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떠나는 도카이 원전에 '아쉬움'.."안전한 해체 기대"

도카이무라(일본)=이동우|세종=유영호, 김민우 기자| 기자 입력 2016. 11. 4.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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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이바라키현(縣) 나카군(郡)의 도카이무라(東海村). 20년 가까이 도카이무라에서 살고 있다는 주민인 고무로 코이츠씨(59) 역시 "도카이 1호기 폐로로 인해 경제적으로 부정적인 영향이 적지 않다"며 "이웃 도시 사람들이 원전에 대한 불안감을 걱정하는데, 오히려 주민들은 원전의 안전성을 많이 믿는 편"이라고 말했다. 야마우치 본부장은 "도카이 1호기는 작업원 피폭 저감과 방사성 폐기물을 줄이기 위해 계획적으로 해체를 하려고 한다"며 "방사능 수준이 높은 원자로에 대해서는 방사능을 감소시키기 위해서 일정 기간 안전 저장 상태에 둔 이후에 추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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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형 원전, 사후관리 길을 찾다-⑤]日 첫 번째 폐로, 도카이 원전 1호기 가보니

[머니투데이 도카이무라(일본)=이동우 기자, 세종=유영호, 김민우 기자] [[한국형 원전, 사후관리 길을 찾다-⑤]日 첫 번째 폐로, 도카이 원전 1호기 가보니]

지난달 21일 찾은 일본 이바라키현 나카군 도카이무라 거리에 행인이 없어 한적한 모습이다. 멀리 보이는 굴뚝이 도카이 원전 1호기의 모습. / 사진=이동우 기자

일본 이바라키현(縣) 나카군(郡)의 도카이무라(東海村). 수도 도쿄에서 북동쪽으로 약 100㎞ 떨어진 작은 도시의 기차역 주변에는 인적이 드물었다. 역 주변에 늘어선 빈 택시 서너 대만 눈에 띌 뿐이었다.

일본 원자력의 발상지라는 명성과 달리 도시는 전체적으로 한적한 분위기였다. 일본 최초의 상업용 원전인 도카이 1호기(166㎿)가 32년간의 운전을 마치고 1998년부터 영구정지에 들어간 영향인 듯했다.

지난달 21일 이곳에서 만난 택시기사 후지와라 다케시씨(64)는 도카이 1호기의 폐로 이후 바뀐 점을 묻자 “원자력발전소가 문을 닫으면서 인구가 많이 줄어들었다”며 “큰 여관 5개가 없어지고, 택시회사 2개도 도산하는 등 경제적인 영향이 크다”고 답했다.

그를 비롯해 도시 곳곳에서 마주친 사람들은 공통적으로 떠나가는 원전에 대한 아쉬움을 얘기했다. 2011년 동일본 대지진으로 발생한 후쿠시마 원전 사고로 불안감은 높아졌지만, 도카이 원전은 주민들 일상에 깊게 스며있었던 것이다.

후지와라씨는 “원전이 돌아갈 당시에는 연간 정기검사 기간에 400~500명이 도카이무라를 방문해 경제적으로 좋았는데 지금은 그런 것이 없어져 아쉽다”며 “대지진 이후 불안감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원전은 필요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20년 가까이 도카이무라에서 살고 있다는 주민인 고무로 코이츠씨(59) 역시 “도카이 1호기 폐로로 인해 경제적으로 부정적인 영향이 적지 않다”며 “이웃 도시 사람들이 원전에 대한 불안감을 걱정하는데, 오히려 주민들은 원전의 안전성을 많이 믿는 편”이라고 말했다.

그는 “다만 아직 해체과정이 더 진행되는데, 안전하게 마무리됐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도카이무라에는 도카이 1호기 외에도 2호기(1100㎿)와 일본원자력연구개발기구(JAEA), 도쿄대학의 원자력 연구시설 등이 있다. 여전히 많은 원전 관련 시설이 남아 있지만, 도카이 1호기의 폐로에 따른 주민들의 아쉬움을 달래기엔 부족해 보였다.

