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 지지율 0%..광주 민심 들어보니

김호 2016. 11. 6. 1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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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따, 박근혜 대통령이 '최태민 교회'(종교) 믿는다고 하더랑께. 그런 사람이 어떻게 국정을 맡는당가. 인자는 방법이 없어. 물러나야제."

6일 오후 광주광역시 광산구 송정동 1913송정역시장의 한 생선 가게. 박 대통령의 11월 첫째 주 국정수행 지지율이 0%를 기록한 호남의 민심은 싸늘했다. 박 대통령이 '최순실 게이트'로 역대 직선 대통령 중에서 가장 낮은 전국 지지율(5%)을 기록한 때문이다.

박 대통령은 지난 4일 대국민 담화에서 직접 '사이비 종교'라는 단어를 꺼내며 "결코 사실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기자가 이를 거론하자 상인 변재군(74)씨는 TV방송 음량을 줄이고 대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그냥 어떻게든 청와대에서 살아남을라고 하는 것 뿐이여. 시민들이 바보당가. 그랑께 지지율이 바닥이제"라고 쏘아붙였다.

두 번이나 공개 사과를 했지만 적어도 광주 지역에서 '약발'이 없어 보인다. 박 대통령이 민심에 귀 기울이지 않고 납득할 대안을 제시하지 않은채 계속 자기 고집만 부린다고 여기는 시민들이 많아서다. 지역민들은 실망을 넘어 분노를 표출하고 있다.

동신대 전기공학과 1학년 김원기(20)씨는 "박 대통령은 두 번째 사과에서 자신의 책임이 극히 일부인 것처럼 표현했다. 의혹이 제기될 때는 사실이 아닌 것처럼 주장하다가 결국 사실로 드러나면 책임을 최소화하려는 듯한 모습에서 거짓말쟁이라는 느낌이 들었다. 이제 어떤 말을 해도 믿을 수 없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이 기자 회견에서 "(최순실 씨와) 사사로운 인연을 완전히 끊고 살겠다"고 말한 데 대해서도 시민들의 반응은 냉담했다. 광주송정역 앞에서 손님을 기다리던 개인택시 기사 최광식(53)씨는 "최순실이도 검찰에 출석하며 '용서해달라' '죄송하다'고 했제. 근디 검찰 조사 땐 혐의를 부인했는데 대통령도 딱 그 모습이지라. 표면적으로는 사과했지만 담화문 내용을 보면 결국 자기도 피해자라는 주장아니요"라고 반문했다.

박 대통령에 대한 지지율이 다른 지역에 비해 호남에서 특히 낮은 것은 광주광역시가 5·18민주화운동이 일어난 곳이자 시민들이 현실 정치 동향에 민감하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있다. 18대 대선 당시 광주의 투표율은 전국 17개 시·도(평균 75.8%) 중 가장 높은 80.4%를 기록했다. 5·18 기념재단 김양래(60) 상임이사는 "하야와 탄핵 주장이 나올 지경이니 국민 눈높이에서 보면 지지율 0%는 너무 당연한 결과"라고 말했다.

바닥으로 추락한 지지율은 박 대통령 본인이 자초했다고 현지 주민들은 입을 모은다. 익명을 요구한 광주시의 한 구청 공무원은 "새 비서실장 임명, 총리 후보자 지명 등 일련의 과정에서 국회와 전혀 소통하지 않는 모습을 보면서 대통령이 조금도 변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보여줬다"며 "사과한다면서 기자들의 질문조차 받지 않는 모습이 여론을 존중하지 않는 듯해 실망스럽게 비춰졌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의 향후 거취를 놓고 하야론과 탄핵론 등 다양한 주장이 나오고 있다. 시민사회단체인 국제기후환경센터 임낙평(58) 대표는 "박 대통령은 2선후퇴라도 해서 국정에서 거리를 둬야 한다"고 지적했다. 광주여고 2학년 조환의(18) 양은 "(대통령이) 세상의 목소리에 전혀 귀를 기울이지 않는 것 같아 답답하다"면서 "이런 대통령을 뽑은 어른들(유권자)도 반성하고 하루빨리 새 대통령을 뽑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광주광역시=김호 기자 kim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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