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만 촛불]"돈 없는 내 부모를 탓하지 않아도 되는 나라가 되기를"

글·사진 허진무 기자 2016. 11. 13. 2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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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ㆍ광장에 나붙은 시민들의 소망 ‘퇴진 이후의 우리 사회는…’

지난 12일 서울 광화문광장에 설치된 ‘박근혜 퇴진 이후 우리가 바라는 사회는?’이라는 게시판에 시민들의 다양한 의견이 적힌 메모가 붙어 있다.

시민들은 12일 서울 도심에서 열린 ‘100만 촛불항쟁’에서 박근혜 대통령 퇴진 이후 한국사회의 모습에 대한 희망과 기대를 작은 포스트잇 종이에 담아 쏟아냈다.

문화예술인들이 노숙농성 중인 ‘광화문광장 캠핑촌’에는 이날 오후 4시쯤 ‘박근혜 퇴진 이후 우리가 바라는 사회는’이라는 제목의 벽면이 설치됐다.

이곳에는 시민들이 자신이 바라는 한국사회의 모습을 쓴 포스트잇 200여장이 붙어 있었다.

포스트잇을 보면 시민들이 가장 바라는 한국사회는 노력을 인정받는 국가다. “빽 많고 돈 많은 인간들만 성공하는 사회가 아닌 노력으로 보답받을 수 있는 사회” “앞으로 노력을 배신하지 않는 사회가 되길” “열심히만 한다면 행복하게 살 수 있는 사회” 등이 적힌 포스트잇이 눈에 띄었다.

공정한 사회에 대한 갈구도 보였다. “돈 없는 내 부모를 탓하지 않아도 되는 나라” “공정하고 공평한 대한민국” “대통령이라고 봐주지 않는 나라” 등의 포스트잇이 있었다. “정말 깨끗한 국가” “권력이 판치지 않는 나라” “부정부패가 일어나지 않고 평화로운 국가” 등 깨끗한 사회에 대한 염원도 나타났다.

꿈과 희망이란 단어도 많이 언급됐다. “꿈을 꿀 수 있는 나라가 됐으면 좋겠다” “희망이 있고 꿈을 포기하지 않도록 줄 세우지 않는 사회” “꿈꾼 만큼 행복해질 수 있는 세상” “아이들에게 희망을 주는 나라” 등의 내용이 있었다.

“배려, 존중, 공존하는 사회” “모두가 존중받는 사회. 모두가 사랑할 수 있는 사회. 모두가 존경할 수 있는 사회” “속이지 않고 사랑하며 함께 나눌 수 있는 그런 나라” 등 공동체 구성원 간 존경과 존중에 대한 갈망도 엿보였다.

포스트잇 벽면을 설치한 문화연대 활동가 신유아씨는 “야당은 정권교체에만 혈안이 돼 있는데 문제는 과연 정권을 잡으면 어떻게 할 것이냐”라며 “시민들이 어떤 세상과 정부를 바라는지 듣고 싶어 이런 벽면을 준비했다”고 밝혔다.

<글·사진 허진무 기자 imagin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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