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의 세월호 7시간 해명, 사퇴할 이유만 늘었다

김도연 기자 2016. 11. 12. 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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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설] 세월호 스무고개하며 국민 우롱하는 대통령… 대통령을 믿지 않는 까닭은 본인에 있다

[미디어오늘 김도연 기자]

박근혜 대통령이 11일 정연국 청와대 대변인을 통해 ‘세월호 7시간 행적’에 대해 해명했지만 여전히 의문은 풀리지 않는다. 

되레 세월호 참사 당일인 2014년 4월16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박 대통령이 어디서 무엇을 했는지 다시 제대로 밝히라는 여론에 불을 댕긴 모양새다.

정 대변인은 이날 청와대 춘추관을 방문해 “일부 언론에서 세월호 사고 당일 7시간 동안 박 대통령이 성형시술을 받았다는 의혹을 지속적으로 제기하고 있다”며 “이는 전혀 근거 없는 유언비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박 대통령에게 직접 확인한 결과, 전혀 사실이 아니었다”며 “청와대 경호실에 확인한 결과, 당일 외부인이나 병원 차량이 청와대를 방문한 사실은 없었다. 박 대통령은 세월호 사고 당일 청와대에서 정상 집무를 봤다”고 주장했다.

▲ 박근혜 대통령이 세월호 참사 직후인 2014년 4월17일 진도실내체육관을 찾아 세월호 실종자 가족들을 위로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정 대변인은 “세월호 사고에 대해 지속적으로 15차례에 거쳐 국가안보실, 정무수석실의 상황 보고를 받았다”며 구체적인 보고 시각도 나열했다. 

그러면서 “세월호 사고 당일 12시50분 청와대 고용복지수석이 기초연금법과 관련해 박 대통령에게 10분간 전화로 보고한 것도 확인했다”고도 했다.

청와대가 일종의 대통령 알리바이를 던진 셈인데, 실제 최원영 전 청와대 고용복지수석은 11일 인터뷰를 통해 “세월호 참사가 일어났던 날 오후 박 대통령에게 전화해 기초연금법을 둘러싼 국회 상황을 보고했다”며 청와대 측 해명에 힘을 실었다.

그러나 국민 다수가 이러한 해명을 믿지 못하는 까닭은 박 대통령 본인이 최순실 게이트에 대해 거짓으로 일관했고 ‘당시 나는 무엇을 했다’는 식이 아니라 ‘당시 나는 무엇은 안 했다’는 식의 해명만 되풀이한다는 데 있다.

‘대통령이 국민과 스무고개를 하느냐’는 비난이 나오는 등 국민들의 무너진 신뢰는 대통령 본인이 자초한 것이다.

전명선 4·16가족협의회 위원장은 “대통령을 포함해 청와대 인사들은 항상 거짓해명을 하지 않았느냐”며 “되레 유언비어라고 일축했던 내용들은 최근 일부 사실로 밝혀지고 있다”고 말했다. 

당장 ‘세월호 7시간’에 대한 대통령 측근들의 해명이 상충된다. 당시 김기춘 청와대 비서실장은 “대통령 위치에 대해서는 제가 알지 못한다”고 밝혔고, 황교안 국무총리는 “박 대통령은 7시간 동안 청와대에서 집무를 했다고 들었다”고 말했으며 ‘문고리 3인방’ 가운데 하나인 정호성 전 청와대 부속비서관은 최순실 게이트 검찰 수사에서 “박 대통령은 관저에 있었다”고 말했다. 

‘관저’는 ‘집무실’과 다른 사적 공간에 가깝다는 점에서 박 대통령의 11일자 해명과도 상충되는 측면이 있다. 

▲ 지난 9월1일 제3차 세월호 참사 진상조사 청문회를 시작하기 전 묵념을 하던 세월호 유가족이 눈물을 흘리고 있다. (사진=이치열 기자)
세월호 사건에도 최순실이 개입돼 있다는 의혹도 청와대 해명에 대한 신뢰를 떨어뜨리는 요인이다.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1일 국회 긴급현안질문에서 “박 대통령은 2014년 5월18일까지 아무런 말이 없다가 19일 담화에서 갑자기 해경 해체를 선언했다”며 “해경에서는 대통령의 발표에 맞춰 개혁안을 준비했는데 바로 해체 발표가 나왔다. 국무회의도 거치지 않았던 해경 해체는 대통령의 7시간 행적을 은폐하려는 최순실의 작품이라고 밖에 볼 수 없다”고 주장했다.

설사 대통령의 해명이 맞다고 해도, “정상 집무”의 결과가 무고한 300여 명의 수장으로 나타났다면 대통령으로서 책임을 지는 것이 마땅하다는 지적이다.

장훈 416 세월호참사 가족협의회 진상규명분과장은 “많은 분들이 세월호 7시간 동안 대통령이 무엇을 했는지 궁금해하시지만, 본질은 골든타임 때 최고 책임자는 아무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는 것”이라며 “집무를 했다면 TV 생중계를 통해서라도 사태를 지켜봤을 텐데 왜 탈출 지시를 하지 않았는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세월호 7시간 행적을 밝히기 위한 언론들의 노력도 계속되고 있다. SBS ‘그것이 알고 싶다’ 제작진은 19일 ‘대통령의 7시간’ 편을 방송한다고 밝혔다. JTBC는 최씨가 자주 다녔던 병원들을 중심으로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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