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최순실 게이트]태블릿PC 주인 김한수 행정관, 청와대 가서도 '댓글부대' 운영

강진구·이용욱 기자 2016. 11. 8. 2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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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ㆍ대선 때 계정 그대로 청와대 트위터에 우호적 ‘리트윗’
ㆍ‘마레이’ ‘쿠우’ 등 사용…인수위 땐 독단적 행동 ‘눈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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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선 실세 최순실씨의 태블릿PC를 개통한 김한수 청와대 행정관이 대선기간 유령계정 800여개를 이용해 극우성향의 댓글부대를 운영한 사실이 확인됐다. 댓글부대 활동은 청와대 들어가서도 계속됐고 30대에 홍보수석실 선임행정관(3급)이 된 김씨는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이 터지기 전까지 실세로 행세했다. 2012년 초까지 마레이컴퍼니라는 업체를 운영하던 김씨는 어떻게 1년 만에 여의도 댓글부대에서 청와대 실세 행정관이 됐을까.

8일 경향신문 확인 결과 김 행정관은 18대 대선 중 ‘대박스타일’(@glomex)과 ‘마레이’(@glomex2012) 등 2개 트위터 계정을 활용해 총 580차례에 걸쳐 SNS 선거운동을 벌였다. 국정원 댓글부대와 마찬가지로 1명이 여러 계정을 활용해 특정 메시지를 확산시킬 때 쓰는 트윗덱도 총 496회 사용했다.

박철완 전 새누리당 선대위 디지털전략실장은 “김씨는 그 누구의 통제도 받지 않는 하늘 위의 하늘 같은 존재였다”며 최순실씨를 배후로 지목했다. 이들이 선거기간과 인수위, 청와대 시절 활용한 메시지는 터키의 ‘도시의 뉴스’라는 사이트에 보관돼 있었다. 정상적인 선거운동으로 볼 수 없는 행태를 보인 것이다.

김 행정관의 댓글부대는 6~9명으로 구성됐다. ‘바다의 소리’(@kojungho2), ‘여의도프로젝트’(@oh_iziz), ‘오승린’(@rabbit_bill), ‘쿠우’(@Qoo_2), ‘힘차게 간다’(@Power_god)가 주로 사용됐던 계정이다. 이 중 여의도프로젝트는 팟캐스트와 동영상을 제작하면서 박정희 친일행적, 정수장학회, 최태민 목사와의 관계 등을 해명하는 시리즈를 블로그에 올렸다. 당시 여의도프로젝트에 참여했던 ㄱ씨는 “여의도프로젝트는 김 행정관이 우파진영에서 인기가 있었던 ‘떡볶이 수사대’(떡사대)시즌2,시즌3 멤버등 4명의 대학생들을 영입해서 만든 것”이라고 했다. 그는 “나는 떡사대 시즌1을 만들다 멤버중 한명이 새누리당 당원이라는 사실을 알고 순수성이 훼손됐다고 판단되서 그만뒀는데 2012년10월쯤 김 행정관이 시즌2,3 멤버들을 끌어들여 여의도프로젝트를 만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들의 트윗은 인신공격이나 색깔론 공세가 주를 이뤘고 다수의 유령계정을 통해 전파됐다. 특히 ‘박근혜가 말하는 불량식품이란’(2012년 12월16일) 트윗을 리트윗한 계정 867개 중 800여개가 선거를 앞두고 급조된 ‘좀비계정’이었다.

수상쩍은 댓글부대 활동은 당선인 비서실, 인수위를 거쳐 청와대에서도 이어졌다. 실제로 2013년 4월29일 청와대 카카오스토리 개설 소식을 알린 메시지의 경우 총 161개 리트윗 계정 중 60여개를 제외하고 나머지는 의심스러운 계정들이었다. 팔로어가 10~60명에 불과하고 거의 매번 동일한 메시지에 리트윗을 반복하다 2013년 8월12일을 끝으로 일시에 활동이 종료됐다.

김 행정관의 나이와 능력을 뛰어넘는 권한 행사와 독단적인 일처리는 ‘안하무인’이라는 불만으로 이어졌다. 인수위 SNS팀장 시절에는 변추석 홍보본부장에게 보고도 하지 않고 관리업체를 독단적으로 변경하기도 했다.

하지만 권력이 기울 것을 예상한 듯 김씨는 청와대 행정관 사직 후를 대비해 해외공관 근무를 타진했다. 한 여권 인사는 “관련 부처에서 청와대에 경력 확인 전화까지 하면서 민원이 거의 성사 단계까지 갔지만 이번 사건이 터지면서 계획이 틀어졌다”고 말했다.

<강진구·이용욱 기자 kangj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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