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교육청 "정유라 청담고 졸업 취소 검토"(종합)
[머니투데이 최민지 기자] [출석인정에 필요한 보충학습 자료 없어… 관리한 교사는 출국 중]
서울시 교육청이 14일 정유라씨(20·개명 전 정유연)의 청담고 졸업 취소를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훈련과 대회에 참여하면서 보충학습 과제물을 제출하지 않은 정황이 발견됐기 때문이다. 청담고 졸업이 취소되면 정씨의 이화여대 입학도 자동적으로 철회된다.
오경환 서울시의원은 이날 오후 서울시교육청 교육위원회 청담고 행정감사에서 "학생 선수는 대회 출전 시 출석인정을 받기 위해 공문과 함께 학교에 보충학습 과제물을 제출해야 한다"며 "정유라씨의 보충학습 과제물 자료를 요청했더니 '증빙자료 없음'이라는 답이 왔다. 만약 과제물이 학교에 제출되지 않았다면 현재 출석인정된 결석은 모두 결석으로 처리돼야 한다"고 말했다.
학교체육진흥법시행규칙에 따르면 학기 중 대회출전으로 수업 결손이 예상되는 경우 학교는 대회출전 내부결재 시 보충학습계획을 반드시 반영해야 한다. 또한 담임·교과담당교사가 수업 결손 정도에 따라 과제 범위와 내용을 제시하고 보충학습 결과를 확인해 과제물 제출, 쪽지시험 등 증빙자료를 보관해야 한다.
오 의원은 "정씨의 출석인정결석이 인정받지 못할 경우 법정 출석일수를 충족하지 못하므로 졸업을 취소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윤오영 서울시교육청 교육정책국장은 "졸업 취소를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만약 정씨의 청담고 졸업이 취소되면 이화여대 입학은 자동 철회된다.
이날 교육위원들은 청담고의 출석 관리 부실에 대해 재차 지적했다. 김경자 서울시의원은 "정유라씨는 고3 시절인 2014년 9월20일과 21일 양일에 걸쳐 인천아시안게임 마장마술 단체전에 출전했지만26일 이후에도 대회출전 시간할애 공문을 통해 결석을 하고도 출석을 인정받았다"며 "경기가 끝나고 메달을 딴 것을 알면서도 정씨의 출석을 인정한 것은 특혜가 있다고 밖에 이해가 안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당시 학교장은 "출결 관리가 부실했던 것은 인정한다"면서도 "특혜는 아니다"라고 적극 부인했다. 박 전 청담고 교장은 "공문을 믿고 출석을 인정한 것뿐 특혜를 준 것은 절대 아니다"라고 말했다.
최순실씨의 교권 침해에 대해서는 "많은 교사들이 모욕감을 느꼈다"는 증언이 나왔다. 최순실씨는 교육당국의 지침에 따라 정씨의 대회 출전 횟수를 4회로 제한해야 한다는 송모 교사에게 폭언을 일삼은 바 있다. 이와 관련, 동료 예체능부장 교사는 "당시 현장에 있었던 교사들이 같이 화를 내며 '담당 업무만 할뿐인데 (최씨가) 교육부를 들먹이니 어르신 왜 이러십니까'라며 몇번 제재를 했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이날 감사장에서는 정씨의 성적 특혜 의혹도 나왔다. 정씨는 2학년과 3학년 때 교과우수상을 수상했다. 박기열 서울시의원은 "정유라 학생이 3년 내내 결석을 자주 해놓고도 학업우수상을 탔다"며 "학업우수상은 4% 안에 드는 1등급 학생에게나 주는 상이므로 정씨의 수상 절차가 적법하지 않아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박창호 전 청담고 교장은 "서류를 보지 못해서 뭐라 확답할 수 없지만 우수교과상과 공로상은 적법한 절차에 의해서 준 상"이라고 말했다. 박 의원이 근거를 대라고 하자 박 전 교장은 "방송에 나온 말들은 모두 믿지 않는다"며 "의혹 제기에 대한 내용을 확인할 시간을 달라"고 말했다가 의원과 참석자들의 질타를 받기도 했다.
최민지 기자 mj1@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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