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 의혹 수사' 고영태 입에 달렸다?..'키맨' 주목(종합)
수년간 수족처럼 보좌…진술 따라 수사 급물살 탈 수도
'내부고발자 성격 관리' 관측도…귀국·출석 배경 의문
(서울=연합뉴스) 전성훈 기자 = 박근혜 대통령의 오랜 지인이자 '비선 실세'로 지목된 최순실(60)씨의 최측근인 고영태(40)씨가 전격적으로 검찰에 출석해 조사를 받아 그의 진술 내용과 수사 향배에 관심이 쏠린다.
고씨는 최근 10년간 최씨의 가장 가까이에서 손발 역할을 해온 것으로 알려져 그가 어떤 진술을 풀어놓느냐에 따라 수사가 급물살을 탈 것으로 보인다.
최순실 관련 의혹 사건 특별수사본부(본부장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는 27일 밤 9시 30분께 출석한 고씨를 상대로 28일 오후까지 밤샘조사를 이어갔다.
검찰은 최씨가 깊이 관여한 것으로 알려진 미르·K스포츠재단 설립 및 모금 경위, 최씨 개인회사인 더블루K·비덱스포츠의 사업 현황 등을 집중적으로 캐물었다.
청와대 기밀문서 유출을 포함한 최씨의 국정농단 의혹도 핵심 조사 대상이다.
검찰 관계자는 "고씨가 비교적 충실하게 조사에 임했다"고 말했다.
검찰은 고씨를 의혹의 실마리를 풀어줄 '키맨'으로 판단하고 있다. 과거 행적과 최씨와의 관계 등에 비춰 그 누구보다 내밀한 정보를 많이 갖고 있을 것으로 본다.
고씨는 2006년께 한 유흥업소에서 최씨를 처음 만나 친분을 쌓은 것으로 알려졌다. 20살의 나이 차이에도 고씨가 최씨에게 반말을 할 정도로 친했다는 게 주변 사람들의 전언이다.
최근 2∼3년 사이에는 두 사람이 함께 사업을 도모하는 관계로까지 발전했다. 최씨의 개명 후 이름인 '최서원'과 고씨 이름에서 한글자씩 따 고원기획이라는 회사를 만든 것도 이 시점이다.
고씨는 또 최씨가 직접 설립한 더블루K와 비덱코리아의 경영에도 일부 관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두 사람은 인맥도 공유했다. 최씨의 또 다른 측근이자 '문화계 황태자'로 불린 차은택(47)씨도 고씨를 연결고리로 전면에 등장했다. 차씨는 최씨와 공모해 미르·K스포츠재단 기금을 빼돌린 혐의로 검찰 수사 선상에 올라있다.
다만 최근 들어 정확한 배경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고씨와 최씨와의 관계가 완전히 틀어져 최씨의 그동안 행보를 고씨가 폭로하고 나서는 양상이다. 최씨의 국정농단 의혹도 사실상 고씨의 입을 통해 세상에 알려졌다.
고씨는 이달 중순 JTBC와의 인터뷰에서 "회장(최순실)이 제일 좋아하는 건 (박근혜 대통령의) 연설문 뜯어고치는 일"이라고 증언했다.
이는 며칠 뒤 최씨가 사용한 것으로 추정되는 태블릿PC의 존재가 공개되며 사실로 드러났다. 태블릿PC 안에는 박 대통령의 각종 연설문과 국무회의 자료, 국방·외교 관련 자료들이 무더기로 저장돼 있었다.
일각에서는 최씨가 문제의 태블릿PC를 고씨에게 맡겨 관리하도록 했다는 말도 나온다.
최씨가 청와대 인사들과 실제 긴밀하게 교류했는지, 이 과정에서 청와대 내부 문서들이 오갔는지 등을 둘러싼 고씨 진술 여하에 따라 검찰 수사가 국정농단 의혹을 정조준할 수도 있다는 얘기다.
법조계에서는 의혹에 연루된 인사로 거론되는 안종범 청와대 정책조정수석비서관, 이재만·정호성·안봉근 등 '문고리 3인방' 등 청와대 핵심인사들로의 수사 확대 여부가 사실상 고씨의 '입'에 달렸다는 관측도 있다.
현재로선 고씨가 피의자성 참고인 신분일 가능성이 크지만 일각에선 검찰이 고씨를 일종의 '딥스로트'(내부고발자)로 보고 수사하는 게 아니냐는 분석도 있다.
의혹이 일파만파 번지자 연락을 끊고 해외로 떠난 고씨가 전날 갑자기 귀국해 출석한 것도 일정 부분 검찰과 교감 또는 조율 아래 이뤄졌을 수 있다는 것이다.
'입국시 통보' 조치에 따라 고씨가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한 사실을 통보했지만, 검찰은 별다른 신병 확보 조처를 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으로는 통제하기 어려울 정도로 커진 의혹에 심경의 변화를 일으켜 의혹 규명에 협조하는 길을 택했을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전날 출석 역시 고씨의 자진 요청으로 이뤄졌다.
luc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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