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희윤 기자의 싱글노트]보위부터 코언까지 하늘로 간 지상의 별들

2016. 11. 16. 0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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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중음악 팬들에게도 2016년은 악몽 같은 해다. 2012년 한국대중음악상 4개 부문 후보에 오른 이 음반의 하이라이트는 9분 30초짜리 대곡 ‘제한된 시간 속에서 영원의 시간 속으로’. ‘Going Home’(2012년)에서 ‘난 레너드랑 얘기하고 싶어/그는 슈트를 입은 게으른 멍청이지’ 하고 독백하더니, ‘Slow’(2014년)에서는 ‘좀 느린 음악을 틀게 당신은 빨리 도달하고 싶어 하지만 난 좀 늦춰보려 하거든’이라 고백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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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11월 15일 화요일 맑음. 영원한 한숨.
#229 Leonard Cohen 'YouWant It Darker'(2016년)
[동아일보]
 대중음악 팬들에게도 2016년은 악몽 같은 해다.

 1월 데이비드 보위를 필두로 프린스, 비틀스의 프로듀서 조지 마틴, 이글스 멤버 글렌 프라이, 리언 러셀, 그리고 14일 들국화의 전 기타리스트 조덕환까지…. 큰 별들이 잇따라 우주공간으로 날아갔다.

 2011년 조덕환이 58세에야 낸 음반 ‘Long Way Home’(집으로 가는 먼 길)은 그의 처음이자 마지막 정규앨범이다. 2012년 한국대중음악상 4개 부문 후보에 오른 이 음반의 하이라이트는 9분 30초짜리 대곡 ‘제한된 시간 속에서 영원의 시간 속으로’. 1997년 요절한 들국화 동료 허성욱을 그리는 곡이다. ‘제한된 시간 속에서 영원의 시간 속으로/이 세상 공간 속에서 저 하늘 공간 속으로/떠나가 버렸네….’ 이제 고인 자신을 향한 송가가 됐다.

 세상의 종말, 자기 소멸의 그림자를 십자가처럼 진 채 그 공포를 허허한 예술로 승화한 이들은 얼마나 용감한가. 7일 82세를 일기로 별세한 캐나다 싱어송라이터 레너드 코언이 최근 낸 유작 ‘You Want It Darker’(사진)는 보위의 음악적 유서 ‘Blackstar’와 연결된다.

 코언은 어쩌면 몇 년 전 이미 신기루처럼 떠있는 결승선을 봤는지 모른다. 2009년부터 올해까지 무려 5장의 실황음반과 3장의 정규음반을 몰아 내며 잰걸음을 했으니. ‘Going Home’(2012년)에서 ‘난 레너드랑 얘기하고 싶어/…그는 슈트를 입은 게으른 멍청이지’ 하고 독백하더니, ‘Slow’(2014년)에서는 ‘좀 느린 음악을 틀게… 당신은 빨리 도달하고 싶어 하지만… 난 좀 늦춰보려 하거든’이라 고백한다.

 신작 겸 유작을 여는 첫 곡 ‘You Want It Darker’에서 코언은 성서 속 아브라함에 자신을 빗댄다. 특유의 컴컴한 목소리가 낮게 엎드린 채 그르렁댄다. ‘제가 여기 있어요. 제가 여기 있어요./주여, 저는 준비가 되었어요.’

 1994년 요절한 커트 코베인은 너바나의 ‘Pennyroyal Tea’에서 이렇게 노래했다. ‘다음 세상엔 레너드 코언이 되게 해줘/그럼 영원토록 한숨 쉴 수 있을 테니.’

 지금쯤 하늘 위 무대엔 두 대의 기타가 준비됐을까.

임희윤 기자 im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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