도카이 1호기는 설계수명 40년을 미처 채우지 못하고 폐로 됐다. 일본 유일의 흑연감속로(GCR) 노형 원전인 탓이 컸다. GCR 노형은 탄산가스 냉각 방식으로 효율이 경수로 등 다른 노형에 비해 떨어지고, 연료로 들어가는 천연우라늄 교체 빈도도 높아 비용이 많이 든다.

야마우치 토요아키 일본원자력발전(JAPC) 폐로본부장은 “정기검사로 설비의 안전성 등을 확인하면 지속적인 운전이 충분히 가능했다”면서도 “장기적으로 경제성이 떨어진다는 점에서 이사회의 종합적 판단을 통해 운전 정지가 결정됐다”고 설명했다.

도카이 1호기는 내년 영구정지에 들어가는 우리나라의 고리 1호기와 마찬가지로, 원전을 정지하면서 곧바로 해체 작업에 들어가는 ‘즉시 해체’ 방식이다. 도카이 1호기에서 나온 사용후핵연료는 2001년까지 전량 영국으로 반출돼, 차질 없이 해체 작업이 시작됐다.

해체 공정은 증기터빈 발전기, 급수 펌프, 냉각 수조 등 터빈홀에 대한 철거가 대부분 마무리된 상태다. 현재는 2006년부터 시작한 원자로에 딸린 ‘열 교환기’(steam raising unit)의 철거작업을 하고 있다. 방사능 물질 오염이 덜 한 부분에 대해 먼저 공정이 이뤄졌고 본격적인 원자로 해체는 하지 않은 상태다.

원자로는 인체에 치명적인 수준의 방사선을 내뿜기 때문에 고도의 해체 기술이 요구된다. JAPC는 작업원들의 피폭을 최소화할 수 있는 공법과 로봇 등의 장치를 투입해 2019년부터 원자로 해체에 착수한다는 계획이다.

야마우치 본부장은 “도카이 1호기는 작업원 피폭 저감과 방사성 폐기물을 줄이기 위해 계획적으로 해체를 하려고 한다”며 “방사능 수준이 높은 원자로에 대해서는 방사능을 감소시키기 위해서 일정 기간 안전 저장 상태에 둔 이후에 추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폐로의 노하우와 경험을 살려서 다른 전력회사의 폐로 조치를 지원하는 사업에 적용할 수 있을지 여부를 지켜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도카이 원전 부지 내부에 위치하고 있는 홍보센터의 모습. 도카이 원전 모형을 비롯해 방문객들을 위한 안내문 등이 진열돼 있다. / 사진=이동우 기자

해체 작업에서 방사능 물질 누출에 대한 우려가 큰 만큼 도카이 원전 부지 내에는 지역 주민들과의 소통을 위한 홍보센터가 마련돼 있었다. 여기선 도카이 원전 모형을 비롯해 폐로 과정, 일본 원자력의 역사 등을 소개하고 있다. 홍보센터 입구에는 헝겊 인형 등 지역 특산물을 전시하고 있다. 일본 전역에서 매년 수천명이 방문하는 만큼, 홍보의 공간을 마련했다.

JAPC 지역공생부의 키타 주임은 “주민들이 언제든지 원전에 대해 궁금한 것을 찾아볼 수 있도록 장소를 마련했다”며 “원전이 우리의 주변에 공존하고 있다는 사실을 자연스럽게 상기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도카이무라에 원전 운영과 폐로에 대한 장밋빛 미래만 가득한 것은 아니다. 1999년 도카이무라 핵연료가공공장(JCO)에서 일어났던 임계사고(2명 사망, 667명 피폭)에 대한 후유증도 남아 있다.

도시 일부 지역에서는 탈핵과 연관된 팻말 등이 적지 않았는데, 내용은 대부분 도카이 2호기의 폐로를 주장하는 것이다. 현재 도카이 2호기는 동일본 대지진 이래 가동이 중단된 상태로 재가동을 위한 안전 점검 등을 하고 있다.

이름을 밝히기를 꺼린 한 40대 남성 지역주민은 “폐로든 운영이든 후쿠시마 사태 이후 원전에 대한 불안감은 항상 존재한다”며 “생계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이곳에 사는 만큼, 안전에 대한 점검은 보다 철저히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도카이무라(일본)=이동우 기자 , 세종=유영호, 김민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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