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포트+] 7월→9월→연내 정정..세월호 인양 '희망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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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순실 국정 개입 농단으로 온 나라가 발칵 뒤집혔습니다. 선미에 리프팅빔 설치 후, 수중 인양과 플로팅 독에서 목포 신항으로 옮기는 과정은 최소 한 달 이상 걸린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입니다. 정부가 세월호 인양에 대해 ‘예상치 못한 기술적 보완’, ‘예상치 못한 기상악화’, 등 예상치 못한 외부 영향을 많이 받았다고 하지만, 실상은 정부 스스로 어렵다는 방식으로 인양 작업을 하다가 이제와서 공정을 또 다시 바꾸려 한다고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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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순실 국정 개입 농단으로 온 나라가 발칵 뒤집혔습니다. 정치권뿐 아니라 일상생활까지 막대한 영향을 끼치고 있죠.
상상을 초월하는 최씨의 국정 농단 소식에 참담함과 허탈감, 분노감을 느낀다는 국민이 많습니다. 국민의 갑갑함을 더하는 소식속에 무거운 침묵이 더욱 깊어진 곳이 있습니다.
바로 진도 팽목항입니다.
지난 2014년 4월 16일, 300여 명의 목숨을 앗아간 세월호 참사. 이후 2년 6개월이 지났지만 여전히 세월호는 깊은 바닷속에 있습니다.
애초에 정부가 세웠던 계획에 따르면, 올해 7월, 세월호의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왜 11월이 된 지금도 세월호의 모습을 볼 수 없는 걸까요?
■ 올해 7월쯤 인양하겠다던 약속
정부는 지난 4월 14일, 세월호 참사가 발생한지 2년만에 세월호 인양 계획을 발표했습니다. 당시 해수부는 올 7월쯤, 인양을 완료하겠다는 계획을 세웠죠.
선수(뱃머리)와 선미(배꼬리) 아래에 리프팅빔(받침대)을 설치하고, 리프팅빔에 각각 와이어를 연결해 그대로 수중에서 들어 올린다는 겁니다.
그리고 바닷속에 있던 플로팅 독에 얹으면, 2~3일 후 플로팅 독이 올라오면서 세월호가 바다 밖으로 올라온다는 것이었죠.
이후 근처 목포 신항 철재부두로 옮겨 건조시킨 후, 세월호 참사의 원인을 조사한다는 계획이었습니다. 해수부는 5월에 선수 들기 작업을 시작해 7월 중순에 세월호가 플로팅 독에 올라가도록 일정을 잡았습니다.
■ 더디고 더딘 세월호 인양 작업
하지만 세월호 인양 작업은 지지부진했습니다.
세월호 인양 작업의 첫 장애물은 ‘기술적 보완’이 필요하다는 점이었습니다. 해수부는 지난 5월 28일,선수 들기 작업에 기술적 보완이 필요하다고 판단해 선수 들기 작업 일정을 보름 가량 연기했습니다.
갈 길 바쁜 데 이번에는 나쁜 기상 여건이 발목을 잡았습니다.
1미터 넘는 파고에 인양 작업은 수시로 중단됐고, 유속이 느려지는 조소기는 보름 간격이라 실제 작업할 수 있는 시간은 많지 않았습니다.
여기에 북상한 태풍의 영향으로 선수 들기 작업 일정은 또 다시 연기됐습니다. 여러 차례의 일정 연기 끝에 결국 해수부는 9월까지 세월호를 인양하겠다고 인양 완료 일정을 정정했습니다.
[ 김영석 / 해양수산부 장관]
“남은 공정도 녹녹치 않으나 철저히 준비하고 최대한 공정을 단축해 9월까지 인양함으로써 하루 빨리 미수습자들이 가족의 품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해달라.”
하지만 난관은 이게 끝이 아니었습니다. 선미 아래 해저면이 콘크리트처럼 단단해 굴착 작업이 오래 걸린 겁니다.
결국 해수부는 또 지난달 31일 선미 공정 방식을 변경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선수 공정 방식과 비슷하게 선미를 들어 그 아래에 여러 개의 리프팅빔을 한번에 설치하는 방식으로 변경한다고 발표했습니다.
변경된 공정은 11월 말이나 12월 초, 소조기에 실시될 계획입니다. 결국 올해 안 인양은 물리적으로 어렵다는 얘기입니다.
[ 연영진 / 세월호선체인양추진단장]
“북서계절풍이 심해지는 동절기에도 작업을 계속할 수 있는 대안공법을 검토하고 있다. 상황이 어렵지만 연내에 인양을 완료하도록 노력하겠다.”
■ "선미 공정 어렵다" 이미 1년 전 알고 있었다?
그런데 지난 국감에서 해수부가 선미 공정 작업이 어렵다는 것을 이미 1년 전 인지하고 있었다는 지적이 나왔습니다.
[ 위성곤 / 국회의원(더불어민주당) ]
“해수부의 최종보고서에 따르면 세월호 주변에는 잔자갈, 패각, 뻘과 모래가 섞여 있는 단단한 퇴적물이 분포한다고 적시돼 있다. 이런 어려움을 이미 인지했음에도 해수부가 2016년 1월 작성한 공정표에서 선미 리프팅빔 설치 소요일수를 7일로 계산한 것은 납득하기 힘들다.”
설치 소요 일수를 잘못 계산해 애초에 가능하지 않은 인양 일정을 잡았다는 얘기입니다.
■ 언제까지 기다려야 하나요?
선미에 리프팅빔 설치 후, 수중 인양과 플로팅 독에서 목포 신항으로 옮기는 과정은 최소 한 달 이상 걸린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입니다.
또 수중 인양을 할 때는 물살이 가장 느려지는 소조기까지 기다려야 합니다. 기상 조건이 따라주지 않는다면 올해 인양되기는 사실상 어렵다는 겁니다.
유가족들은 정부가 "7월에 끝내겠다"고 하다가 "9월, 10월에 끝내겠다" 그리고 이제는 "연내 끝내겠다"는 희망고문만 하고 있다고 말합니다.
정부가 세월호 인양에 대해 ‘예상치 못한 기술적 보완’, ‘예상치 못한 기상악화’, 등 예상치 못한 외부 영향을 많이 받았다고 하지만, 실상은 정부 스스로 어렵다는 방식으로 인양 작업을 하다가 이제와서 공정을 또 다시 바꾸려 한다고 것이죠.
유가족들은 세월호 인양을 900일 넘게 기다리고 있습니다. 도대체 언제까지 기다려야 하는 걸까요?
(기획·구성 : 윤영현·김다혜 / 디자인 : 임수연)
윤영현 기자yoon@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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