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년급제 "우병우는 복수의 화신".."본인이 인정한 선배는 골프 초대"

최순웅 기자 2016. 11. 7. 1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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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병우(49・사법연수원 19기) 전 청와대 민정수석에 대한 전 검사장들의 평가다. 수도권의 한 부장검사는 "이 일화가 사실인지는 알 수 없지만 일련의 인사를 보면 우 전 수석과 사이가 안 좋은 선배들은 검찰을 떠나는 경우가 많았던 것은 사실이다"고 말했다. 수도권 지방검찰청의 한 평검사는 "우 전 수석을 본 적 없지만 검찰 인사때 마다 민정수석 라인이니 검찰총장 라인이니 이런 말이 나올때마다 자괴감이 들었다"고 말했다. 우 전 수석 사법연수원 한 동기는 "까칠한 성격 때문에 민정수석이 되면 대통령에게 불편한 말도 서슴지 않을 줄 알았는데, 칼자루를 휘둘러 보니 내려놓고 싶지 않았을까. 지금 정권의 실패에 우 전 수석의 책임이 크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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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내부에서도 ‘우병우에게 밉보이면 쫓겨난다’는 말이 공공연히 나돌 정도. 그는 ‘복수의 화신’.”

지난 6일 밤 9시 25분쯤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검 11층에서 검찰 조사를 받는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의 모습이 카메라에 잡혔다. 우 전 수석은 자신을 조사한 김석우 특수2부장실(1108호) 옆에 딸린 부속실에서 점퍼의 지퍼를 반쯤 내린 채 팔짱을 끼고 여유 있는 표정을 짓고 있다. 옆쪽 창문으로는 검찰 직원으로 추정되는 두 사람이 일어서서 앞으로 손을 모은 채 우 전 수석의 얘기를 듣고 있는 모습이 보인다. /고운호 객원기자

우병우(49・사법연수원 19기) 전 청와대 민정수석에 대한 전 검사장들의 평가다. 우 전 수석은 횡령과 직권남용 등의 혐의로 지난 6일 검찰 조사를 받기 위해 서울 중앙지방검찰청에 출석했다. 그는 포토라인에 서서 ‘가족 회사 자금을 유용했느냐’고 질문하는 기자를 날카롭게 노려보기도 했다. 검찰 조사 중 휴식 시간에는 검찰 직원 앞에서 팔짱을 끼고 웃는 표정이 카메라에 포착돼 ‘황제 조사’ 논란도 일고 있다.

우 전 수석이 현직 검사 시절에 검사 선후배는 물론 피의자에게도 고압적인 태도를 보였다는 증언이 잇따르고 있다. 반면 일부 검찰 선배들에 대해선 우 전 수석의 처가 소유 골프장에 초대해 골프접대를 했다는 얘기도 흘러나온다.

민주당 기동민 원내대변인은 7일 국회 브리핑에서 “검찰이 여전히 우 수석에게 장악돼 있다는 말이 헛말이 아니었다”며 “‘나는 새도 떨어뜨린다’는 (우 전 수석이) 검찰청에서 팔짱끼고 웃으며 담소하는 여유까지 보인 모습에 기가 막힌다”고 말했다.

우 수석과 함께 근무했던 선배들과 연수원 동기들은 하나같이 “낯설지 않은 풍경”이라며 “수사할때 고압적인 자세를 보였고 언론을 대할 때도 코드가 맞는 일부 언론 외에는 상대하지 않았다. 우병우스럽다”고 입을 모았다. 이들은 우 수석에 대해 “똑똑하지만 인간성이 좋지는 않았다”고 평가했다.

◆ ‘복수의 화신?’...“본인이 인정한 선배에겐 골프 접대”

테니스를 좋아하는 선배가 우병우 검사에게 눈이 내린 테니스장을 청소하자고 했다. 우 검사는 “내가 왜 해야하냐. 직원을 시키자"고 했고 그 이후 둘 사이는 멀어졌다. 이 선배는 검사장까지 승진했지만, 우 검사가 민정수석이 되고나서 검찰을 떠나야 했다.

우병우 전 수석이 지난 6일 검찰의 조사를 받기 위해 서울 서초동 중앙지방검찰청에 출석하는 모습./연합뉴스 제공

검찰 내부에서 우 전 수석의 영향력을 말할 때 언급되는 대표적인 일화다. 수도권의 한 부장검사는 “이 일화가 사실인지는 알 수 없지만 일련의 인사를 보면 우 전 수석과 사이가 안 좋은 선배들은 검찰을 떠나는 경우가 많았던 것은 사실이다”고 말했다.

