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성추문 이어 이번엔 '현대시학 ' 등단 부정청탁 논란..문단 왜 이러나
잇단 성추문으로 휘청거리는 문단이 이번에는 등단 부정청탁 논란에 휩싸였다.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시 전문지인 월간 ‘현대시학’이 논란의 중심에 서 있고 그 여파로 편집위원이 물러나는 사태가 벌어진 것이다.
28일 문단에 따르면 지난 26일 습작생 이 모씨는 트위터와 인터넷 전자필기장 에버노트를 통해 ‘현대시학’의 등단 과정에서의 부정 청탁 의혹을 제기했다.
이씨는 2015∼2016년 초반 현대시학에서 운영하는 시 창작반에서 현대시학의 편집위원인 권혁웅(49) 시인 겸 평론가의 수업을 수강했다고 자신을 소개했다. 이어 A4용지 4장 분량의 장문의 글을 통해 당시 권 시인으로부터 들은 얘기라며 등단 과정에서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사과를 요구했다.
이씨에 따르면 권 시인은 2016년 현대시학 상반기 등단자인 A씨에 관련, “이수명(51) 시인이 지도하는 ‘현대시학’ 시창작반 수강생인데, 이수명 시인이 A씨를 등단시켜 달라고 부탁했고, 홍일표 주간님도 이제는 뽑아주라고 해서 상반기 등단자로 뽑아주었다”고 말했다.이씨가 “그러면 안 되지 않아요”라고 반문하자 권 시인은 “주간님도 부탁하시고 이수명 선생이 하는 시 창작 반에서도 등단자가 나와 줘야 그 수업이 운영되지 않겠냐”고 답했다는 것이다. 이씨는 “이 이야기는 당시 식사 자리에 동석했던 다른 수강생도 기억하고 있는 사실”이라고 강조했다.
이씨의 글이 트위터에 게재된 후 논란이 일자 권 시인은 27일 오후 답글 형식의 사과문을 게재하고 현대시학 편집위원 자리에서 물러나겠다고 밝혔다.
권 시인은 28일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답글에서도 밝혔듯이 등단과 관련해 부정청탁은 없었다. 이수명 시인은 아는 사람임을 밝히고 심사에서 기권했고, 남은 4명(권 시인, 홍일표 주간, 남진우 시인, 조재룡 평론가)이 토론 끝에 표결한 결과에 따라 다른 응모자와 공동 당선이 됐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는 부주의한 발언을 한 것에 대해 책임을 지고 현대시학에 누가 되지 않기 위해 사퇴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시인은 “2015년에 주간 선생님이 잘 쓰는 시인이 있냐고 물어와 ‘주요 문예지에서 본심까지 오른 잘 쓰는 시인 있으니 한 번 보라’라고 했던 것”이라며 “그것을 주간 선생님은 청탁으로 표현하였고, 심사위원들에도 이를 밝혀 편집위원(심사위원)들이 (옳지 않다며) 받아들이지 않고 다른 사람을 뽑았다”고 반박했다. A씨는 2015년에는 탈락했으나 2016년 재시도해 당선됐다.
현대시학은 1969년 창간된 시 전문지이며, 물러난 권혁웅 시인을 비롯해 이수명· 남진우 시인, 조재룡 평론가가 편집위원을 맡아왔다.
손영옥 선임기자 yosoh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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