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h!쎈 초점] '안투라지'는 어쩌다 요란한 빈수레가 됐나
OSEN 박현민 기자
발행 2016.11.06 10: 59

 기대는 컸고, 실망은 더 컸다. 미국의 인기 원작 '안투라지'가 국내에서 최초로 리메이크 된다고 했을 때, 큰 기대를 하지 말았어야 했던걸까.
앞서 미드 '굿와이프' 리메이크를 성공적으로 이뤄내며 호평을 이끌어냈던 tvN이 이제껏 차곡차곡 쌓아오던 '믿고 보는 드라마'라는 명성에 적잖은 오점을 남길 분위기다.
믿고 보는 연기파 배우들을 캐스팅 했음은 물론, 드라마에서 쉬이 보기 힘든 다수의 화려한 카메오의 출연이 성사됐다는 소식 등으로 방송 전 '안투라지'는 2016년 하반기 최고의 기대작으로 손꼽히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하지만 뚜껑을 연 '안투라지'는 아쉬움 투성이었다. 배우들의 호연이 안타까울 정도로 초반 전개는 엉성했고, 바다 건너 정서를 국내로 끌어오는 과정에서 날아가버린 듯한 알맹이의 빈자리를 알 수 없는 산만함이 가득 채웠다. 인물들의 대사는 배경음악이 삼켰다.
배우들의 연기력을 제외한 모든 곳, 당장 대본과 연출에서부터 무너져내린 그야말로 총체적 난국이다.
tvN 드라마의 역사를 세차게 역행하는 듯한 '안투라지'는, 확실히 높아질대로 높아진 국내 시청자들의 시선을 만족시키는데 실패했다. 기존의 원작팬도, 원작을 못 본 시청자도 불평을 쏟아내는 것으로는 합심했다.
시청률도 무너졌다. 6일 시청률 조사기관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지난 5일 방송된 tvN 금토드라마 '안투라지'(극본 서재원 권소라, 연출 장영우) 2회는 시청률 1.162%(케이블플랫폼)를 기록했다. 이는 첫 회 2.264%에 비교해 반토막에 가까운 시청률이다.
최근 10%를 넘기는 등 상승세를 타던 tvN 드라마를 통틀어도 손에 꼽을 정도로 낮은 시청률이다. 이날 방영된 케이블 전체 프로그램 중에서도 각종 재방송 드라마나 뉴스 프로그램, 예능 등에 밀리고 밀린 28위를 기록했다. 동시간대 인기 프로그램 JTBC '아는 형님'(3.338%), SBS '그것이 알고 싶다'(8.8%)의 높은 벽도 '안투라지'에게는 악재였다.
'안투라지' 제작진은 "1~2화를 통해 김은갑, 차영빈, 차준, 이호진, 거북 캐릭터가 가진 개성을 보여주고자 했다. 3화부터는 본격적인 스토리가 시작되며 새로운 재미를 전할 예정이다"는 말로 기대를 당부하며, 돌아서려는 시청자를 붙들었다.
다만, 사전제작 형태를 취해 상당부분 결과물이 나온 상태의 '안투라지'가 3회부터 과연 얼마만큼 1~2회와 다른 완성도를 만들어 낼 수 있을지는 여전히 의문이다. 최고의 기대작에서 요란한 빈수레로 초라하게 전락해버린 '안투라지'는 앞으로도 14회가 남았다. / gato@osen.co.kr
[사진] tvN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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