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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윤경의 포토카툰] FA컵 의미 되새긴 부천의 건강한 도전

조회수 2016. 10. 28. 12:09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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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리그 챌린지 팀 중 유일하게 FA컵 4강까지 진출했던 부천FC1995의 도전이 FC서울과의 만남을 끝으로 막을 내렸다. 32강에서 포항 스틸러스를, 8강에서 전북현대를 차례로 잡으며 K리그 클래식 강팀을 상대로 대이변을 일으킨 부천FC는 10월26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FA컵 4강에서 서울에 0-1로 패해 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에 더 이상의 기적은 일어나지 않았다. 그러나 상암벌에서 FC서울을 상대로 준결승을 치른 것만으로 그들은 이미 의미 있는 발자취를 남겼다.


#FA컵 의미 되새긴 부천의 건강한 도전

아마추어와 프로를 망라하고 대한민국 모든 축구인이 꿈을 펼칠 수 있는 대회 FA컵의 의미를 부천FC가 오랜만에 일깨워 주었다. 지금까지 FA컵에서 1부 리그가 아닌 팀이 결승에 오른 것은 2005년 울산 현대미포조선이 유일했다. 2006년과 2008년에는 국민은행이 4강에 진출했지만 고비를 넘진 못했다. 이후 1부리그 클럽이 아닌 팀이 준결승까지 도달한 것은 이번 부천FC가 처음이다. 승강제가 시작된 2013년 이후 2부리그인 K리그 챌린지 팀이 4강에 오른 적도 없다. 하부 리그 팀이 1부 리그의 벽을 넘기란 그만큼 어렵다.

10월26일 FA컵 4강전에 출전한 부천FC1995 선수단
취채진이 몰려들자 서로 자신은 감독이 아니라며 손짓하던 정갑석 감독(왼쪽)과 송선호 수석코치(오른쪽). 부천FC는 FA컵 우승 시 주어지는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ACL) 진출권에 대한 자격요건을 갖추기 위해 지난 14일 P급 지도자 자격증이 있는 정갑석 코치를 감독으로 임명하고, 송선호 감독을 수석코치로 보직 변경했다. 
홍염으로 경기 시작을 알리는 부천 서포터스 헤르메스

부천 서포터스 헤르메스는 경기 시작 전 수많은 홍염으로 승리에 대한 의지를 불태웠다. 홍염이 엄연히 경기장 반입금지 품목이긴 하지만, 적어도 부천 선수들에게는 큰 힘이 됐다. 그들이 노린 것이 '시각적'인 부분이라면 그 부분에서는 효과를 본 듯 하다. 경기 종료 후 송선호 수석코치(現 감독)는 "서포터에게 감사하다. 홍염과 함께 이어진 우렁찬 목소리에 소름이 돋았다"며 팬들의 응원에 고마움을 표했다.  

평일 저녁 경기에도 불구하고 많은 팬들이 상암을 찾아 원정 응원을 펼쳤다. ​ 

부천 서포터스 헤르메스는 경기 내내 홈팀 서울 팬들에 뒤지지 않는 열정적인 응원을 선보였다.

부천 팬들의 우렁찬 응원에 힘입어 선수들은 전에 경험하지 못한 큰 무대 위에서 기죽지 않고 패기 넘치는 경기를 펼쳤다.     

전반 데얀과 윤일록의 파상공세를 온몸으로 막아내는 강지용(왼쪽)과 한희훈(중앙) 
위험을 무릅쓰고 오스마르(뒤)와 볼 다툼을 벌이고 있는 문기한(앞)
후반 막판 부천의 파상공세가 이어지자 서울은 전원 수비에 집중했다.

너무 일찍(전반 6분) 선제골을 내주는 바람에 90분 내내 어려운 경기를 펼친 부천은 끝내 동점골을 만들지 못한 채 0-1로 경기를 마감했다. 그러나 누구도 패배를 비난하지 않았다. 지금의 무대에 서 있는 것으로 그들은 이미 영웅이었다.



#결승진출 실패, 그러나 웃다

몇몇 선수와 송선호 수석코치(現 감독)는 경기가 종료된 후 오히려 편안한 미소를 보였다. FA컵 우승을 향한 도전은 여기서 끝났지만 승강 플레이오프를 향한 꿈이 아직 진행중이기 때문이다. 결과가 이렇게 됐으니 오히려 홀가분한 마음으로 정규리그에 집중할 수 있게 됐다.

자신있게 동료를 위로했던 조범석과 김영남은 오히려 송선호 수석코치 앞에서는 풀 죽은 모습으로 송 코치의 위로를 받았다. 

송선호 수석코치의 미소에는 많은 의미가 엿보였다. 비록 체력은 소모됐지만 자신감과 경험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은 것에 대한 만족감일지 모르겠다.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ACL) 출전을 염두해 P급 지도자 자격증을 갖춘 정갑석 코치와 보직을 변경한 송선호 감독은 경기 다음날인 27일 다시 감독으로 복귀했다. (FA컵 우승팀에게는 이듬해 아시아챔피언스리그 진출권이 주어지며, 아시아 챔피언스리그에 참가하는 팀의 감독은 P급 지도자 자격증을 필수로 갖추어야 한다.)



#출전명단에는 없었지만 그라운드에는 있던 유령 선수 25번

한편 이날 경기에서 FC서울 구단과 심판진은 프로 경기에서 왠만해서는 볼 수 없는, 아니 보여줘서도 안 될 실수를 범했다.

출전명단에는 없지만 그라운드에는 있었던 유령 선수는 FC서울 이석현이었다. FA컵은 매 경기 선수 등록을 하는데, 이 과정에서 이석현의 번호가 올시즌 등번호인 25번이 아닌 지난해 등번호 8번으로 등록된 것이다. 출전명단에 기재된 8번이 아닌 25번 유니폼을 입고 나온 이석현은 주심의 지시로 그라운드를 나와야 했다.

FA컵 규정 제16조(선수의 출전 및 장비) 7항에 의하면 경기 출전 선수의 상하 유니폼 배번은 대회 참가신청서와 동일해야 하며, 동일하지 않은 선수는 터치라인 밖으로 나가 주최 측의 동의 하에 동일한 유니폼을 착용(조정, 변경)하는 경우에만 경기에 출전할 수 있다. 이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 해당선수는 경기에 출전 할 수 없다.

김동진 주심의 지시로 그라운드 밖으로 나오는 이석현
선수 출입구로 들어갔던 이석현은 3분 뒤 다시 그라운드에 투입됐다. ​ 
종이 테이프에 검정매직을 칠한 듯 어설픈 등번호를 달고 나타난 이석현 
이석현은 후반전에도 임시 등번호를 단 유니폼을 입고 뛰었다.
하의 유니폼에도 급조된 번호가 붙여졌다.


이석현은 어쩔 수 없이 어설프게 수정된 등번호를 달고 경기를 뛰어야 했다. 이 황당한 사건은 선수 등록과정에서 실수를 범한 서울 구단과 출전 선수 이름과 배번을 제대로 확인하지 않은 경기 감독관, 심판진 모두가 반성해야 할 일이다. 이러한 해프닝은 초등리그에서도 보기드문 매우 아마추어적인 실수다. ​ 

글 사진=구윤경 기자 (스포츠공감/kooyoonkyung@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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