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물산, '위례신사선'사업 발뺀다..위례신도시 교통난 어쩌나

정다슬 입력 2016. 10. 28. 16:18 수정 2016. 10. 28. 1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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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례용산 자기부상열차→위례신사 경전철로 사업 변경삼성물산 "수요예측 쉽지 않다"..사업 포기하기로 결정올 들어 16% 오른 위례 아파트, 가격 빠질까 전전긍긍
△삼성물산이 위례신사 경전철 사업을 8년만에 공식적으로 포기하기로 하면서 위례신도시 부동산시장에도 적지 않은 파급력을 미칠 예정이다. 사진은 위례신도시 일대 전경[이데일리DB]
[이데일리 정다슬 원다연 기자] 삼성물산이 위례신사 경전철 사업을 8년 만에 공식적으로 포기했다. 이에 따라 서울시는 차기 사업자를 처음부터 물색해야 한다. 당초 2021년 준공예정이었던 위례신사선 개통여부가 불투명하게 되면서 올해부터 입주를 시작한 위례신도시의 교통난이 불보듯 뻔해졌다. 승승장구하던 위례신도시 부동산 시장에도 적잖은 타격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리스크 감수 쉽지 않아”…삼성물산, 사업포기로 가닥

28일 삼성물산은 서울시에 위례신사선 사업을 포기한다는 입장을 구두로 전달할 계획이다. 서울시가 오는 31일까지 사업제안서를 제출하지 않으면 다른 사업자를 정하겠다고 최후통첩을 내린 것에 따른 것이다. 공식적인 회신은 31일 전달한다.

처음 삼성물산 컨소시엄(대우건설·두산건설·SK건설·포스코건설·GS건설 등)이 2008년 제안한 사업은 위례신도시에서부터 용산역까지 이어지는 자기부상열차였다. 그러나 용산사태 등으로 용산국제업무지구 사업이 무산되면서 이 사업은 위례신도시에서 가락시장역, 학동역 등을 거쳐 강남 신사역까지 가는 경전철(총연장 14.83㎞) 사업으로 축소됐다.

사업이 추진되기 위한 그다음 단계는 최초사업제안자 지위를 획득한 삼성물산이 수정된 사업제안서를 제시하는 것이다. 그러나 삼성물산은 장고를 거듭한 끝에 결국 사업 자체를 포기했다.

삼성물산은 사업포기를 감행하게 된 가장 큰 이유로 수요 예측에 대한 리스크를 들었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위례용산 자기부상열차와 위례신사 경전철은 우리에게 전혀 다른 사업”이라며 “경전철 사업을 한 번도 해본 적 없는 만큼 사업성 예측에 신중할 수밖에 없는데 위례신사선 수요에 대한 예측이 쉽지 않았다”고 말했다.

우이신설 경전철 사례를 볼 때 수요 예측에 실패하더라도 사업구조를 바꾸기 어려울 것이란 분석 역시 사업추진을 어렵게 했다. 우이신설선 역시 포스코건설 등 10개 기업이 민자방식으로 추진하고 있는데 예상 수요가 당초 예측치(하루 11만명)에 턱없이 부족한 하루 3만명 정도로 나오면서 서울시와 사업자 간 갈등을 빚은 바 있다. 사업자는 공사 중단 사태까지 벌이며 수익성을 높여달라고 했으나 결국 이뤄지지 않았다.

서울시는 삼성물산이 사업포기 공문을 보내는 대로 최초사업제안자 지위를 박탈하고 다른 업체들로부터 사업제안을 받을 계획이다. 서울시는 지난 4월 발표된 민간투자활성화 정책에 따라 수익형 민자사업(BTO)를 보완한 위험분담형(BTO-rs)나 손익공유형(BTO-a) 방식이 가능해졌다는 점을 적극적으로 내세울 예정이다. BTO-rs나 BTO-a는 실제운영수입이 최소운영수입에 못 미칠 경우 약정한 비율이나 최소운영수입만큼을 정부가 보전해줘 리스크를 분담한다.

◇술렁거리는 위례부동산시장…상가문의도 ‘뚝’

삼성물산이 위례신사선 사업으로부터 발을 뺀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고공상승하고 있던 위례신도시 부동산시장에도 우울한 분위기가 짙게 깔려있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위례신도시 일대 아파트 매매가는 올 들어 평균 16% 올랐다.

위례신도시는 최근 분양된 아파트들의 입주가 마무리되고 있는 가운데 버스 외에는 대중교통이 없어 교통문제가 심각해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새로운 사업자 물색부터 사업이 되돌아가게 되면 당초 2021년을 보고 있던 위례신사선 개통 자체가 불투명해진다.

하남시 학암동 I공인중개 관련자는 “위례중앙역 일대 아파트가 위례신사선 역세권 아파트라고 해서 주변 같은 규모의 아파트보다 가격이 5000만~6000만원 더 비쌌다”며 “당분간 잡음은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미 일부 주민 사이에서는 집단행동에 들어가야 한다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송파구 장지동 B공인중개 관계자는 “사업이 지연될 가능성이 크다는 얘기가 나오니 다소 분위기가 가라앉은 건 사실”이라면서도 “사업이 장기화되면 결국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역세권을 중심으로 형성될 수밖에 없는 상가시장은 이번 소식을 더욱 큰 악재로 받아들이고 있다. 장지동의 또 다른 공인중개 관계자는 “위례신사선 개통 지연 소식이 들려온 이후로는 호가도 5000만~1억까지 내리고 매수 문의도 뚝 끊겼다”고 말했다.

정다슬 (yamye@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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