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동원 "'뉴스룸' 신드롬 공허..새벽4시까지 술마셨다"[인터뷰]

김수정 2016. 11. 4.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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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린 속 강동원은 늘 존재만으로도 판타지다. 30대 중반의 나이에 10대의 감성을 연기해야 한다는 그야말로 비현실적인 미션을 강동원은 거뜬히 소화했다. 작품에서보다 한층 짙어지는 사투리, 이마에 살짝 걸친 안경을 구부정한 자세로 만지작거리는 모습은 대중이 '참치님'이라 환호하는 그 강동원이 맞나 싶을 만큼 소탈하다. 당시 11년 만에 방송에 출연한 강동원은 잔뜩 긴장해 땀을 뻘뻘 흘리며 카메라 앞에 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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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리포트=김수정 기자] 스크린 속 강동원은 늘 존재만으로도 판타지다. 우산을 들고 꽃미소를 발산할 때도('늑대의 유혹'), 첫사랑의 기억을 더듬는 소설가일 때도('M'), 아예 대놓고 초인을 연기했던 '초능력자'는 말할 것도 없다. 

16일 개봉을 앞둔 '가려진 시간'(엄태화 감독) 역시 강동원이 지닌 비현실성 덕분에 가능했던 영화다. 십수 년의 세월을 멈춰진 시간에 갇혀 13살 소년에서 단 며칠 만에 어른이 된 아이. 30대 중반의 나이에 10대의 감성을 연기해야 한다는 그야말로 비현실적인 미션을 강동원은 거뜬히 소화했다.

"처음엔 나이 때문에 망설였죠. 점점 아저씨가 돼가는 것 같은데 소년 같은 캐릭터를 연기해도 되는 건가.(웃음) 아마도 '가려진 시간'이 마지막이 아닐까요. 앞으로는 물리적으로 불가능할 것 같은데. 으하하. 여하튼 저는 이 말도 안 되는 이야기를 어떻게든 현실에 발 붙인 이야기로 만들고 싶었어요. 그래야 관객들이 공감할 수 있을 것 같았죠. 너무 과하지 않게, 너무 오글거리지 않게 연기하려고 애썼어요."

하지만 화면 밖 강동원은 영락없는 30대 경상도 남자다. 작품에서보다 한층 짙어지는 사투리, 이마에 살짝 걸친 안경을 구부정한 자세로 만지작거리는 모습은 대중이 '참치님'이라 환호하는 그 강동원이 맞나 싶을 만큼 소탈하다. 그와 함께 호흡을 맞춘 송강호, 김윤석이 강동원을 두고 "털털하고 촌스러운 상남자"라고 말하는 건 괜한 립서비스가 아닌 셈이다.

강동원이 이미지와 실제 모습 사이의 간극을 온몸으로 느낀 건 지난해 JTBC '뉴스룸' 출연 이후다. 당시 11년 만에 방송에 출연한 강동원은 잔뜩 긴장해 땀을 뻘뻘 흘리며 카메라 앞에 섰다. 손석희 앵커의 깜짝 제안에 날씨 예보까지 맡게 된 그는 머리를 움켜쥐며 소리 없는 아우성을 쳤고 이 모습은 고스란히 전파를 탔다. 까칠하고 차가울 줄만 알았던 강동원의 아이 같은 모습에 대중은 뜨겁게 반응했다.

"저랑 제일 친한 고등학교 시절 친구의 얘기에 의하면, 학창 시절이나 지금이나 가장 안 변한 사람이 저래요. 저는 인터뷰할 때도 똑같고, 술 마실 때도 똑같고, 방송 인터뷰할 때도 굳이 멋있게 앉아서 하지 않고 이 자세 그대로 말하고, 물어보면 대답하고.(웃음) 전 늘 같은 모습이었는데 사람들은 제게 또 다른 이미지를 갖고 있는 것 같더라고요. '뉴스룸'이 방송되고 '강동원은 좋은 사람'이라며 다들 좋아하시기에 기분이 묘하고 허했어요."

강동원은 공허하고 헛헛한 마음을 달래기 위해 친구를 집앞으로 불러 술 한 잔을 기울였다. "내가 차가워 보이나? 대체 나에 대해 어떻게 생각했길래 다들 놀라지?"라는 고민을 한참 털어놓은 뒤에야 '뉴스룸'을 찾아봤단다.

"전 늘 같은 자세로, 같은 생각을, 같은 말로 했거든요. 데뷔 초 인터뷰를 보면 지금과 똑같아요. 제가 생각을 쭉쭉 바꾸는 스타일도 아니고 말이죠. '뉴스룸' 방송 당일 쏟아지는 반응들을 보며 기분이 상당히 이상했어요. 그날 술을 새벽 4시까지 마셨나? 여하튼 술이 좀 취하고 나서야 '뉴스룸'을 봤죠. 그 전까진 못 보겠더라고요. 그렇다고 굳이 대중이 가진 이미지와 실제 제 모습의 간극을 깨고 싶진 않아요.(웃음)"   

김수정 기자 swandive@tvreport.co.kr 사진=쇼박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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