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섹남' 아닌 하석진의 다음 (인터뷰②)

손예지 2016. 10. 30. 0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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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텐아시아=손예지 기자]

하석진 / 사진제공=마루기획

배우에게 이미지는, 때로는 한계를 뜻하기도 한다.

하석진에게도 그런 틀이 있었다. ‘엄친아’, ‘뇌섹남’, ‘실장님 캐릭터’ 등. 일상에서 들으면 칭찬일 법한 단어들이나, 배우에게는 캐릭터의 폭을 좁히는 별명이다.

하석진은 이에 대해 “저는 선택받는 입장이다. 지금까지는 그 범위 안에서 제가 잘할 수 있는 것을 골랐다”고 말했다. “제가 도전한답시고 잘하지 못할 역을 맡아서 다른 사람들에게 피해를 끼치면 안 된다고 생각했다”는 것.

현재 고정 멤버로 출연 중인 tvN 예능 프로그램 ‘문제적 남자’ 외에 그가 다양한 예능 프로그램에 모습을 드러낸 것도 일종의 시도였다. 작품으로 만들어진 이미지를 깨기 위해서였고, 결과적으로 성공했다. 무뚝뚝하고 완벽한 ‘실장님’에 가려졌던 하석진의 ‘공대 오빠’다운 면모가 드러났다.

이제 다시, 작품을 통해 하석진이 갇힌 틀을 깰 차례다. “새로운 캐릭터에 도전할 기회를 찾고 있다”는 하석진의, 다음이 그래서 더 궁금하다.

10. 그간 ‘실장님’, ‘본부장님’, ‘사장님’ 등 ‘엄친아’ 캐릭터를 연기해왔다.
하석진: 지금은 제가 선택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가장 잘할 수 있을 캐릭터를 하고 있다. 제가 연기를 잘해서 모두가 잘 될 수 있는 작품을 고른다. 제가 도전한답시고 잘할 수 없는 캐릭터를 맡아서 다른 사람이 피해보는 경우를 만들고 싶지 않았다. 이미지가 굳어질 수 있다는 생각도 한다. 새로운 캐릭터에 도전할 기회를 찾고 있다.

10. 어떤 캐릭터에 도전해보고 싶나?
하석진: 장르가 있는 것들도 해보고 싶고, 실제로 제 일상을 포기하는 부분이 생기는 역할들도 해보고 싶다. 살을 빼야 한다거나 찌워야 한다거나, 두문불출 하면서 폐쇄적인 인간을 연기한다거나. 기회가 닿기를 원하고 있다.

10. 앞서 출연한 tvN ‘연극이 끝나고 난 뒤’는 리얼리티와 드라마가 합쳐진 형식의 프로그램이었다. 이어 혼술을 다룬 ‘혼술남녀’도 그렇고, 지금 방송 중인 리메이크 드라마 ‘1%의 어떤 것’은 웹으로도 방영된다. 트렌디한 작품들을 선택하고 있다.
하석진: 어느 순간, ‘앞으로 몇년만 지나면 중년의 남성을 연기해야 할 때가 올 텐데’ 싶더라. 지금 나이에 할 수 있는, 보다 영(young)한 선택을 해보고 싶었다. 다행히 모두 많은 분들이 좋아해주신 덕분에 후회 없는 선택이 됐다.

10. ‘1%의 어떤 것’은 리메이크작이다. 원작과 비교를 피할 수 없지 않나. 부담감은 없었나?
하석진: 원작이 2003년 드라마다. 당시 군복무 중이라 못 봤다. 그래서 저에게는 최근 작품을 리메이크 한다는 생각보다, 고전 작품을 지금 스타일로 재해석한다는 느낌이 들었다. 의식하지 않고 있다.

10. ‘혼술남녀’와 ‘1%의 어떤 것’ 방영 시기가 겹쳤다.
하석진: 제 입장에서는 어찌 할 수 없는 부분이었다. ‘1%의 어떤 것’ 출연을 결정할 때 편성 시기가 정해지지 않았다. ‘혼술남녀’는 그 뒤에 결정했기 때문에 겹칠 거라는 생각은 못했다. 좀 아쉽기도 하다. 시청자 입장에서는 요일별로 다른 저를 만나야 하니까 몰입이 어렵지 않겠나. 그런데 친구들이 ‘너 잘나가 보인다’고 하더라.(웃음)

하석진 / 사진제공=마루기획

10. ‘문제적 남자’부터 ‘혼술남녀’까지, 이 정도면 ‘tvN 공무원’ 아닌가?
하석진: 모든 채널의 공무원이 되어야 한다는 바람을 갖고 있다.(일동 웃음) 의도하지는 않았는데 그렇게 됐다.

