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N+View┃영화] '세 얼간이' 재개봉, '잘려진 30분'을 본다는 의미는

2016. 11. 10. 1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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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세 얼간이' 포스터

[엔터온뉴스 이주희 기자] 감독판 개봉 및 명작 재개봉이 어느새 영화계의 트렌드로 자리 잡았다. 올해는 ‘인생은 아름다워’ ‘포레스트 검프’ ‘이터널 선샤인’ ‘노트북’ 등 일명 ‘인생영화’라 불리는 작품들이 재개봉해 흥행에 성공했고, 한국영화 ‘내부자들’ ‘아가씨’ 등은 본 영화의 흥행에 힘입어 감독판까지 개봉했다.

영화 ‘세 얼간이’는 지난 2009년 인도에서 개봉했고, 국내에는 2011년에 극장에 올랐다. 인도 영화에 익숙하지 않았던 한국 관객에게 발리우드(인도 봄베이와 할리우드의 합성어) 영화를 알리는 계기가 되었으며, 현재까지도 최고의 발리우드 영화, 그리고 인생영화로 손꼽히고 있는 작품이다.

많은 사람들이 잘 모르는 사실이지만, 당시 국내에서는 편집본으로 개봉됐다. 일명 ‘한국판’으로 개봉한 것이다. 한국판 역시 총 141분으로 다른 영화에 비해 러닝타임이 짧았던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이것은 171분의 오리지널 작품보다 30분이나 잘린 것으로, 이를 알고 있던 팬들은 아쉬움의 소리를 낼 수밖에 없었다.

감독 성향과 작품마다 다르지만, 감독은 영화 기획부터 후반 작업까지 총괄한다. 그 중 후반 작업이라 불리는 편집과 같은 경우엔 몇 달, 혹은 1년 이상이 걸릴 정도로 많이 신경 쓰는 부분이다. 투자ㆍ배급사가 관여하는 부분도 있지만, 영화는 감독의 예술이라 불리는 것처럼 감독의 권한이자 능력이다. 하지만 지난 2011년 국내판 ‘세 얼간이’는 한국의 편의에 맞게 잘린 채 개봉이 됐었던 상황이었다.

이에 지난 9일 영화 수입사 화수분은 삭제됐던 30분을 그대로 살려내어 ‘세 얼간이 감독판’이라는 이름으로 오리지널 버전을 공개했다. ‘세 얼간이’ 관계자는 “2011년 개봉했을 때도 흥행했지만, 편집본이라 아쉬운 점이 있었다. 오리지널 버전이 아니었기 때문에 이번에 다시 감독판으로 개봉하게 됐다”고 전했다.

출처 : '세 얼간이' 스틸

삭제된 부분은 발리우드 영화 특징인 뮤직 시퀀스였다. 관계자는 “인도영화의 경우엔 춤-노래 장면이 많이 나오는데, 우리나라 관객에게는 어색하고 이례적일 수가 있어서 자체적으로 삭제를 했었다. 국내 정서에 맞추고, 긴 러닝타임을 줄일 수 있었다”라며 “사실 이 부분이 영화의 흐름과 관계가 없다고도 할 수 있지만, 완성도 면에서 아쉬움이 있다는 일부 평이 있었다”며 실종됐었던 신들을 다시 추가한 이유를 밝혔다.

2011년 편집본에도 뮤직 시퀀스는 일부 존재한다. 춤과 노래가 어우러진 뮤직 시퀀스는 인도의 노래에 대해 잘 모르더라도 함께 흥얼거리게 만들 만큼 중독성 강한 씬으로, 발리우드 영화에서는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장면이다. 이번에 개봉된 영화를 통해서는 일부 편집됐었던 이 장면을 완벽하게 볼 수 있게 됐다.

재개봉이 열풍인 현재, ‘세 얼간이’ 재개봉이 결정됐을 때에 분명 과거처럼 국내판으로 편집된 영화를 선보이는 것이 맞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편집되지 않은 감독의 작품을 보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관객의 권리이다. 과거보다 발리우드 영화에 대한 관객의 이해도가 높아진 상황이기에 편집본이 아닌 오리지널 버전이 재개봉되는 것은 의미 있는 일이다.

한편 ‘세 얼간이’는 부모님의 뜻대로 상위 1% 일류 명문대에 진학한 파르한과 라주가 자신들과는 다른 방식으로 세상을 대하는 괴짜 천재 란초를 만나게 되면서, 점차 자신의 진짜 꿈을 찾아가는 이야기를 유쾌한 웃음과 감동으로 그린 작품이다. 유명한 대사로는 ‘모두 잘 될거야’라는 뜻을 가진 ‘알 이즈 웰(All is Well)’이 있다.

전자신문 엔터온뉴스 이주희 기자 leejh@entero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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