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년만에 대우건설 매각 확정..'승자의 저주' 극복할까

송학주 기자 2016. 10. 28. 1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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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은, 내년 1월말 매각공고 예정

[머니투데이 송학주 기자] [산은, 내년 1월말 매각공고 예정]

KDB산업은행이 인수한 지 6년 만에 대우건설을 매각하기로 결정했다. 대우건설 신문로 본사. / 사진=머니투데이DB

KDB산업은행이 인수한 지 6년 만에 내년 초 대우건설을 매각하기로 결정했다.

다만 국내 매각을 단행하기엔 대우건설의 몸집이 크고 관리도 쉽지 않아 난항이 예상된다. 어설프게 해외 업체에 팔았다가는 '알짜' 기업을 넘겼다는 오명을 쓸 수도 있어 매각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산업은행은 이날 이사회를 열고 산은 사모펀드(KDB밸류제6호)가 보유한 대우건설 지분 전량(50.75%)을 매각하기로 의결하고 매각추진위원회를 구성했다. 산은 이사회는 '시장가치'로 매각 원칙을 세웠다.

이에 따라 조만간 매각 주관사 선정 공고에 이어 매도자 실사를 거쳐 내년 1월 말께 매각공고가 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매각 작업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산업은행은 대우건설 구주 인수와 유상증자 참여로 지분을 매입하는데 3조2000억원가량을 투자했다. 하지만 현재 주가가 3분의 1가량(27일 종가 6460원) 떨어진 상황이라 매각에 나서면 1조원 정도만 회수할 수 있다. 경영권 프리미엄을 감안해도 조단위 손실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업계는 해외매각 가능성에 가장 큰 무게를 둔다. 대우건설은 1973년 설립 이래 국내 주택사업뿐 아니라 토목, 플랜트 등 해외에서 사업을 확장했다. 지난해 해외수주액은 약 3조6000억원으로 전체 매출의 30%를 차지한다. 다만 국내 굴지의 건설기업을 외국계 회사에 헐값으로 넘긴다는 비판은 부담이다.

이 때문에 업계 관계자나 전문가들은 해외보다는 국내 건설사나 사모펀드가 대우건설을 인수하는 것이 더 이상적인 시나리오라고 본다. 경영권을 보호하고 투자와 구조조정을 통해 대우건설의 경쟁력을 높이려면 국내자본 매각이 가장 현실적인 해법이다.

하지만 시공능력평가순위 4위, 매출 10조원의 대형건설사를 인수하기가 쉽지 않다. 국내외 건설경기가 침체된 데다 국내 대형건설사들은 주택사업 비중이 높아 대우건설 인수 메리트가 낮기 때문이다. 매각이 성사되더라도 덩치가 너무 커 매각 가격부터 경영 관리까지 그리 순탄치 않을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실제 2006년 금호아시아나그룹에 인수됐다가 '승자의 저주'라는 불명예를 안겨줬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은 당시 치열한 경쟁 끝에 대우건설 인수에 성공했지만 그룹이 해체 직전까지 몰리는 등 혹독한 시기를 겪었다. 대우건설 인수에 6조4000억원이 넘는 자금을 쏟아부은 결과였다. 결국 금호아시아나그룹은 2009년 6월 대우건설을 매각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해외에 매각된다면 우선주 소각을 요구하거나 단기간 자산을 매각해 차익을 얻고 '먹튀'할 가능성이 크다"며 "해외수주 물량이 급감하고 국내 주택 경기도 꺾일 가능성이 커지는 상황이다 보니 매수자를 찾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귀띔했다.

송학주 기자 hakju@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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