이 때문일까. 검찰 안팎에서는 우 전 수석을 두고 ‘복수의 화신’이라고 부르는 후배들도 있다. 특수통 출신 전 검사장은 “납득하기 어려운 인사에 우병우 변수를 넣으면 설명되는 경우가 많았다”고 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전 검사장은 “후배 우병우는 싹싹하진 않지만 모든 선배에게 건방진 것은 아니었다”며 “우병우가 골프 초대해 기흥 골프장에서 골프 친 검사들이 여럿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전 검찰 후배는 “선배가 초대받은 자리에 대신 갔더니 우병우 전 수석이 초대한 자리였다”고 말했다.

◆ “검사장 승진 실패가 인생의 첫 실패”...강압수사 논란 꼬리표

우 전 수석은 1987년 만 20세(서울대 법학과 3학년)의 나이에 최연소로 사법시험에 합격한 것으로 유명하다. 김태현(61⋅사법연수원 10기) 전 고검장은 “초임 검사 시절 6개월 정도 같이 일했다. 초임검사인데도 뛰어났다”고 기억했다.

우 전 수석에 대한 평가에는 ‘엘리트주의’가 빠지지 않는다. 한 전직 검사장은 “우 전 수석은 평소에 조직은 엘리트 몇 명이 이끌어가는 것이라는 생각했다”고 전했다.

우병우 전 수석이 지난 6일 검찰에 조사를 받기 위해 검은색 제네시스차를 타고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 출석하고 있다./연합뉴스 제공

그러나 우 전 수석은 2012년, 2013년 두차례 검사장 승진 인사에서 낙방하는 일을 겪게 된다. 한 전직 검사장은 “엘리트주의에 빠진 우 전 수석이 검사장 승진에서 두번이나 떨어졌다. 우 전 수석 입장에서는 인생의 첫 실패인데 받아들이지 못하는 것 같았다”고 말했다.

우 전 수석의 고압적인 수사 스타일은 수사 과정에서 여러번 문제됐다.

우 전 수석이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 부부장검사 시절인 2004년 2월 한 업체로부터 금품을 받은 혐의로 부산구치소에 수감돼 있던 안상영 부산시장이 감옥에서 숨진채 발견됐다. 당시 안 시장은 건강상 이유로 조사를 미뤄 달라고 요청한 상황이었다.

정치권에서는 “검찰의 강압적 조사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법무부는 자체 조사를 벌여 “안 시장의 건강 등을 고려했을 때 서울 호송보다 출장조사가 바람직했다”며 서울중앙지검장에 기관경고 조치했다.

우 전 수석은 2009년 노무현 전 대통령을 뇌물수수 혐의로 직접 조사했다.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그의 태도에는 오만함과 거만함이 가득 있었다"고 회고록에 적었다.

우 전 수석과 가까운 전 검사장은 “우 전 수석이 가는 곳마다 대형사고가 난 것은 사실이지만 그 시대가 요구하는 검사였다”며 “나이가 어리다고 겸손하면 수사 못한다”고 했다.

우병우 전 수석이 6일 검찰에 출석한 이후 취재진에게 질문을 받고 있다./연합뉴스 제공

다른 검사장 출신 변호사는 “상대방을 제압하는 수사에 선배들이 사건을 맡겼지만 상대방에 대한 배려가 없어 ‘수사 방식이 가혹하다’는 평가를 받았다”고 했다.

◆ “검찰총장 허수아비 만든 ‘우병우 사단’ 검찰 조직 망가트려놓고 정신 못차렸다”

우 전 수석과 근무한 적이 없는 후배 검사들은 우 전 수석에 대한 원망의 목소리가 높다. 수도권 지방검찰청의 한 평검사는 “우 전 수석을 본 적 없지만 검찰 인사때 마다 민정수석 라인이니 검찰총장 라인이니 이런 말이 나올때마다 자괴감이 들었다”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부장검사는 “인사에서 검찰총장이 밀렸다는 말이 나온다. 검찰총장 '령(令)'이 안선다”고 말했다. 이 부장검사는 “검찰총장 힘을 빼놨는데 철저히 수사하라는 검찰총장 말에 힘이 실리겠냐”며 괴로워했다.

우 전 수석 사법연수원 한 동기는 “까칠한 성격 때문에 민정수석이 되면 대통령에게 불편한 말도 서슴지 않을 줄 알았는데, 칼자루를 휘둘러 보니 내려놓고 싶지 않았을까. 지금 정권의 실패에 우 전 수석의 책임이 크다”고 지적했다. 그는 “검찰 인사를 검증해야 할 민정수석이 사적 감정으로 검찰 인사를 좌지우지한다는 말이 나오는 것 자체가 문제”라며 “법무부 장관, 검찰총장이 지정한 자리가 얼마 안된다는 말까지 나왔다”고 했다.

김수남 검찰총장의 한 측근은 “우 전 수석이 검찰 인사에 너무 개입한다는 후배들 의견을 검찰총장에게 전달했지만 검찰총장은 ‘청와대 뜻이라 어쩔 수 없다”고 말했다”며 “청와대 뜻은 결국 우병우 뜻 아니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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