10. 실제로 연애 스타일도 ‘츤데레’인가?
하석진: 저는 그렇지는 않다. 극중 진정석의 연애 스타일이 아동이라면, 저는 중딩·고딩은 되지 않을까?(일동 웃음) 20대 후반까지는 나쁜 남자였다. 나이가 들수록 자상한 남자가 더 멋있는 남자라는 생각이 들어서 노력하고 있다. 그런데 대상이 없다.

10. 이상형이 어떻게 되나?
하석진: 조금씩 사람들을 만나고 삶의 경험치가 올라가면서 이상형이 바뀌었다. 지금은 이야기가 잘 통하는 게 중요한 것 같다.

10. 결혼 생각은 없나?
하석진: 친구들이 다 결혼 늦게 하라고 해서…(웃음) 집에서는 누구 좀 만나라고 한다. 일단은 누가 있어야 하지 않나. 누군가를 찾는 게 급선무다.

10. 이상형의 외적인 조건을 꼽자면?
하석진: 개인적으로 키가 큰 분을 좋아한다. 또 제가 까맣다 보니까 피부가 하얀 분? 그런 막연한 것 말고, 절대적인 기준은 없다.

10. ‘혼술남녀’처럼 실제로 동생과 한 여자를 사랑하게 된다면 어떨 것 같나?
하석진: 형제가 없어서 잘 모르다. 대신 친구로 비교했을 때, 연애 도입 단계에서 그런 갈등이 생기면 저는 그냥 우정을 택하지 않을까 싶다.

10. 사랑보다 우정인가?
하석진: 각고의 노력으로 구애하고 마음을 얻어낸 정도라면 사랑을 택하겠지만, 그게 아니라면 우정을 택할 것 같다.

하석진 / 사진제공=마루기획

10. 지금까지 작품 중 가장 애착이 가는 캐릭터가 있나?
하석진: ‘혼술남녀’의 정석이 기억에 남을 것 같다. 극중 첫 등장도 강렬했고, 촬영도 즐거웠고 또 많은 분들도 재미있게 봐주셨다.

10. 예능에서도 활약 중이다.
하석진: 처음에 예능을 시도했을 때는 저의 이미지를 깨고 싶었다. SBS ‘세 번 결혼하는 여자’가 끝나고 어둡고 심각한 이미지를 벗고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 당시에 MBC ‘나 혼자 산다’, JTBC ‘마녀사냐’ 등 프로그램을 통해 좋게 봐주신 덕분에 제가 맡을 수 있는 역할의 폭도 넓어진 것 같다.

10. ‘tvN 공무원’으로서 출연하고 싶은 예능은 없나?
하석진: 자리가 있으면.(웃음) ‘삼시세끼’를 보면 다들 요리를 잘하셔서, 저는 요리를 좋아는 하는데 잘 못한다. 촬영 없는 날은 ‘집밥 백선생’을 보면서 따라해보기도 한다.

10. MBC ‘능력자들’에 출연해 ‘맥주 덕후’의 면모도 보였다. 한번 꽂히면 몰두하는 편인가?
하석진: 얼마 전에 ‘수요미식회’에 출연해서 밝힌 적 있는데 일본 라멘에 꽂혀서 2박 3일, 라멘만 6끼를 먹어본 적이 있다. ‘덕후’랄 것 까지는 아니고, 적당히 좋아하다가 또 다른 것도 좋아해보는 성격이다.

10. 요즘 최대 관심사는 무엇인가?
하석진: 최근에는 몇 달 간 바빠서 관심사를 가질 수가 없었다. 찾아봐야할 것 같다. 지금은 새로운 걸 배울까, 게임기를 하나 사서 집에서 게임을 할까, 고민 중이다. 악기도, 외국어도, 노래도 배우고 싶다. 뭘 할지는 모르겠다.

10. 차기작은 정해졌나?
하석진: 이번 여름이 유독 무척 더웠는데 쉬지 않고 달려왔다. 그래서인지 몸이 약해졌다. 10월에만 몸살이 두 번 걸렸다. 이번 겨울까지는 조금이라도 에너지를 충전할 예정이다.

손예지 기자 yejie@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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