡히는 것 같으니 좀 더 해보라고 작은 조언을 했었다. 영민하지 못하면 그런 조언조차 자기 것으로 하지 못하는데 잘 캐치하더라. 그런 점에서 무척 영민한 배우기도 하다.

-함께 하는 배우들과 감독들의 전작을 다 살피는 편인가.

▶그렇다. 알아야 하니깐. 권수경 감독님은 연출하신 '맨발의 기봉이'도 그렇고, 시나리오를 쓰신 '7번방의 선물'도 그렇고 좀 더 대중적인 느낌이 있었다. '형'도 마찬가지고.

-다른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 작품보다 대중적인 작품을 쫓나.

▶물론이다. 언제나 흥행배우가 되고 싶다. 잘 돼야 나의 다른 모습도 보여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 관객이 없으면 무대가 성립되지 않으니깐. 예전에는 기분 좋은 배우, 믿음을 주는 배우가 되고 싶다고 했었다. 그런데 흥행배우란 게 믿음을 주는 배우란 소리 아닌가. 그 배우가 나오면 믿고 본다는 뜻이니깐.

-촬영현장에서 애드리브를 많이 한다던데.

▶별로 안한다. 애드리브는 정해진 대사가 다 끝났는데 감독님의 컷이 안 나올 때 그 때 많이 한다. 텍스트 안에서는 애드리브를 잘 섞지 않는다.

-'꽃보다 청춘' 같은 예능 프로그램을 보면 오히려 진중한 모습이던데.

▶그게 실제 나다. 내게 연기는 역할놀이다. 연기를 처음부터 놀이처럼 접했다. 교회에서 성극을 하고, 조명을 하고, 연출을 하고, 춤 추고, 그러면서 놀이로 시작했다. 뭐 그래도 즐거운 자리에선 재밌게 이야기하곤 한다.
조정석/사진=CJ엔터테인먼트
조정석/사진=CJ엔터테인먼트
-자신감이 넘친다고 했고, 흥행배우가 되고 싶다고 했는데, 성공에 대한 욕망 같은 게 강한가.

▶그렇지는 않다. 그냥 실패하면 또 성공이 있을 거라 생각한다. 잘한다고 어깨 올라갈 필요도 없고, 못한다고 움추릴 필요도 없다.

-'질투의 화신'에서 공효진과 실제 연인처럼 호흡이 좋다는 소리를 많이 들었는데. '오 나의 귀신님'도 그랬고.

▶그런 소리를 들을 때마다 정말 기쁘다. 나와 효진이가 정말 연기를 잘 했구나라고 생각한다. 여자친구(거미)도 전혀 질투가 없다. 연기란 걸 잘 아니깐. 연애전선도 이상 없다.

-로맨틱코미디를 많이 하는데.

▶그래서 이제는 다른 장르를 하고 싶다. 액션이나 스릴러 같은 어두운 장르. 어떤 목표가 있어서라기보다 댄스뮤지컬을 계속 하다보면 아, 이제 좀 진중한 것 하고 싶다란 생각이 든다. 정극만 계속하다 보면 이제 좀 웃기는 걸 하고 싶다란 생각이 들고.

한편으론 계속 철이 없었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한다. 철이 들면 상상력의 한계가 생길 것 같다. 나이 들어도 젊은 사람들과 계속 유머코드가 통했으면 좋겠고. 유재석 선배가 집에 TV를 여러 대 놓고 다 모니터를 한다고 하지 않나. 그게 맞는 것 같다. 같이 연기하고 호흡하는 상대를 그래야 이해할 수 있으니깐. '형'에서 호흡을 맞춘 도경수와도 12살 차이인데, 현장에서 많은 대화를 나눴다.

-큰 작품보다는 작지만 드라마가 강한 작품을 주로 하는데.

▶배우가 대도구로 쓰이는 작품보다는 배우가 좀 더 드러나는 작품을 선택 하는 것 같다는 소리라면 맞는 것 같다. 그게 내 선택인 것 같다. 그래도 '내부자들'이나 '베테랑', '타짜' 같은 캐릭터들이 명확한 작품도 하고 싶다. 그런 작품을 하면 내가 아닌 명징한 캐릭터가 보일 수도 있을 것 같고.

-잘 하는, 사람들이 좋아하는, 그런 작품과 역할을 계속 할 것도 같은데.

▶그렇지는 않다. 여러가지를 해보고 싶다. 그게 실패의 지름길이라도 다 해보고 싶다. 없이 살았을 때도 그랬다. 매번 끊이지 않고 공연을 해야 했을 때도, 정말 급전이 필요했을 때도, 원하지 않는 작품을 했던 적은 없었다.

-꼭 같이 해보고 싶은 감독이 있다면.

▶워낙 봉준호 감독님의 팬이다.

-차기작은

▶아직 결정된 게 없다.

전형화 기자 aoi@mtstarnews.com<저작권자 ⓒ ‘리얼타임 연예스포츠 속보,스타의 모든 것’ 스타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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