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주하 앵커가 씌운 박근혜 대통령 '불쌍 프레임' (영상)

신은정 기자 입력 2016. 10. 28. 11:34 수정 2016. 10. 28. 1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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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벡스코에서 27일 열린 제4회 지방자치의날 기념식에 참석한 박근혜 대통령이 서병수 부산광역시장의 환영사를 듣고있다. 이병주기자 ds5ecc@kmib.co.kr

박근혜 대통령에게 벌써 '불쌍 프레임'이 씌워졌다며 이를 경계해야 한다는 주장이 네티즌 사이에서 나오고 있다. '최순실 게이트'에 박근혜 대통령도 결국 피해자라는 논리에는 비판을, 반대로 '문제의 핵심은 최순실이 아닌 박근혜 대통령'이라는 주장에는 환호가 쏟아지는 중이다.

다음은 박근혜 대통령을 두둔한 것으로 알려진 MBN 김주하 앵커의 발언이다. '박근혜 대통령이 최순실씨 때문에 곤경에 처했다'는 식의 김주하 앵커의 발언은 네티즌 사이에서 공분을 샀다.

김주하 앵커는 26일 MBN 뉴스에서 최순실에게 편지를 보내는 형식으로 뉴스 브리핑을 했다. 김주하 앵커의 대표적인 말은 대체로 박근혜 대통령의 팬카페 '박사모' 회원들의 두둔 발언과 비슷한 맥락이었다. 관련 영상보러가기

다음은 김주하 앵커의 발언 전문이다.

최순실씨에게….

죄송하지만 오늘은 한 사람에게 이 시간을 할애할까 합니다. 최순실씨에게 보내는 편지입니다.

최순실씨, 혹시 요즘 뉴스 보셨습니까? 대한민국이 지금 당신으로 인해 얼마나 난리가 났는지?

지난 3년 간 현 정권과 관련해 끊이지 않았던 소문의 배후가 당신이었다는 사실이 하나 둘씩 드러나고 있기 때문이지요. 그런데 정작 그 주인공인 당신은 어디에서도 찾을 수가 없습니다.

독일로 갔다는 소식이 마지막이고, 독일에서도 많은 언론이 당신을 찾고 있지만 흔적조차 없다고들 하더군요.

이해가 가는 측면도 있습니다.

대통령의 딸과 평범한 대학생….
쉽지않은 인연으로 만나 40년 간 우정을 지켜오며 두 사람은 서로에게 의지했을 것이고, 물심양면 도움도 줬을 겁니다.

하지만 그 언니는 대한민국의 대통령이고, 대통령은 더 이상 한 개인이 아닌 국가를 책임져야 하는 사람입니다.

대통령의 성공이 대한민국의 성공일진대, 지금 대통령은 당신과의 인연의 끈을 놓지 못했다는 이유로 큰 곤경에 빠져있습니다.

물론 처음엔 언니를 위해 순수한 마음으로 도움을 줬을 겁니다. 하지만 어느새 호의는 권력이라는 보상을 받게 됐고, 당신은 그 권력을 남용해버렸습니다. 그래서 자신도 모르게 언니를 넘어 나라를 위해 한 일이라며 화를 내기도 했다죠.

하지만 덕분에 그 언니는 지금 인생 최대의 위기를 겪게 됐습니다. 그럼에도 당신은 여전히 보이지 않고 있죠.

'지금까지 언니 옆에서 의리를 지키고 있으니까, 이만큼 받고 있다'

당신이 한 말에서 보듯 당신은 이미 언니와의 의리가 순수하지 않았음을 스스로 인정했죠.

당신 말대로 박 대통령과의 의리 때문이었다면, 나라가 들쑤셔놓은 듯 엉망이 된 이 상황을 조금이라도 빨리 정리하기 위해서라도 당신은 떳떳하게 그동안 한 일을 밝히고, 잘못이 있다면 법의 심판을 받는 것이 마땅합니다.

어제 대국민 사과를 하는 대통령을 본 기자들은 그렇게 힘없고 어두운 모습은 처음 봤다고들 합니다. 지금 당신의 언니가 처한 상황이 그렇습니다.

진심으로 '언니를 위해, 나라를 위해 한 일이다'라고 생각한다면 숨지말고 당당하게 세상에 나오십시오. 그리고 그 의리를 보여주십시오.

국민을 대신해 김주하가 전합니다.

반면 탁현민 성공회대 교수는 김주하 앵커와 정반대의 주장을 펼쳤다. 그는 '최순실 게이트가 아니라 박근혜 게이트'라는 사실을 환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탁현민 교수가 28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 전문이다.
 
어젯밤 모친과의 전화 통화 말미에 모친이 그러시더군요 " 박근혜 불쌍해서 어쩌냐... 어쩌다가 그 아무 것도 모르는 사람이 미친*을 만나서 ...."

잠시 기가 막혔지만 생각해보니, 어르신들은 그럴 수도 있겠구나 싶어졌습니다(이해해야지 뭐 매번 싸울 수도 없고)
그러니 문제는 최순실이 아니고 박근혜라는 사실을 환기할 필요가 있습니다. 모든 언론이 최순실에 포커싱하고 있는 이 때 정작 박근혜는 '아무것도 모르는 불쌍한...' 이 되어 가고 있기 때문입니다.
아시겠지만 문제는 '박근혜'입니다. 권력의 주변에는 언제나 파리가 꼬이기 마련이고 (물론 이번같이 버라이어티한 게이트는 없었지만) 핵심은 비리를 저지른 측근의 문제이기 전에 권력 당사자의 책임이 우선하기때문입니다. 최순실이 문제라고 규정되는 순간 최순실은 잘려나가고 박근혜는 남게 된다면 이것이 어떻게 온당한 처사가 되겠습니까.
이 사건은 최순실게이트가 아니라 박근혜게이트입니다. 저희 모친 말처럼 "어떤 미친*이 순진한 박근혜를 꼬셔서..." 가 아니라 모든 문제의 발단과 전개 그리고 은폐의 중심에 박근혜가 있고 그녀를 둘러싼 동심원에 새누리당과 관료들과 최순실이 있다는 점을 우리는 간과해서는 안될 것 같습니다.




신은정 기자 sej@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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