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한테 붙은 남자 좀 떼내줘".. '주먹' 찾아간 최순실

한경진 기자 2016. 11. 8. 0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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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순실의 국정 농단]

지난해 7월 서울 강남 학동사거리 근처의 한 굴비 음식점. 폭력조직 간부 A씨가 중년 여성 두 명을 만나 점심식사를 했다. 모임은 A씨의 지인이 다리를 놓아 이뤄진 것이었다. 두 여성은 자매관계라고 자신들을 소개했다. 명품 옷에 가방을 든 자매는 언행에 거침이 없었다.

둘 중 동생이 A씨에게 말했다. "우리 딸한테 붙은 남자 좀 떼어내 주세요." A씨를 찾아온 자매는 바로 최근 '국정(國政) 농단' 파문을 빚은 최순실(60)씨와 언니 최순득(64)씨였다.

최순실씨가 딸 정유라(20)씨 문제와 관련해 조폭 간부를 찾아 '상담'한 것으로 확인됐다. A씨는 본지의 취재 요청에 수차례 사양해오다가, 최근 어렵사리 인터뷰에 응했다. "오랜 지인이 한 번만 이야기를 들어달라고 부탁해 만났습니다. 처음엔 누군지 전혀 몰랐어요. '돈이 굉장히 많은 사람들'이라는 말만 들었습니다."

최순실씨는 이 자리에서 '딸이 집을 나가 서울 신림동 근처에서 남자 친구와 동거를 하고 있는데 한 달에 2000만원도 넘게 쓰면서 속을 썩인다'고 A씨에게 말했다고 한다. 최씨는 이어 '온갖 수를 써봐도 헤어지게 할 방법이 없으니 당신이 떼어내 달라'고 요청하더라는 것이다.

A씨는 "내가 무슨 '심부름센터' 직원도 아닌데… 소개한 지인의 체면이 있어서 그 자리에서 단번에 거절하지 못하고 '생각해보겠다'고만 한 뒤 자리를 떴다"고 했다. 그는 이어 "자매는 처음 만난 사람들이지만 한눈에 봐도 이상했다"며 "최순실씨 사건이 불거진 후 TV에서 최씨가 방송사 카메라(TV조선)를 사납게 밀치는 장면을 봤는데, 내가 받은 느낌이 딱 그랬다"고도 했다.

A씨는 최씨 자매와 만난 뒤 지인을 통해 "가족 간 일에 끼어드는 게 부적절한 것 같다"며 완곡하게 제안을 거절했다고 했다. 그는 "당시엔 최씨가 이렇게 대단한 사람인지 몰랐다"며 "나더러 도와주면 큰 사례를 하겠다고 했지만 아무 일이나 할 수는 없는 것 아니냐"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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