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분기 호황 누렸던 정유사들.. 3분기 '곤두박질'

엄형준 입력 2016. 10. 28. 19:19 수정 2016. 10. 28. 2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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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제마진·환율 하락 등 원인

올해 1·2분기 호황을 누렸던 정유사들의 영업이익이 3분기에 급감했다. 정제마진 하락과 원유값이 떨어지며 재고이익이 감소한 영향으로 분석된다.

국내 최대 정유사인 SK이노베이션은 올해 3분기 연결기준 매출액 9조7030억원, 영업이익 4149억원을 기록했다고 28일 공시했다. SK이노베이션은 전년 동기 대비로는 영업이익이 12% 증가했지만, 전분기 대비로는 영업이익이 62%(7046억원) 줄었다. 매출액도 5.6%(5772억원) 감소했다. 에쓰오일과 현대오일뱅크도 영업이익이 뚝 떨어졌다.

전날 에쓰오일은 올해 3분기 매출액 4조1379억원, 영업이익 1162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영업이익이 161억원에 그쳤던 전년 동기보다는 무려 620.1%나 증가한 수치이지만, 전분기보다는 81.9%(5247억원)나 감소했다. 이는 시장 전망치인 2700억원보다 훨씬 낮은 ‘어닝쇼크’ 수준이다.

현대오일뱅크는 올해 3분기 2조7267억원의 매출과 1239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현대오일뱅크는 전년보다도 영업이익이 2.4%(31억원) 감소했고, 전분기보다는 61.6%(1991억원)나 줄었다.

GS칼텍스는 아직 실적이 공개되지 않았지만, 상황은 다른 정유사와 비슷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처럼 정유사들의 영업이익이 일제히 감소한 가장 주요한 원인은 정제마진의 하락이다. 정제마진은 석유제품 가격에서 원유 가격을 뺀 액수로, 3분기 들어 석유제품 공급이 쏟아지며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올해 1월 배럴당 10달러에 근접했던 정제마진은 7월엔 4달러선을 기록했고 8월에는 3달러선으로 떨어졌다. 9월 들어 정제마진이 6달러선으로 다시 반등하기는 했지만, 연휴와 정기보수 등이 겹쳐 실적에 큰 도움이 되지 못했다. 여기에 환율하락까지 겹치며 정유사들은 수출에 어려움을 겪었다. 유가 하락도 악재였다. 통상 원유를 들여와 제품을 생산해 판매하는 데까지 한 달여가 걸리는데, 이 기간 동안 원유가격이 하락세면 손해를 보게 된다.

그나마 정유사들이 선방한 것은 정유를 제외한 석유화학 사업에서 좋은 실적을 거뒀기 때문이다. SK이노베이션의 석유사업 부문 영업이익은 919억원이었지만, 화학사업에서는 2154억원의 흑자를 냈다. 화학사업만 떼서 보면 올해 누적 영업이익이 7424억원으로 사상 최대다. 윤활사업도 순조로워 3분기에 1170억원의 이익을 냈다. 에쓰오일의 경우 3분기 정유 부문에서 1234억원의 적자를 냈지만, 석유화학 부문이 1422억원, 윤활기유 부문이 974억원의 흑자를 내며 적자를 면했다.

다만 3분기 실적 하락이 우려할 수준은 아니라는 게 업계의 공통된 시각이다. 9월 이후 원유 가격이 다시 상승세로 돌아섰고, 중국과 미국의 석유제품 규제 강화 속에 중국 업체들의 가동률이 하락하며 제품 공급도 줄고 있기 때문이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석유사업이 고전하기는 했지만, 글로벌 파트너링과 선제적 투자를 통한 사업구조 혁신이 화학, 윤활유 등 비정유부문의 성과를 이끌었다”며 “정제마진 회복 등 사업환경이 개선되고 있는 만큼 4분기 실적은 괜찮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날 SK이노베이션은 실적 발표와 함께 전기차용 배터리 생산능력을 4배로 늘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사업 확대를 위한 인수·합병(M&A)을 검토 중이라는 사실도 언급했다.

엄형준 기자 ting@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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