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데 박근혜는?'..힘 얻는 대통령 수사 여론

2016. 10. 31. 1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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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헌법상 형사 소추는 안되지만 수사 대상은 될 수 있어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2013년 제18대 대통령 취임식에서 헌법을 준수하겠다는 취임 선서를 하고 있다. 이정우 선임기자 woo@hani.co.kr

최순실씨가 31일 검찰에 피의자로 소환됨에 따라 이번 사건의 원인을 제공한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수사 가능성에 관심이 모인다. 검찰이 최씨에게 대통령기록물관리법 위반이나 공무상기밀누설 혐의를 적용할 경우 박 대통령도 실정법 위반 논란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헌법 제84조는 ‘대통령은 내란 또는 외환의 죄를 범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재직 중 형사상의 소추를 받지 아니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관건은 ‘형사상 소추’의 범위다. 김현웅 법무부 장관은 지난 26일 국회에 출석해 “형사 소추에는 수사도 받지 않는 것으로 해석된다는 것이 다수설로 알고 있다”고 답해 ‘수사 불가’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검찰 관계자도 “수사는 기소를 전제로 하는데 기소하지 않는 수사가 실무적으로 가능할지, 어떤 의미가 있는지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법조계와 학계에서는 대통령에 대한 수사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대통령 관련 사건 수사 경험이 있는 한 법조인은 “헌법은 재직 중 기소하지 말라는 거지 영원히 기소하지 말라는 뜻이 아니다. 대통령이 수사 대상이 될 수 있다는 건 논란의 여지가 없다”고 말했다. 한 검사장 출신 변호사도 “박 대통령은 청와대 문서 유출과 재단 기금 모집 과정 의혹의 핵심으로 이 사건의 주범”이라며 “지금 대통령을 수사하지 않으면 증거도 없애고 관련자들이 말을 맞출 수 있어 실체적 진실을 확인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서울지방변호사회는 최근 “헌법 제84조 때문에 수사가 어렵다는 말은 성립할 수 없다”는 성명을 낸 바 있다.

헌법학자들도 대체로 수사는 가능하다는 견해다. 헌법학자이자 ‘친박’으로 분류되는 정종섭 새누리당 의원은 자신이 쓴 <헌법학 원론>에서 “시간이 지나면 증거를 수집하기 어려우므로 대통령의 재직 중에 행해진 범죄행위에 대해서도 수사기관은 언제나 수사할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홍완식 건국대 로스쿨 교수는 “헌법을 문헌대로 해석하면 소추를 금지하긴 하지만, 수사는 거기에 포함되지 않는다. 증거인멸이 된 다음이 아니라 지금 바로 수사해야 한다”며 “법 해석에 다양한 주장이 있을 수 있지만 진상조사와 그에 따른 책임을 요구하는 주권자인 국민을 위한 방향으로 해석하는 게 맞다”고 말했다. 반면 장영수 고려대 로스쿨 교수는 “헌법 취지대로라면 일반적인 상황에는 기소를 전제로 하는 수사도 어렵다고 봐야 한다”고 다른 견해를 밝혔다.

김민경 기자 salma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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