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 키맨' 고영태·이성한 동시조사..규명할 핵심 의혹은

김수완 기자 입력 2016. 10. 28. 18:24 수정 2016. 10. 29. 0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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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씨는 연설문 폭로..'독일 자금흐름' 잘 알아 미르 설립멤버 이씨는 '비선 국정개입' 폭로
비선실세 의혹 최순실. (TV조선캡쳐) /뉴스1

(서울=뉴스1) 김수완 기자 = 박근혜 정부 비선실세로 지목되고 있는 최순실씨(60·최서원으로 개명)의 국정개입 의혹을 밝힐 '키맨' 두 사람이 모두 검찰에 출석해 조사를 받고 있다.

최씨의 최측근으로 알려진 인물과 미르재단 설립·운영 경위를 잘 알고 있는 재단 설립 멤버가 동시에 검찰조사를 받으면서 두 사람이 어떤 증언을 털어놓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최순실 의혹 검찰특별수사본부(본부장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에 따르면 '비선실세' 의혹을 최초로 폭로한 이성한 전 미르재단 사무총장은 28일 오후 2시 검찰에 비공개로 출석해 조사를 받고 있다. 또 최씨 최측근인 펜싱국가대표선수 출신 고영태 더 블루K 이사(40)는 전날 오후 9시30분 변호사 없이 자진 출석해 조사를 받고 있다.

이 전 사무총장과 고씨는 최씨 관련 의혹 안팎을 풀어낼 열쇠를 쥐고 있는 인물로 지목되고 있다.

최씨와 오랜 시간 가까이 지내온 최측근 고씨는 최씨 모녀의 속사정을 속속들이 알고 있는 인물로 알려져 있다. 최씨가 승마선수인 딸 정유라씨(20·정유연에서 개명)를 지원하기 위해 만들었다고 의심받고 있는 회사 더 블루K의 한국법인 이사·독일법인 대표이사 등 직을 맡았다. 고씨는 최씨와 서로 반말을 하며 지낼 정도로 가까운 사이였던 것으로 전해진다.

미르재단 설립멤버인 이 전 사무총장은 재단의 설립경위와 운영방식들을 잘 알고 있는 인물이다. 최씨는 이 전 사무총장이 자신에게 5억원을 요구했다며 "미친 사람"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현재는 재단 사무총장 직에서 물러난 상태인데 이 전 사무총장은 안종범 대통령실 정책조정수석(57)이 자신의 사퇴를 종용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런 사정을 반영이라도 하듯 고씨와 이 전 사무총장은 그동안 언론을 통해 최씨, 청와대와 관련된 각종 의혹을 폭로해왔다.

우선 고씨는 "회장님이 (대통령) 연설문 고치는 것을 좋아했다"며 최씨의 연설문 수정의혹을 언론에 처음 폭로했다.

또 이 전 사무총장 역시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최씨가 비선모임을 하며 30㎝ 두께의 대통령 보고자료를 건네받는 등 국정에 개입했다"며 최씨 국정개입 의혹을 첫 폭로했다. 이 전 사무총장은 재단출범 초기 안 수석을 여러 차례 만나 행사를 제안받았으며 재단 관련 일을 하면서 최씨 역시 만난 적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서울 강남구 재단법인 미르 사무실로 화환이 들어가고 있다. /뉴스1 © News1 박지혜 기자

특별수사본부는 우선 고씨와 이 전 사무총장을 상대로 의혹을 폭로하게 된 경위와 의혹의 실체 등을 집중적으로 추궁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고씨에 대해서는 최씨가 실제로 박근혜 대통령의 연설문에 손을 댔는지를 알아보고 있다. 고씨가 최씨와 가장 가까운 사이에 있었던 만큼 최씨가 연설문 외에 여러 국정자료를 건네받아 살펴봤다는 의혹 역시 고씨를 통해 규명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고씨 역시 박 대통령이 공식석상에 종종 들고 나타났던 '빌로밀로(Villomillo)' 가방 제조사의 설립자이기도 해다.

또 더 블루K, K스포츠재단의 정씨 지원 등 최씨 모녀를 둘러싼 각종 자금흐름 의혹 역시 고씨를 통해 풀어야 할 숙제다. 더 블루K의 한국, 독일 양국 법인 임원을 모두 지냈던 만큼 이 회사의 자금흐름을 가장 잘 알고 있을 인물이기 때문이다.

더 블루K는 K스포츠재단 설립 하루 전 '체육분야 인재육성 및 지도자 양성'을 목적으로 서울 강남구에 설립됐다. K스포츠재단 노모 부장과 박모 과장이 더 블루K 사무실로 출근해 정씨의 독일 내 훈련장과 숙소를 알아봐주는 등 정씨의 독일 생활을 도왔다는 의혹이 제기된 상태이기도 하다.

또 최씨가 만든 '페이퍼컴퍼니'가 아니냐는 의심을 받고 있는 '코어플랜' 역시 등기상 대표이사에는 고씨의 이름이 기재돼 있다.

반대로 이 전 사무총장에 대해서는 안 수석을 비롯한 청와대와 최씨가 미르재단 설립·운영에 개입했는지 여부를 규명하는 것이 핵심이다.

미르재단에 대해서는 통상 일주일 정도 걸리는 설립허가가 하루 만에 났다는 의혹, 전경련이 불과 며칠 만에 거액의 출연금을 만들어 재단에 전달했다는 의혹 등이 꼬리를 물고 이어지고 있다. 이 전 사무총장이 재단의 설립멤버인 만큼 이 부분 의혹규명은 이 전 사무총장의 '입'에 달려 있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 전 사무총장이 최씨의 국정개입 의혹을 최초로 폭로한 인물인 만큼 비선실세 국정농단 의혹 역시 최씨의 입을 통해 풀릴 전망이다.

이 전 사무총장은 여러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최 씨와 정권 실세들 사이에 통화한 녹취록 77개가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다만 특별수사본부는 이 전 사무총장이 이 녹취록을 들고 출석했는지 여부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고 있다. 특별수사본부는 지난 26일 이 전 사무총장의 자택에 대한 압수수색을 실시한 바 있다.

현재 특별수사본부는 이 의혹과 관련해 JTBC가 입수한 태블릿PC 역시 확보해 분석을 진행하고 있다.

abilityk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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