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주한美軍에만 의존하는 국방구조 당장 뜯어고쳐라"

워싱턴/강인선 특파원 2016. 11. 10. 0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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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트럼프 시대] - 美 랜드硏 맬러리 선임연구원 "트럼프는 '美우선' 고립주의 기조.. 韓, 美 일변도 안보정책 벗어나 다른나라와 안보협력 강화해야.. 美, 北과는 어느 시점 가면 충돌"

미국 안보문제 싱크탱크인 랜드연구소의 C K 맬러리 선임연구원은 8일 본지 인터뷰에서 "북한 핵 위협이 있고 트럼프가 미국 대통령으로 등장한 상황에서 태평한 지도자가 있다면 그는 바보"라며 "내가 한국의 외교·안보 정책 책임자라면 미국에만 안보를 의존하는 한국의 국방 구조를 당장 뜯어고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날 "트럼프가 (선거 기간) 미국 외교정책에 대해 한 말의 일부만 실천해도 세계는 더 위험해질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트럼프 당선인은 선거 기간 미국 이익을 최우선으로 하는 신고립주의 기조에서 주한미군 방위비 추가 분담, 한·미 FTA(자유무역협정) 재협상 등을 공개 거론했다. 맬러리 연구원은 독일 아스펜연구소 소장과 존 케이식 오하이오 주지사 외교 보좌관을 지냈다.

―트럼프는 한국 등 동맹국과 미군 방위비 분담액을 재조정하겠다고 말했는데.

"트럼프의 미국은 한·일 등 동맹국과 관계를 재조정하려고 할 것이다. 내가 한국 정부라면 조금도 지체하지 않고 주한미군 의존도를 줄이고 다른 나라와 안보 협력을 강화하는 방안을 찾을 것이다. 한국은 미국 일변도 안보 정책에서 벗어나야 하고, 중국·일본과의 관계도 변화시켜야 한다."

―트럼프가 북한 문제에 어떻게 접근할 것으로 보나.

"트럼프가 방위비 문제를 거론하며 주한미군을 약화시킬 수도 있다는 발언을 한 만큼 북한은 트럼프를 긍정적으로 볼 것이다. 트럼프가 김정은과 대화하겠다는 이야기도 했기 때문에 서로 기대가 높을 것이다. 그러나 현실을 알게 되면 (미·북은) 어느 시점에선 충돌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백악관에 들어가면 선거 때 생각이 달라지지 않을까.

"미국 대통령을 2주일만 하면 국제 문제가 단순하지 않다는 걸 알게 된다. 국제 분쟁 개입이 남의 일에 끼어드는 게 아니라 미국의 문제라는 것도 깨닫게 될 것이다. 북한이든 시리아든 위기가 발생했을 때 (트럼프가 선거 때처럼) '미국 우선(신고립주의)'이라며 모른 척하는 것은 미국 대통령이라면 누리기 어려운 사치다. 트럼프가 집권해도 미국 국익에 대한 정의는 바뀌지 않는다."

―트럼프 말대로라면 국제사회는 지금과 다른 모습이 되는가.

"현재 국제 안보 구조는 2차 대전과 6·25전쟁을 거치면서 안착된 것이다. 그러나 이 시스템은 오바마 행정부의 소극적인 태도와 중국·러시아의 공격으로 이미 쇠퇴하고 있다. 트럼프 등장은 이를 가속할 것이다."

―미국 상·하원 모두 공화당이 장악했다. 트럼프의 미국은 어디로 가나.

"(의회) 견제가 어려워진 트럼프 행정부는 급격한 변화를 추구할 수도 있다. 하지만 균형을 잃으면 역풍을 맞는다. 앞으로 1~2년 과격한 아젠다를 추구하다가 다음 중간선거에서 국민의 심판을 받을 수도 있다."

―어떤 정책을 밀어붙일 것으로 보나.

"유세 중 자주 언급했던 이민과 무역 문제일 것으로 본다."

―미국인이 트럼프를 지지한 가장 중요한 이유는 뭔가.

"반(反) 기득권 운동의 승리다. 기득권 정치인의 전형이 클린턴 민주당 대선 후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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